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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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10 월/ 나를 살리고 돌보는 믿음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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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7-09 ㅣ No.113134




가해 연중 14주 월, 마태 9,18-26(17.7.10)


“딸아, 용기를 내어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마태 9,22)




 


The woman with a hemorrhage






 

나를 살리고 돌보는 믿음

 

예수님께서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그래야 둘 다 보존된다.”(9,17)는 말씀을 하고 계셨습니다. 그때 한 유지가 예수님 앞에 엎드려 절하며 방금 죽은 딸을 살려달라고 청합니다(9,18). 사실 예수님께서 행하신 치유의 표징들을 보고 경탄하며 추종하는 이들도 있었으나, 율법을 어기고 신성모독을 한다며 시비를 걸고 비난한 지도자들도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서로 작당하여 예수님을 죽일 음모를 꾸미기까지 합니다.

아마도 지방 유지들 대부분도 지도층 사람들처럼 예수님의 처신을 고깝게 보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의 유지는 예수님 앞에 엎드려 절하며 딸을 살려달라고 청합니다. 딸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을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지위도 체면도 다 내려놓은 채 자신을 낮추고 전적으로 신뢰하는 태도가 놀랍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일어나시어 제자들과 함께 그를 따라나서십니다(9,19). 그저 수동적으로 따라가신 것이 아닙니다. 그분께서는 생명이 사라져버린 곳으로 가시려고 일어서십니다. 생명이 주는 기쁨의 자리에 버티고 서 있는 슬픔의 계곡을 향하여 발걸음을 옮기신 것입니다. 생명은 그렇게 죽음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또 그렇게 슬픔을 지나치지 않습니다.

죽은 딸을 살리려는 그 유지의 간절함은 가난한 이의 하느님에 대한 목마름이었습니다. 생명을 향한 그리움과 갈망은 인간임을 말해주는 근원적인 표지이지요. 그의 갈망과 예수님께 대한 믿음은 생명의 화로에 불을 지폈습니다. 예수님께는 우리의 믿음이 결코 필요하지 않으나, 그 믿음은 나를 생명의 길로 인도합니다. 믿음은 나르 돌보는 길입니다.

죽은 딸을 살리는 일은 화급을 다투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유지의 집으로 가는 길에 열두 해 동안 혈루증을 앓는 여자가 낫기를 바라며 예수님 뒤로 다가가, 그분의 옷자락 술에 손을 대었습니다(9,20-21). 예수님께서 돌아서시어 불결한 사람으로 판단 받아 소외당한 그 여자를 보십니다. 사랑과 연민으로 가난하고 고통 받고 소외된 그녀를 눈여겨보신 것이지요. '사랑의 바라봄’은 사랑과 생명의 강을 다시 흘르게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딸아, 용기를 내어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시며 병이 나앗음을 확인해주십니다. 예수님과 결합되자 병이 나은 것입니다. 그분께서 그 유지의 집에 이르렀을 때, 사람들은 피리를 불고 소란을 피우고 있었고(9,23), 그 소녀가 자고 있다는 말에 그분을 비웃습니다(9,24). 그러나 그분께서 소녀의 손을 잡으시자 소녀가 일어납니다(9,25).

죽은 소녀의 죽음에 예수님의 생명의 손길이 닿자 다시 생명이 일어선 것입니다.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살려 구원하러 오신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의 생명이 막힘없이 흘러가게 된 것이지요. 예수님께서는 언제 어디서든 믿는 이들에게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어주시는 하느님의 권능을 지니셨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 죽은 딸을 살리려 했던 유지와 혈루증을 앓던 여인의 믿음과 겸손을 본받아야겠습니다. 죽음에 이르는 절망의 순간, 고통의 벽 앞에서, 영육간의 고통 앞에서, 이 사회의 죽음의 문화를 보며, 생명이신 분을 굳게 믿고 무릎을 꿇어 손을 내밀어야겠습니다. 내가 청하기도 전에 나의 아픔을 ‘눈여겨보시고’, 먼저 다가오시어 손을 내밀어 생명의 호흡과 희망을 불어넣어주시는 분을 굳게 믿어야겠습니다. 그 믿음이 나를 살리고 돌보는 가장 확실한 길인 까닭입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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