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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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7 월/ 십자가요 부활인 우리의 세월호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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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4-16 ㅣ No.111501




부활 팔일 축제 내 월, 마태 28,8-15(17.4.17)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마태 28,10)












십자가요 부활인 우리의 세월호

 

주간 첫날이 밝아 올 무렵, 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마리아가 무덤을 보러 갔습니다. 천사들은 그들에게 “두려워하지 마라.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28,5-6)고 알려줍니다. 유다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악용하여, 하느님의 진리를 왜곡하고 예수님을 제거하려고 애썼습니다.

수석사제들은 무덤을 지키던 경비병들을 돈으로 매수하여, 그들이 잠든 사이에 예수님의 제자들이 그분의 시신을 꺼내 갔다는 소문을 퍼뜨리라고 사주를 받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여인들이 부활의 기쁨을 선포하는 것과는 달리, 적대자들은 부활을 부인하고 숨기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부활은, 인간적인 음모나 조작에 의해 결코 감출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심으로써 적대자들의 사악한 계략을 무력화 하셨습니다.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고,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음을 보여주신, 위대한 영광의 사건이 바로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입니다.

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마리아가, “두려워하면서도 크게 기뻐하며 제자들에게 소식을 전하러 달려가는데, 예수님께서 마주 오시면서 그 여자들에게 ‘평안하냐?’ 하고 말씀하시며, ‘두려워하지 마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28,8-10) 하십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거짓과 음모와 진실 은폐의 술수를 뛰어넘으시어, 기쁨으로 ‘먼저’ 다가오시어, 평화를 선물로 주십니다. 진실이 주는 참 기쁨과 평화, 죽음을 넘어서는 영원한 생명을 주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부활의 신비요 은총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체포되신 순간 도망쳤던 제자들을, 당신의 ‘형제들’이라 부르시면서 그들을 갈릴래아로 부르십니다. 제자들은 갈릴래아에서 형제적 유대관계를 회복하고, 부활하신 예수님과 완전히 일치하게 될 것입니다. 제자들은 그분의 말씀과 행적이 배어있고, 자신들의 몰이해와 무지, 연약한 믿음을 드러냈던 그 원점에서 십자가와 부활의 주님을 만나게 됩니다.

세월호는 오늘 한국사회의 어둠이요 십자가입니다. 국민을 섬겨야 할 정치권력에 의해 철저히 진실이 은폐되고, 진실을 밝히려는 길을 차단 당해온, 끈질긴 악행 덩어리의 표상이 세월호입니다. 인간 생명보다 돈과 권력을 더 중요시한 탐욕 덩어리가 세월호입니다. 가족 친지를 잃고 고통스러워하는 유가족들을 냉정하게 외면한 돌심장이 세월호입니다.

세월호는 그렇게 예수님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당시의 모든 악령들이 다시 나타난 것이요, 예수님을 또다시 십자가에 못박은 죄악상의 총체를 폭로한 이 시대의 지울 수 없는 스캔들입니다. 그러나 세월호는 304명의 희생을 품은 우리의 십자가이기도 합니다. 진실은 감출 수 없습니다. 부패한 정치권력은 스스로의 무덤을 팔 뿐입니다. 어둠은 어떤 경우에도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따라서 캄캄하고 두려운 죽음으로 내몰렸던 세월호는, 진실을 끌어올리고 죽음을 물리쳐, 빛을 밝힐 부활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세월호는 죽음의 문화, 자본과 권력에 의한 진실 은폐와 악행과 탐욕이 펼쳐지는, 우리네 삶의 갈릴래아를, 멈추지 않고 가로질러 갈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의 죄악과 어둠, 거짓과 탐욕을 끌어안은 세월호는, 어둠을 이기고 진실을 밝혀, 우리를 희망과 생명의 갈릴래아로 인도할 것입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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