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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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11 화/ 연민의 마음으로 서로를 품어야 할 소명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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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7-10 ㅣ No.113154




가해 연중 14주 화, 마태 9,32-38(17.7.11)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마태 9,37)




 


The healing of a mute person






 

연민의 마음으로 서로를 품어야 할 소명

 

예수님께서 마귀 들려 말 못하는 사람을 고쳐주시자 군중들이 경탄합니다(9,32-33). 그러나 바리사이들은, “마귀 우두머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9,34) 하며 예수님을 비난합니다. 그들은 선입견과 편견, 교만 때문에 예수님을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권능을 부인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비난과 반대에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고, 병자와 허약한 이를 모두 고쳐주십니다(9,35).

예수님께서는 병고와 얽매임으로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는 변두리의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습니다(9,36). 이 가엾은 마음이 예수 성심이요 하느님의 자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힘이 없고 고통을 받아, 주변에서 서성일 수밖에 없는 많은 이들에게 하느님의 사랑과 자유를 거저 주시려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9,37) 이는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연민의 샘’에서 퍼 올리는 ‘거룩한 간절함’에서 발설된 말씀입니다. 모두가 사랑 안에 머물기를 바라는 것이 하느님의 뜻입니다. 모두가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기를 바라는 것이 주님의 마음이지요. 주님께서는 상처가 치유되어 모두가 온전한 일치를 이루기를, 그래서 영원히 행복하기를 바라십니다.

수확할 것이 많다는 것은 하느님의 사랑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지요. 아픔과 고통 속에 살아가는 이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사랑을 잃고 사랑에서 멀어져 사랑을 갈구하는 이들은 또 얼마나 많습니까? 불의와 불평등의 골목에서 원인도 모른 채 억압을 당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나약한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장소와 시간, 모든 관계가 하느님의 연민을 그리워합니다.

그렇게 세상은 하느님의 연민, 곧 측은히 여기는 마음을 지닌 일꾼을 필요로 합니다. 일시적으로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대상화된 사랑’을 지닌 사람은 하느님의 밭에서 수확할 자격이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불쌍함을 넘어 저 마음 깊은 데서부터 ‘하느님의 마음으로 온전히 함께 아파하는 마음’을 지닌 일꾼이 필요하다 하십니다. 우리 자신이 바로 남의 아픔을 함께 아파할 줄 알고, 모든 것을 기꺼이 쏟아 부어 그 상처를 치유할 일꾼이 되어야겠습니다.

예수께서는 변두리의 소외당하고, 가난하며 병고와 사회적 압박으로 허덕이는 이들을 측은히 여기시어 자신 전부를 내어주셨지요.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생명을 건네주셨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인 우리도 예수님의 연민의 마음을 지니고 하느님 사랑의 일을 계속하도록 불린 일꾼들임을 명심해야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측은한 마음으로 서로를 받아들이는 사랑에 투신하라고 우리를 부르십니다.

오늘의 사회는 권력화 하는 자본의 우상화와 첨단 정보과학과 생명공학 등의 끝을 모르는 발달 속에 존엄한 인간성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하느님의 권능이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잊혀져갑니다. 신앙의 자리가 사라지고 하느님 부재가 일상화 되어갑니다. 하여 나를 내놓는 헌신적이고 이타적인 사랑을 만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런 야수와 같이 거칠고, 북극의 빙하처럼 냉랭한 광야에 사랑의 일꾼으로 파견되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하느님의 자비와 생명과 능력을 생활과 말로 선포해야 합니다. 사랑의 빈자리에 사랑을 채우고, 죽음의 현장에 생명의 샘물을 길어 날라야겠지요. 인간이 존중받지 못하는 곳에 그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움을 희생으로 증명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연민의 마음으로 세상살이에 시달리고 기가 꺾여 힘없이 살아가는 이들에게 주님의 따뜻한 자비와 생명과 자유를 선포해야겠습니다. 연민의 마음으로 사랑의 소통을 이루고, 조건 없는 공생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우리의 마땅한 본분이겠지요.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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