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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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느님의 손길을 오직 순종으로 /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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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18-04-09 ㅣ No.119599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그때에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의 나자렛에 보내시어,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이와 약혼한 처녀를 찾게 하셨다. 그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천사가 그녀 집에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함께 계신다.”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그 말의 뜻을 곰곰이 생각하였다. 천사가 다시 말했다. “두려워하지 마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보라, 이제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어 하느님의 아드님으로 불리실 거다. 하느님께서 조상 다윗 왕좌를 주시어,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 나라는 끝이 없다.” 마리아가,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그 일이 있겠습니까?”라는 말에, 천사가 답하였다. “성령께서 내려오시어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 낳는 여자지만 임신한 지 여섯 달이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마리아가 말하였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루카 1,26-38 참조)’

 

천사가 요셉과 약혼한 마리아에게 하느님 말씀을 전한다. “보라, 이제 네가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그는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이에 그녀는 얼마나 놀라고 당황하였을까? 어찌 이런 일이? 더욱이 결혼하지 않은 상황에서 잉태라니. 당시 율법이 얼마나 두려웠을까? 그런 마리아에게 천사가 용기를 북돋는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그녀가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는 엄청난 불안과 외로움에 휩싸였으리라. 앞날을 생각하면 앞이 캄캄했을 게다. 그런데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라는 천사의 그 말은 그녀에게는 희망이 되었을 게다.

 

용기를 얻은 마리아는 응답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대로 제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단순한 대답이 아니다. 죽음마저 각오한 거다. 결국, 그녀는 희망과 함께 주님 뜻을 받아들이며,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실현하려고 온 힘을 다했다. 그분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음을 믿었기에. 우리도 살면서 시련과 고통을 겪지만, 그 어떤 일에도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라는 것을 잊지 말자. 희망을 갖고 끝까지 하느님께 매달려가자. 하느님께서는 나의 아픔에 동참하시며 끝까지 내 곁에 계실 것이니까.

 

사실 이천 년 전, 이스라엘에서 처녀의 임신은 죽음을 각오한 거였다. 설령 죽지 않아도 처녀 엄마로서 미혼모 노릇을 해야만 했다. 동네에서는 끝없이 눈총을 받으리라. 아낙네들의 입방아는 참기 힘들 수도. 그러나 마리아는 하느님에 대한 신뢰로 이 모든 시련을 견디리라 다짐했다. 그래서 그분 말씀이 자신에게 이루어지리라 고백했다. 믿음은 다른 이들이 주는 모욕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게 한다. 믿음은 그 어떤 상처나 고통에서도 잘 버틸 수 있게 해 줄 테니까. 믿음의 그 튼튼한 바탕은 하느님이시기에.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기를 받아들인 이 응답은 지금 우리에게도 상상하기 어려울 게다. 그분께서 이렇게 사람이 되신다는 것은 모든 것을 우리를 위해 내어 주시는 행위였다. 사실 예수님의 삶과 죽음은 내어 줌의 연장이며 완성일 게다. 이 주님의 탄생 예고를 받아들인 성모님의 응답 또한, 한순간의 응답이 결코 아니리라. 처녀 잉태로 겪을 그 위험은 생명을 내어놓는 것 이상이었고, 설령 죽음을 피했다 해도 어머니로서의 당신 모든 삶을 바쳐야만 했다. 이처럼 하느님의 아드님을 낳으리라는 전갈을 들었을 때, 성모님께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고통과 시련을 각오해야만 하셨을 게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기쁨의 이유를 은총이라 하고 있다. 은총이 가득하면 기쁨도 가득하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늘 다른 곳에서 기쁨을 찾는다. 물질이 넘치고, 건강이 받쳐 주면 자동으로 기쁘게 되는 줄로만. 하지만 그것은 은총으로부터 온다. 모든 것에 앞서 은총이 있어야 한다. 기도와 성사 생활에 힘쓰는 이들은 삶의 불가능을 차츰 가능한 일로 본다. 할 수 없다고 제쳐 두었던 일을 극복해 나간다. 하늘의 힘이 끌어 주니 그렇게 되는 것일 게다. 이러한 체험 자체가 은총이리라. 사업이든, 인간관계든 그렇게 해서 생각도 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나아감을 곧잘 본다.

 

마리아께서 가브리엘 천사를 만났기에 삶이 바뀌었다. 평소의 신앙생활이 어떠셨는지를 짐작할 수가. 그러기에 천사는 어떻게 그런 일이?’라는 두려움에도 세세한 답이 없었다.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만이 하시는 것이라나. 둘러보면 하느님의 손길은 어디에나 다 있다. 그러기에 마리아는 순순히 답했다. 우리 역시 그렇게 순종하여야만 한다. 서운해 하지 말아야만, 그 안에 담긴 높으신 분의 뜻을 헤아릴 수 있을 터이니.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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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가브리엘 천사,다윗 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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