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낚시갈때 마다 느끼는 바가 한 가지 있습니다. 똑같은 장소에서 나란히 낚시를 하는데도, 어떤 사람은 계속 잡아내고, 어떤 사람은 하루 온종일 공칩니다. 괜히 시간 투자해서 멀리 갔다가 오히려 스트레스만 더 받고 돌아오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한번은 ‘낚시의 달인’을 바로 옆에서 유심히 지켜본 적이 있습니다. 핵심이요 관건은 ‘철저한 준비’더군요. 그분의 특수 개조된 차량 안을 들여다보니 거의 낚시점 수준이었습니다. 다양한 낚시 채비들이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거기다 다양한 미끼, 특히 생미끼를 산소까지 공급하며 가져왔었습니다. 고기들 입장에서 팔팔 뛰는 살아있는 미끼를 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낚시 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것 안에서 ‘준비’는 참으로 중요한 것입니다. 사랑을 실천하는 데 있어서도 준비는 정말 필요합니다. 교사로서 자신이 맡은 학생들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다양한 측면에서의 준비를 할 것입니다. 그날 그날 가르칠 학과목 수업에 대한 준비, 훈화 준비, 그리고 수업들어가기 전 학생들을 위한 기도로 영적인 준비...결국 준비는 사랑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이토록 중요한 준비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가장 최종적이고 궁극적인 관심사인 하늘나라를 위해서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준비없는 하늘나라는 불가능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70년, 80년, 90년, 그 오랜 세월 동안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하늘나라는 그림의 떡일뿐입니다. 그 금쪽 같은 순간들을 그저 티비 앞에서 다 보낸다거나, 누군가를 험담하면서 보낸다거나, 무의미·무가치하게 소모적으로 보낸 사람들에게 하늘나라는 요원한 대상입니다.
다들 빛나고 행복한 얼굴로 하늘나라에 입국하는데, 나홀로 준비가 제대로 안된 나머지, 하늘나라 입구에서 난감해하는 일이 없도록, 오늘 한 걸음 더 뛰어야겠습니다. 하늘나라를 위해 오늘 좀 계획하고, 좀 더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