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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머니가 사기(史記)로 사기(詐欺)를 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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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머니가 사기(史記)로 사기(詐欺)를 쳐? 지난주 금요일이 큰 딸네 셋째 딸 Penny의 생일이었다. 자기 식구들끼리 모여 간단히 생일파티를 하고 일요일에는 본격적인 돌잔치를 했다. 그런데 손녀의 돌상을 차린 걸 보니 내 눈을 끈적하게 당기는 것이 있었는데 바로 사마천의 사기(史記)라고 쓰인 책이었다. 아내의 소행이 틀림없었다. 호기심으로 들쳐보니 아무 책이나 골라서 누런 색 종이로 표지를 싸고 붓글씨로 史記라 쓰고 저자인 사마천의 이름까지 도용해서 적어 놓았다. 옛날식 돌잡이에 쓰려고 일종의 소품처럼 돌을 맞는 손녀를 위해 만든 것이었다. 사기(史記)도 아닌 책을 사기(史記)인 것인 양 사기(詐欺)를 친 것이 아니고 무어랴? 사기도 능력이 있어야 치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비록 그런 생각이 있어도 실행에 옮기려면 붓글씨도 어는 정도 쓸 줄 알아야 하니 나 같은 사람은 이런 종류의 사기를 치라고 등을 떠밀어 권유를 해도 결코 내 뜻을 시러 펴디 못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행위가 사기임을 알아차린 사람은 돌잔치에 참가한 누구도 없었다. 나만 없었다면 가히 완전범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손녀를 위한 돌상 차림에 사기만 횡행한 것은 아니었다. 먼저 테이블 위에 놓인 소반 둘 중 하나는 자기 사촌 언니에게서 빌려와 페인트를 사다가 손수 칠을 하는 눈물 겨운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테이블 보로 덮는 바람에 전혀 칠한 티가 티가 아니 나서 비단옷 입고 밤길을 가는 경우가 되고 말았다. 다른 소반은 카톡으로 이리저리 수소문 한 끝에 파티 당일 아침에 처남 집에서 구해서 올렸다. 그 덕에 처남 집까지 왕복 40 분을 사용해야 했다. 그리고 향이 강한 미나리를 돌상에 올린다는 것을 얻어 들은 아내는 달랑 그것 한 단 사려고 슈퍼마켓이 들렸다. 또 10 분을 썼다. 그리고 미리 주문한 백설기를 찾아서 손주들이 기다리고 있는 큰 딸네로 행했다. 그런데 아내는 손녀를 위해서 한복을 사러 한복 집을 다녀왔고, 또 실타래를 구입하러 Brooklyn Heights에도 들렸다. 파티 전 날에는 손녀는 먹지도 않는 송편을 빚기 위해서 늦게까지 부산을 떨었다. (덕분에 간헐적 단식을 하느라 먹지 않던 야식을 아주 야무지게 먹었다.) 그리고 첫돌이라고 쓴 붓글씨 카드 등등, 시간 을로 따지면 누구보다도 많은 시간을 손녀 Penny의 돌잔치를 위해 아내는 쏟은 것이다. 너무 힘을 쏟지 말라고 하면 붓글씨를 쓰고, 송편을 빚으며 소반에 칠을 하는 것이 다 손녀를 위하여 바치는 기도의 행위라고 하니 더 말릴 구실도 없는 것이다. 한국의 외무부 장관도 그랬듯이 말린다고 들을 사람은 따로 있다. 그렇다. 자기 마음과 몸, 그리고 시간을 쓰면서 억척을 떠는 것은 다 손녀를 위한 기도인 것이다. 소반 위에 돌잡이 용으로 사기(史記)라는 책을 만들어 사기(詐欺)를 치는 함머니의 마음은 첫돌을 맞는 손녀 Penny가 몸도 마음도 건강히 잘 자라도록 사기(士氣)를 진작하기 위한 사랑 때문이었을 것이다. 사기(史記) 책이 사기(詐欺)였음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로지 곁에서 지켜보는 나만 입을 다문다면 함머니의 사기 행각은 영원히 묻힐 것이다. 그리고 첫돌이 지난 손녀 Penny가 건강히 잘 자란다면 함머니의 사기가 정말 진실된 기도였음이 아무도 모르게 드러날 것이라고 나는 굳게 믿는다. http://blog.daum.net/hakseonkim1561/2388#none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