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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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의도된 질문 - 윤경재 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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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재 [whatayun] 쪽지 캡슐

2017-02-16 ㅣ No.110123


 

예수님의 의도된 질문

 

- 윤경재 요셉

 

 

 

사람의 아들이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으시고,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것을 명백히 하셨다.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을 꼭 붙들고 반박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제자들을 보신 다음 베드로에게,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하며 꾸짖으셨다.(마르8,31~33)

 

 

 

요즘처럼 취직하기 어려운 때에 젊은이들이 원하는 직장에 취직하려면 많은 관문을 뚫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 중에 마지막 난관이 면접입니다. 면접관이 던지는 질문의 핵심을 몰라서 엉뚱한 대답을 늘어놓으면 결코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합니다. 면접시험을 보는 목적이 무엇인가요? 취업 희망자가 회사에서 원하는 인물인지 그리고 얼마나 회사에 도움을 줄 인재인지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장소입니다. 그래서 그 사람의 성격, 바른 자세, 능동적 태도, 화합하려는 인성, 임기응변하는 능력 등등을 살피게 됩니다. 회사에서 원하는 알맞은 대답을 위해서는 미리 지원하는 회사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익히고, 자신이 왜 필요한 인재인지 납득시킬 만한 사항을 정리해두고 면접에 임해야 합니다. 그러고도 남들과 다른 독창적인 면을 부각하여야 결과가 좋다고 합니다.

 

면접관들이 질문하는 내용이 모두 다르지만, 결국 너를 알려보라는 것으로 귀결되는데 대부분의 지원자는 그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질문에만 매달려 일차원적으로 답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취미가 무엇인지 물었을 때 표피적으로 독서니, 여행이니, 자전거 타기니 등등 무엇이라 대답한다면 탈락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 취미를 통해 그의 인생관이나 성격, 생활의 목표 등이 어떻게 직무와 연결될는지 살펴보고자 하는 의도에서 질문 한 것입니다. 나를 알아보려는 의도가 숨은 질문이라는 걸 깨닫고, 슬기롭게 자기를 표현하는 장면으로 연결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현명한 제자들이었다면 예수님의 질문 의도를 잠시나마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했습니다. 예수님 물음 뒤에는 예수께서 당신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 속에서 얼마나 답답해 하셨는지 잘 나타납니다.

 

누구에게나 모든 게 다 보이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어 하는 것밖에는 보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신원은 사람들이 생각했던 세례자 요한, 엘리야,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은 물론 아니었습니다. 제자들이 생각했던 그리스도라는 호칭도 실상은 올바르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모두 자기가 보고 싶어 했던 대로 생각한 것입니다. 제자들도 그리스도라는 이름을 통해서 자신들의 소원을 이룩하고자 하였습니다. 심지어 야고보와 요한은 “스승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때에 저희를 하나는 스승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게 해 주십시오.”라고 요청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라는 베드로의 대답에 예수님께서 썩 만족스럽지 않은지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으시고 그저 침묵만 명하셨습니다. 무언가 부족하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사람의 아들이라는 애매한 말로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셨습니다. ‘사람의 아들이란 용어는 예수님만의 독특한 정신이 담겨있습니다. 이 안에 내포한 고난, 배척, 죽임이라는 부정적 의미는 여태껏 알았던 박수를 받으면서 출현하시는 그리스도, 메시아상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가르침과 하늘나라에 관해서 주로 비유로만 말씀하셨는데 사람의 아들이 고난을 겪고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시고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것은 아주 명백히 말씀하셨습니다. 이제부터는 망설일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차피 제자들이 겪어야 할 일이므로 본격적으로 준비시킬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인류 역사상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사건을 맞아 제자들은 당황하고 어리둥절할 밖에 없었습니다.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 베드로의 말투에 그대로 전달됩니다. 그는 예수님을 꼭 붙들고 반박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예수께서도 지지 않으시고 매몰차게 응답하셨습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여기서 사용된 그리스어 동사 뒤로 가라(hypago opiso)’물러가라는 뜻과 내 뒤를 따르라는 두 가지 뜻이 담겼습니다. 제자를 엄하게 꾸짖으면서도 내치지 않고 뒤를 따르라고 하시는 예수님의 아량과 사랑이 듬뿍 풍겨 나옵니다.

 

1독서에서 하느님께서 노아와 그 아들들과 계약을 맺으십니다. 인간이 지켜야 할 조건은 단 하나 생명에 대한 책임을 지키라는 것이었으며 하느님 계약의 표징은 무지개였습니다. 다시는 생명체와 땅을 파멸시킬 홍수를 내리지 않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무지개 약속이 지금까지 지켜졌듯이 사람의 아들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사랑도 영원히 지켜질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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