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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주님께서 주신 선물 / 연중 제8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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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17-02-26 ㅣ No.110367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아무도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목숨을 부지하려고 무엇을 먹을까, 또 몸을 보호하려고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마라. 하늘의 아버지께서는 그것들을 다 해결하신다.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그분께서는 이 모든 것이 필요함을 아신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그것들을 받으리라. 또한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그것은 내일이 할 것이기에 그것으로 충분하다.”(마태 6,24-34 참조)

 

예수님 시대나 지금이나 경제적 불평등과 이민족의 지배로 인해 군중이 겪는 빈곤과 박탈감, 분노와 슬픔은 커진다. 하지만 이런 군중을 예수님께서는 아주 명쾌하면서도 감동적인 말씀으로 위로하신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마라.”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들은, 예나 지금이나 먹고, 입고, 자는 일, 곧 의식주이다.

 

여전히 절대적 빈곤층이 지구상에 넘치는 것을 생각하면, 예수님의 이 말씀이 모질게 느껴진다. 하지만 우리가 무엇을 먹을까, 마실까, 입을까?’라며 걱정하는 것은, 절대적 빈곤층이 겪는 고민과는 다르다. 우리는 넘치는 먹거리들 가운데 골라야 하는 어려움을 느끼고, 아무거나 먹어서는 안 되는 건강관리의 어려움을 느낀다. 옷장에 가득 찬 옷들을 보면서도 입을 옷이 없다.’라며 한숨을 쉬고, 남들이 살고 있는 집과 자동차, 연일 텔레비전에서 등장하는 멋진 남녀들의 모습을 보면 없던 걱정도 되살아난다.

 

우리의 걱정거리가 정말 우리가 살고 죽는 본질적인 고민일까? 예수님께서는 모든 걱정거리 이전에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으면 먹고 사는 문제는 해결된단다. 사실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체험해 온 교회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나눔을 실천해 왔다. 하느님의 말씀은 잘 먹고 잘 마시고 잘 입는 고민을 더 이상 하지 않고, 오히려 가진 것들을 이웃과 나누면서 하느님에 대한 믿음으로 살 필요가 있다는 거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라는 말씀이 내게 죄스러운 느낌이 들게 한다면, 나는 분명히 재물의 풍요로움에 마음이 갇혀, 현재(present)를 선물(present)로 살지 못하고, 내일을 미리 오늘로 앞당겨 사느라,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기 쉽다. 내가 하느님을 잊고 살아도 하느님께서는 나를 결코 잊지 않으신다는 것을 명심하자. ‘재물을 섬기지 말라.’라는 예수님의 분부는 우리 모두에게, 곧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오만한 부자에게도, 실의와 분노로 가득 찬 궁핍한 이들에게도 절실하다. 누가 뭐래도 이 말씀은 우리를 자유롭게 해 주시려는, 말 그대로의 '기쁜 소식'이니까.

 

사실 내일이라는 날은 우리가 결코 지금은 경험할 수 없는 시간이다. 내일은 늘 오늘이 되어 나에게 다가오기에. 우리는 이렇게 늘 현재안에 있다. 하느님의 시간에는 과거도 미래도 존재하지 않고, 오로지 영원한 현재만이 있단다. 그래서 우리에게도 늘 오늘 지금 바로 이 순간이 중요하다. 그런데도 우리가 내일을 걱정하는 이유는? 내일 태양이 떠오르지 않을까를 걱정하는 이는 없다. , 영원한 것, 불변하는 것 때문에 내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것, 사라지는 것 때문에 내일을 걱정한다나. 우리는 덧없이 사라지는 것을 붙들고 온통 마음을 쏟기에 내일을 걱정한다.

 

그러기에 영어에서 현재’(present)라는 말은 선물’(gift)과 같은 의미이다. 내일이 아니라 바로 오늘이 선물로 주어진 거다. 내일을 걱정하는 것도, 내일만을 기대하며 사는 것도 현명하지 않다. 오늘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선물로 바라보며 소중하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라는 노랫말을 보자. 우리 존재는 들의 꽃이나 하늘의 새에 비교될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소중하다. 사는 것이 참으로 척박하고 힘들다고 느껴질 때라도, 자신이 이렇게 아름답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결코 잊지 말자. ‘오늘은 주님께서 주신 선물이다!’라고 외치면서 오늘을 성실히 살아가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http://blog.daum.net/big-l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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