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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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상당산성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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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헌모 [kanghmo7] 쪽지 캡슐

2020-10-21 ㅣ No.98155

청주상당산성의 아름다움

                                                                                                                        강헌모

 

  상당산성의 남문 앞 잔디광장에서는 천막을 쳐 놓고 가족단위로 여가를 즐기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한여름에 즐기지 못했던 것에서 벗어나 늦게나마 가을날의 한때를 즐기고 있다.

  2020년 여름은 혹독했다. 긴 장마와 큰 태풍들이 한반도를 위협해서 적지 않은 피해를 내어 사람들이 지쳤다. 해서 여름휴가다운 휴가를 보낸 사람들이 드물다.

  남문잔디광장에서 배드민턴을 치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마치 시골에서 노는 사람과 같았다. 산과 수목아래에서 아름다운 자연경취를 배경삼아 노는 시간이 소중해 보였다.

  오늘은 여느 때와 달리 산성을 오를 때 휴대폰에 저장한 음악을 들으면서 올랐다, 그래서일까 다른 때보다 힘이 덜 들었다. 그리고 날씨가 선선해서 가을바람의 영향으로 좋은 기분 속에 산성을 올랐다. 어린아이들의 손을 잡고 다니는 부모와 연인들이 다정다감하게 보였다.

  남문을 통과해서 다 오르니 청주시가지가 드러났다. 언제보아도 드높이 솟은 아파트가 확 들어왔다. 산성에서 느끼는 아름다움중의 하나다. 남문에서 서문 쪽으로 걸어가는 동안 뭉게구름이 하얗게 피어올라서 눈을 뗄 수 없는 아름다운 광경이다. 사람들 중에 그 아름다움을 놓치기가 싫어 폰에 담고 있었다. 걸으면서 계속 아름다운 광경을 보니 마음이 좋았다. 이게 산성을 오는 기쁨이리라.

  산성정상에서 내려다 본 마을이 마치 비행기 안에서 세상을 내려다 본 것같이 보였다. 산성을 갈 때마다 새로운데, 오늘 이와 같이 감탄할 경치가 펼쳐지니 감동이다. 그런 감동이 있기에 상당산성을 찾는 게 아닐까? 아니면 일상생활에 지친 몸을 씻으려고 가는 게 아닐까? 또한 코로나로 지친 형국에서 벗어나 눈을 맑게 해 주는 상당산성의 좋은 경치를 보며 맑은 마음을 갖도록 채워 보려는 것이 아닐는지.

  산성아래에서 정상까지 올라간 보람은 늘 있는 것 같다. 정상에 가서야 청주시가지를 보기에 좋기 때문이다. 청주 랜드 쪽에서 산성 정상까지 올라오는 사람은 힘이 많이 들 거다. 길이 가파른 곳이 있으니 말이다.

  내가 산성에 가는 길은 남문을 올라가는 길로 가서 정상으로 올라가 서문 쪽으로 가니 많은 힘은 안 든다. 서문에서 또 다른 문으로 가기위해 걷는데, 알 수 없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이 가을에야 느낄 수 있는 자연의 바람이라 좋았다. 그 형언할 수 없는 바람이 몸을 시원하게 해 주어 이것 한가지만으로도 오늘 산성에 간 보람을 듬뿍 느꼈다. 행복하다. 오늘은 지난여름과는 달리 사람들이 많았다. 휴일이라 그렇고, 뜨겁던 여름더위가 뒤로 물러가서 그런 것 같다. 청주에 이렇게 좋은 상당산성이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동문에서 더 내려가면 동장대가 나온다. 그곳에 넓은 마루가 있어서 쉬기에 알맞았다. 예전에 어른들이 마루에 앉아서 지냈던 걸 연상하면 그것이 그립고 정겹다. 해서 귀한 동장대이다. 그곳에서 대화를 나누기에 좋고, 점심을 먹기에도 적당하다. 또 안락하다. 피곤하면 누워도 괜찮겠다.

  상당산성은 석축으로 되어있어 돌을 탄탄하게 잘 쌓아 올렸다. 많은 돌을 쌓았지만 그중에서 남문의 돌이 잘 정돈된 것 같다. 산성이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힘들게 일했을까를 생각하면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내딛으면서 오르는 산성은 값진 것이 아닐 수 없다. 산성을 오를 때 힘들다고 할 게 아니라 그걸 만들었을 대 고생한 사람을 떠 올리면 힘들다는 말은 안 나올 테다. 앞서 인생을 살았던 선조들에게 감사하며 오늘도 또 다른 앞날에도 산성을 찾아 고마운 마음으로 걷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즐거운 산책이 되어야 하리라.

  상당산성은 사적 제 212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원형이 잘 남아있는 조선 중후기 대표적인 석성이다. 둘레가 4.2Km, 내부면적이 727.276m에 이르고 있으며 전형적인 포 곡식 내 탁 공법 성이다.

  현재 상당산성에는 동문, 서문, 남문의 3개문과 동 암문, 남 암문의 2개의 암문, 치성 3개소, 수구 3개소가 있다.

  동장대에서는 매년 시민의 날에 국운융성, 청주발전, 가정화평을 기원하는 삼원 제를 지내고 있다. 동장대가 있었던 곳에 있는 정자인 보화정은 숙종대에 상당산성을 크게 개축할 때 마지막으로 세운 건물로 영조 19년에 지어졌다고 한다. 원래의 건물은 세월이 흐르면서 없어졌다가 1992년에 복원된 것이라고 한다. 동장대에서 내려다보이는 산성 내부 큰 저수지를 중심으로 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상당산성에서 1바퀴 돌고나서 시내버스를 타고 내려오는 기분이 좋다. 운동다운 운동을 마치고 무언가를 성취해놓고 오는 사람처럼 마음이 가볍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난 뒤에 마쳤을 때에 오는 좋은 기분과 땀을 흘리고 난 뒤에 샤워를 마치고 난 후에 오는 개운함 같았다.

  휴일에 승용차들이 꽉 들어차 있는 걸 보아서 청주시민 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아름다운 청주 상당산성을 찾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오늘 코로나 19에서 벗어나 사람들이 남문광장에서 자유롭게 노는 풍경을 보아 마음이 편안했다. 특히나 오늘은 아름다운 뭉게구름이 흰 솜사탕처럼 떠 있어서 좋았다. 또한 언제나 보아도 좋게 보이는 청주 시가지의 아파트들, 형언할 수 없는 신비한 가을바람을 온 몸으로 느끼고, 산성을 오가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움을 느끼는 살아있는 시간이 되었다. 산성에서 오르막길을 다 걷고 나서 내려올 때에 나뭇잎에 투영되는 햇빛이 너무 좋았다.   내 마음을 도취시켰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흠뻑 매료되었다. 산성은 갈 때마다 나를 행복하게 해주었고, 새로운 상당산성의 아름다움을 느끼도록 허락하였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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