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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부활 제3주간 목요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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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음은 표징이 아닌 겸손에서 / 연중 제6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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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17-02-13 ㅣ No.110058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자꾸만 읽으라니까읽는 성경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읽다 보면 그저 평범한 게 어느 날 칼날이 되고, ‘따듯함이 될게다. 은총은 그렇게 갑자기 오리라. 그러니 앞서 가는 인생이 되어야만 한다. 물론 뒤에서는 미는 신앙생활이 되자. 신자들은 가끔씩 이러이러한신부님 때문에 성당에 못 다니겠다나. 신부님들도 마찬가지라나. ‘이러저러한교우님들 때문에 사제 생활이 어렵단다. 돌아보면 모두가 조건을 다는 일이니까. 믿음의 길 역시 무거운 짐 지고 먼 길 가는 것과 같을 게다. 서둘러서 될 일이 아니다.

 

그때에 바리사이들이 와 예수님과 논쟁하였다. 그분을 시험하려고 표징을 요구하였던 것이다. 그분께서는 깊이 탄식하며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는가?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세대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그러고 나서 그들을 버려두신 채 다시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가셨다.’(마르 8,11-13 참조)

 

바리사이들이 왜 자꾸만 예수님께 표징을 요구하는지? 마음 닫힌 이는 그 무엇도 믿지 못한다. 속담에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지 않는다.”라는 말처럼, 마음 닫힌 그들은 설령 어떤 표징을 보여 주어도 또 다른 트집으로 믿기를 거부할 게다. 눈 들면 우리는 늘 기적 같은 세상에 산다. 어김없이 떠오르는 아침 태양, 푸르른 하늘과 구름, 저녁노을, 밤하늘의 별과 달, 만난 사람 등, 일상의 모든 게 기적 아닌 것이 없다. 우리가 마음을 열고 세상을 바라보면 모든 것이 경이롭다. 이런 눈이 없으면 주님께서 우리 삶에 주시는 특별한 은총도 볼 수 없다. 신앙이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특별한 기적을 체험한다고 해서 깊어지는 게 아니다. 우리도 끊임없이 눈에 보이는 어떤 기적만을 주님께 기대하면서 신앙생활을 한다면 저들 바리사이들 같은 모습이 된다. 사실 우리는 지금껏 주님께 충분히 받았다. 이제는 그저 주님을 믿고 따를 때이다.

 

많은 이가 기적을 보여 주면 믿겠단다. 조건을 다는 거다. “돈 벌게 해 주면 성당 다니겠습니다.” “사업이 성공하면 신앙생활 열심히 하겠습니다.” 마찬가지이다. 적극적 요구는 아니더라도 이와 비슷하게 믿는 이들이 쾌 많다. 주님께서는 안타까워하신다. 신앙은 조건을 단다고 바뀌는 것이 아니기에. 믿고 맡기면 어느 날 이루어지는 것이 믿음의 길인데도. 그러니 늘 청해야 할 것은 인내와 절제이다. 참지 못하고 객기 부리는 마음을 조절하게해 주십사는 것이다. 아직도 투정 부리는 신앙이라면 바꾸자.

 

이렇게 해 줘야만믿겠다는 건, 조건 다는 것이다. 이것은 성숙한 신앙의 자세가 아니다. 답답한 건 우리이지 주님이 아니니까. 예수님께서도 바리사이들에게 답답한 것이 없으셨다. ‘하도 그러니 참석하겠다.’ ‘하도 저렇게 말하니 들어 주겠다.’ 이것은 끌려가는 신앙생활이다. 주일 미사 참석해 준다.’라는 자세로 임한다면 어떻게 은총이 함께할지? 강론 말씀을 들어 준다.’라는 마음으로 대한다면야 어떻게 깨달음이 올지?

 

기적에 대한 표징을 요구하니까 예수님께서는 탄식하며 거절하신다. 예수님께서 기적을 베푸신 참된 의도는 감탄 자아내는 신비스런 표징 자체에 있지 않을게다. 예수님께서는 그 외적인 기적 속에 감추어진 내적 신비를 우리가 깨닫게 되기를 진정 바라셨다. 기적의 표징만을 요구하는 그들에게는 그 기적 안에 담긴 그분의 인간 사랑에 대한 진정한 가르침을 알 마음의 여지가 없다. 이러한 참된 의미를 간과한 채 겉으로 드러나는 신비의 기적만을 바라는 이에게는 주님의 참된 기적이 일어나지 않으리라.

 

완고한 이는 어둠에서는 볼 수 있으나 햇빛 아래에서는 볼 수 없는 야행성 부엉이 같다. 그는 자신만의 만족을 위한 일에서는 꽤 똑똑하지만, 진리의 빛에서는 아무것도 볼 수 없는 눈 뜬 장님이다. 소중한 것은 열린 마음의 눈으로 보아야만 보인다. 예수님께 우리가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놓을 때, 우리는 진실과 거짓, 선과 악을 올바로 볼 게다. 믿음의 힘이 얼마나 크냐?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작은 믿음으로도 산을 바다로 옮길 수 있다고. 그렇다. 믿음이 우리 신앙 선조들로 하여금 박해와 시련을 이겨 내도록 하였다. 우리는 현실에서 부딪히는 어려움을 어떻게 대처할까? 우리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신비를 지닌 믿음을 하느님께 겸손하게 청해야 하지 않을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http://blog.daum.net/big-l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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