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홍)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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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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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8-04-09 ㅣ No.119598

며칠 전의 일입니다. 새벽에 지난밤에 온 문자를 보았습니다. 시간이 있느냐는 문자였고, 오겠다는 수녀님의 문자였습니다. 저는 오전에 회의가 있고, 회의가 끝나면 시간이 있다고 답 문자를 보냈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기다리면서 점심을 하겠는지 문자를 보냈습니다. 좋다는 답문이 왔습니다. 식당을 예약하고, 교구청에서의 식사는 취소를 하였습니다. 점심시간이 다 되어가서 수녀님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는데 수녀님의 전화가 왔습니다. 오늘 만나는 걸로 아는 것이냐고 하였습니다. 저는 당연히 오늘 만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수녀님은 문자를 끝까지 보았느냐고 말하였습니다. 그제야 저는 문자를 끝까지 보았고 제가 착각한 것을 알았습니다. 문자는 다음 주 수요일에 시간이 있느냐는 내용이었습니다. 급하게 서두르는 저 자신을 돌아보는 하루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천지창조가 있었습니다. 하느님을 닮은 인간의 창조가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거슬렀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려했던 예언자들이 있었습니다. 이집트에서의 생활이 있었고, 광야에서의 체험이 있었습니다. 약속의 땅에서의 삶이 있었습니다. 다윗과 솔로몬이 다스리던 영광의 때도 있었고, 정든 땅을 떠나서 유배를 갔던 때도 있었습니다. 가정을 지키려했던 요셉 성인의 결단이 있었고, 주님의 뜻을 따르려는 성모님의 응답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탄생이 있었던 것입니다.

 

지난 금요일에는 성소후원회 미사가 있었습니다. 그날 미사에는 새 사제들이 미사 주례를 하였고, 안수를 하였습니다. 새 사제들은 성소후원회 회원들의 기도가 있었기에 사제가 될 수 있었다고 고마워하였습니다. 한명의 사제가 탄생할 때 까지 정말 많은 분들의 기도와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 가정에서 가족들이 함께 해야 합니다. 본당에서 기도를 해 주어야 합니다. 신학교에서 영적인, 지적인 양식을 주어야 합니다. 한명의 사제이지만 2000년 교회의 역사가 함께 하는 것입니다. 우리를 위해서 십자가를 지고 가셨던 예수님께서 함께 하시는 것입니다.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기회를 주시는 하느님의 자비가 함께 하는 것입니다.

 

신앙인은 아무런 고통이 없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신앙인은 고통 중에서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을 깨닫는 사람들입니다. 고통 중에 세상을 원망하고, 분노하고, 좌절하고, 미워하는 사람들은 그런 고통 속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합니다. 그러나 신앙인들은 고통 중에서 인내를 배우고, 인내는 겸손을 알게 하고, 겸손함은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을 간직하게 합니다.

 

오늘 우리는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성모님은 바다의 별, 우리의 어머니, 천상의 모후, 정의의 어머니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성모님의 생애는 고통의 바다.’였습니다. 어린 아들을 성전에 봉헌했을 때 시메온으로부터 가슴이 찢어지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정든 고향을 떠나 어린 아들을 데리고 이집트로 피난을 가야했습니다. 어린 아들을 예루살렘에서 돌아오는 길에 잃어버렸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이 미쳤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아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을 보아야 했습니다. 아들의 죽음을 보았고, 죽은 아들을 가슴에 묻어야 했습니다. 성모님은 그런 고통 중에서 하느님의 뜻을 보았고, 인류를 구원하려는 하느님의 계획을 받아들였습니다.

 

성모님의 그런 마음을 본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웃의 아픔을 헤아리는 마음,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마음, 자신의 고통 보다는 사도들을 추스르고 교회를 걱정하는 마음, 바로 그것이 성모님의 마음입니다. 성모님처럼 해야 할 일을 분별하여, 참된 자유를 얻을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천주의 성모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시어, 그리스도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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