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3일 (화)
(백) 부활 제4주간 화요일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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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강론."예수님께서 미쳤다고 생각하였던 것입니다” -파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아오스딩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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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문숙 [moon6388] 쪽지 캡슐

2018-01-20 ㅣ No.117709

2018.01.20. 04:03 http://cafe.daum.net/ATBSO/gZH7/1122 

 

마르 3,20-21(연중 2 )

 

 오늘 <복음>은 두 개의 절로 되어 있는 짧은 본문입니다.

 어제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열 두 제자들을 부르시어 사도로 세우시고 그들을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셨습니다. 이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집으로 가셨습니다. 그러자 군중이 다시 모여들어, 예수님의 일행은 음식을 들 수조차 없었습니다.”(마르 3,20)

 이는 제자들이 복음 선포를 위해 파견되기 전에, 먼저 복음 자체이신 예수님과 함께 지내면서 양성을 받는 장면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제 함께 지낸다.’는 말이 물들어가는 것이요 섞이는 것이라는 사실임을 보았듯이, 이제 제자들이 복음이신 예수님과 함께 지내면서 복음으로 물들어가고 섞여지고 있는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마치 배추벌레가 배추를 먹으면서 배추색깔로 변해가듯이 말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친척들이 소문을 듣고 그분을 붙잡으러 나섰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미쳤다고 생각하였던 것입니다(마르 3,21)

 

 여기에서, 붙잡다(krateo)라는 말은 손에 쥐다, 제지하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친척들이 예수님을 붙잡으러 나섰다는 것은 예수님의 활동을 제지하러 나섰다는 뜻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기 손에 쥐고 조정하고 흔들려고 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예수님께서 수난예고를 하셨을 때, 베드로가 예수님을 가로막고 붙잡으며 반박한 것(마르 8,32)도 예수님께서 하고자 하신 일을 제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결국, 예수님을 자기 손에 붙잡고 조정하며 흔들려고 한 까닭이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 구나(마르 8,33)

 

 이처럼, 예수님의 활동을 제지하려고 붙잡는 이는 그가 비록 제자라 하더라도, 혹은 친척이라 하더라도, 결국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 사탄의 행위가 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명심해야 할 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부르실 때. 나를 따라 오너라고 부르신 것이지, ‘나를 붙잡으라.’고 부르지 않으셨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예수님을 따를 뿐 붙잡으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곧 자기의 뜻으로 예수님을 붙들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시서 막달레나 마리아에게 나타나셨을 때도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더 이상 붙들지 말라(요한 20,17)

 

 오히려, 우리는 예수님께 붙들린 사람, 예수님께 붙잡힌 사람일 뿐입니다.

 그렇습니다. 진정, 우리는 사로잡힌 사람이 되어야 할 일입니다.

 앙드레 루프는 말합니다.

수도승은 하느님께 사로잡힌 사람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하느님을 제지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를 제지하시도록 승복해야 하는 이들인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그 제지는 우리의 굴복이 아니라, 응답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자유인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 나는 예수님을 붙잡으려 찾아다니고 있는지, 아니면 예수님께 붙들려 사로잡혀 따라가고 있는지를 보아야 할 일입니다. 먼저 우리는 붙들린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친척들이 예수님을 붙잡으러 나선 이유는 예수님이 미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예수님께 붙들린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에 붙들려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무엇보다도 우리는 우리의 생각에 붙잡혀버리지 않도록 해야 할 일입니다.

 

 한편, 예수님은 진정한 의미에서 미치신 분이라고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아버지께 사로잡히신 분이요, 아버지께 미치신 분이라는 의미에서 말입니다. 동시에, 예수님께서는 나에게 미치신 분입니다. 비가 올 때나 눈이 올 때나, 배신할 때나 무관심할 때나, 언제나 나에서 눈을 떼지 않으시는 진정, 나에게 미치신 분이십니다.

 그러기에 오늘, 우리도 역시 예수님을 따르는 일에서 예수님께 사로잡히고 말씀에 사로잡힌 미친 이가 되어야 할 일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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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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