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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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4 화/ 하느님의 후회와 예수님의 탄식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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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2-13 ㅣ No.110075




성 치릴로 수도자와 성 메토디오 주교 기념 마르 8,14-21(17.2.14)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느냐?”(마르 8,17)





The Yeast of the Pharisees and Herod






하느님의 후회와 예수님의 탄식

 

주님께서는 “사람들의 악이 세상에 많아지고, 그들 마음의 모든 생각과 뜻이 언제나 악하기만 한 것을 보시고, 세상에 사람을 만드신 것을 후회하시며 마음 아파하셨습니다.”(창세 6,5-6) 하느님 보시기에 참 좋은 존재로 창조되고 축복받은 인간이,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의 선물을 거부해버렸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생명의 빵으로 오신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제자들을 향하여,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느냐? 너희 마음이 그렇게도 완고하냐?”(마르 8,18) 하시며 탄식하십니다. 예수님과 함께 있음이 행복이요, 생명의 빵이신 그분을 받아모심이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길임을, 제자들마저 알아차리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누룩은 하늘 나라의 성장의 표지이기도 하지만(루카 13,21), 여기서는 빵의 순수성을 더럽히는 완고한 마음을 말합니다. 누룩을 조심하라는 것은, 바리사이들과 헤로데 사람들의 위선과 교만과 악한 표양을 본받지 말라는 것이지요. 그러나 제자들도 그들처럼 마음이 완고하고 무뎌 알아듣지 못합니다.

하느님께서 후회하시고 예수님께서 탄식하신 것은, 나와 우리의 죄와 무관심과 게으름과 교만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하느님의 얼굴을 외면하고, 현세 걱정과 자신에게 몰두하는 것이 ‘주님과의 관계단절’이 원인입니다. 그런데 하느님과의 관계단절, 죄에 떨어지는 것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큰 틈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누룩처럼 보이지 않는 작은 허물과 잘못, 무감각들이 차츰 자라나 관계를 단절시키고 내 존재 전체를 어둠으로 내몰아버리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믿고 따르면서도 잠시만 딴데 눈을 돌리면, 저 깊은 곳에서 하느님을 보는 눈과 그분의 음성을 듣는 귀를 막아버리는, 이기심과 탐욕과 허영이 독버섯처럼 자랄 수 있지요.

따라서 스쳐지나가는 생각들, 무심코 내뱉는 말, 평범한 행동들 하나하나에 주의해야 합니다. 하느님과 무관한 말과 생각과 행동의 누룩들이, 죄악과 어둠을 부르고, 하느님을 슬프게 해드리기 때문입니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이 되듯, 영성생활에 있어서도, ‘이 정도는 괜찮겠지’, ‘다음부터 잘 하지’ 하는 안이함과 자기합리화가, 스스로를 단죄하고 불행으로 내몰게 됨을 명심해야겠습니다.

나아가 현세 걱정과 자신의 문제에 몰두하여, ‘생명의 빵’으로 오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깨어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노아처럼 하느님을 알아 뵙고 모셔, 올바르고 흠 없이 살도록 힘써야 합니다. 사소한 일을 행할 때나 보잘것없어 보이는 이들을, 하느님의 영과 사랑을 담아 행하고 대할 때, 주님의 후회와 예수님의 탄식은 우리를 향한 축복으로 바뀌겠지요.

또한 우리가 겪는 모든 일을 하느님의 눈으로 보고 수용할 때, 하느님의 후회와 주님의 탄식은 사라질 것입니다. 따라서 고착된 신념과 습관, 부정적 시각과 왜곡된 사고의 틀을 버리고, 창조의 새로움과 자유와 해방의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눈길로 일상의 삶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순종하고 사랑하며 견뎌내는 자체가 참 기적이요, 주님을 춤추게 하는 계기가 되겠지요.

주님! 당신을 슬프게 해드리는 제 안의 미지근함과 무관심, 냉정함과 몰인정함, 게으름과 교만, 탐욕과 허영, 고착된 신념과 왜곡된 시선의 누룩을 성령의 불로 태워주소서! 깨어 기도하며, 당신 사랑의 영을 갈망함으로써, 완고한 마음을 버리고 당신을 흐뭇하게 해드리는, 참된 종이 되도록 이끌어주소서! 아멘.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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