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 8.5 토/ 악을 폭로하는 의인의 희생과 죽음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스크랩 인쇄

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8-04 ㅣ No.113653




연중 17주 토, 마태 14,1-12(17.8.5)


“헤로데는 사람을 보내어 요한의 목을 베게 하였다.”(마태 14,10)




The Death of John the Baptist



 



 

악을 폭로하는 의인의 희생과 죽음

 

오늘 복음에 나오는 세례자 요한의 죽음은 예수님의 죽음의 예고편입니다. 요한은 정치적인 통치자의 배척을 받고, 합당한 이유 없이 그리고 정당한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처형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정치 지도자들의 반대와 배척을 받고 부당하게 처형되었습니다. 두 분 모두 자신의 제자들이 주검을 거두었습니다.

갈릴래아와 페레아 지방을 통치하던 헤로데 안티파스는 세례자 요한을 처형하듯이 예수님도 처형할 것입니다. 그는 예수님의 가르침과 행적에 관한 소문을 듣고 놀랍니다. 그는 예수님을 자신이 처형한 요한이 되살아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14,1-2). 세상의 막강한 권력을 지닌 그는 예수님의 능력을 세상의 눈으로 바라보며 경계하고 불안을 느낍니다.

요한의 운명은 헤로데 안티파스의 잘못에 대한 비판을 계기로 죽음을 향해 치닫습니다. 헤로데 안티파스는 배다른 형제의 딸이면서 동시에 이복형제의 아내인 헤로디아와 혼인하였습니다. 그는 이 혼인을 위해 첫째 부인 곧 나바테아 왕국의 임금 아레타스의 딸을 버립니다. 이에 대해 요한은 여러 차례 옳지 않다고 용기 있게 비판하였습니다(14,4).

사실 헤로데의 행위는 율법에서 금지된 근친상간에 해당했기에(레위 20,21) 비판받아 마땅했습니다. 헤로데는 요한의 정당한 지적에 잘못을 청산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사생활을 비판한 요한을 붙잡아 감옥에 가둡니다(14,3). 사실 그는 요한을 죽이고 싶었으나, 요한을 예언자로 여기는 군중이 두려워 차마 죽이지 못합니다(14,5).

헤로데에 빌붙어 세도를 누리던 헤로디아는 더 큰 불안을 느껴, 자신의 비윤리적 삶을 덮으려고, 딸을 이용해 요한을 죽음으로 몰아넣습니다. 헤로데는 자신의 생일잔치에서 멋진 춤과 박수갈채를 받고 즐거움에 젖습니다. 하느님이 아닌 감성적이며 일시적인 기쁨에 젖은 그는 사랑의 괘를 벗어나 ‘무질서의 어둠’으로 가 버린 것입니다. 결국 그는 양심의 괴로움을 느끼면서도 체면 때문에 요한의 목을 베도록 허락하고 맙니다(4,6-11).

세례자 요한의 죽음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요? 먼저 우리 자신과 사회 안에도 또 다른 헤로데가 있을 수 있음을 상기해야 합니다. 헤로데 안에는 자신의 정치권력이 하느님의 힘보다 강하며, 모든 것이 자기 뜻대로 될 수 있다는 교만이 있었지요. 또 자신의 잘못을 감추려는 거짓과 뻔뻔스러움, 양심의 소리를 묵살하고 감각적 기쁨을 좇는 어리석음이 버티고 있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헤로데는 그릇된 선택과 행동임을 의식하여 괴로워하면서도, 결국 하느님의 시선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시선을 더 의식했지요. 결국 그는 자신의 명예와 체면을 더 중요시하여 불의와 반생명을 선택해버린 비굴한 사람이었습니다. 우리 모두 헤로데의 이런 교만과 어리석음, 비굴함과 비열함, 죄의 은폐, 그리고 권력과 명분을 앞세운 폭력 행사를 과감히 버려야겠습니다.

한편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는 제자들의 삶 또한 늘 반대와 배척이 따름을 기억해야겠습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의 제자들은 하느님 때문에 겪게 되는 박해와 시련을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의 목소리에 귀를 막은 채 탐욕과 부당한 권력의 횡포에 자신을 맡기는 일은 없어야겠지요. 오히려 어떤 상황에서도 요한처럼 충실하고 용기 있는 예언자의 소명을 다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도 세례자 요한과 더불어 어떤 희생과 죽음이 닥치더라도, 온갖 불의와 억압, 거짓과 폭력, 그리고 부당한 국가권력에 맞서, 두려움 없이 ‘하느님의 정의’를 선포하는 우리였으면 합니다 세상 그 어떤 권력과 세력도 하느님을 이길 수 없음을 믿으며...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3,110 2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