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홍)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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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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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문숙 [moon6388] 쪽지 캡슐

2018-10-23 ㅣ No.124441

 

루카 12, 35-38(연중 29주 화)

 

오늘 우리가 들은 혼인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을 기다리는 종의 비유는 종말에 관한 비유입니다. 깨어 있음에 대한 비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있는 종들!”(루카 12, 37)

 

깨어있음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것은 단지 잠들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다리고있음을 말합니다. 잠들지 않고 있다고 해서 모두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주인이 돌아오면 문을 곧바로 열어 주려고 뜨거운 열망으로 기다리는 이가 깨어있는 사람 입니다. 곧 사랑의 열망으로 임을 그리워하는 것이 깨어있음이요, 임을 희망하는 것이 깨어있음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임을 기다리고, 열망하고, 희망하고 있는가?

 

기다림은 이미 축복입니다. 그 안에 이미 임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임을 품고, 임의 뜻 안에서 희망할 수 있고 깨어있을 수 있게 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이 깨어있음의 표시를 두 가지로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놓고 있어라.”(루카 12, 35)

 

이는 하느님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파스카 음식을 먹을 때 삼가 조심하라고 일러주신 말씀을 떠올려줍니다.

그것을 먹을 때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발에는 신을 신고 손에는 지팡이를 쥐고,

서둘러 먹어야 한다.”(탈출 12, 11)

 

허리에 띠를 매고 있어라는 것은 육체노동을 하는 이들이 허리에 띠를 매듯이, 동시에 마음과 지성에 등불을 밝히고 기운차게 깨어 있으라는 것을 의미합니다(알렉산드리아의 치릴루스). 곧 일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추고 경계하고 있으라는 말씀입니다. 임을 반겨 들여 잘 섬기고 시중 들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라는 말씀입니다. 도둑이 몇 시에 올지(루카 12, 39) 모르듯, 생각하지도 않을 때 사람의 아들이 올 것(루카 12, 40)이기 때문입니다.

등불을 켜놓고 있어라는 것은 사나운 욕망을 억제하기 위해 허리에 띠를 매고 선의 행실로 등불을 밝힘을 의미합니다(아우구스티누스). 곧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으라는 말씀입니다. 임이 잘 찾아올 수 있도록 불을 밝혀두고, 임의 얼굴을 잘 볼 수 있도록 비추고 있으라는 말씀입니다. 빛 속에 있어라는 말씀입니다. 그것이 빛을 맞이하는 길이라는 말씀입니다.

바로 이것이 깨어있음의 의미입니다. 빛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 곧 빛 속에 있는 것, 그것이 곧 깨어있음 입니다.

사실 우리는 이미 빛 속에 있는 이들입니다. 그러니 이미 깨어있는 이들 입니다. 그것은 우리 안에 등불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임께서 우리 안에서 이미 빛을 밝히고 계시기 까닭입니다.

그렇습니다. 진정, 우리가 깨어있을 수 있음은 깨어 계시는 임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는 까닭입니다. 아니, 임이 우리에게 시중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토록, 임께선 이 순간에도 우리를 휩싸고 돕니다.

주님께서 들려주신 이 비유의 주인은 참으로 묘하신 분이십니다. 주인이 돌아오면 종이 주인의 시중을 드는 일이 당연하거늘, 오히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루카 12, 37)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주인님은 그러한 분이십니다. 우리보다 먼저 우리를 섬기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를 복된 사람으로 만드시는 분이십니다. 오늘도 우리에게 풍성한 잔치 상을 차려주십니다. 혼인잔치에서 가져오신 음식으로 말입니다. 바로 이 미사의 성찬을 차려주시니, 주님 사랑에 깊이 감사드려야 할 일입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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