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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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 월/ 폐쇄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울타리를 허물고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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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8-03-04 ㅣ No.118745




사순 3주 월, 루카 4,24ㄴ-30(18.3.5)

“그들은 들고일어나 예수님을 고을 밖으로 내몰았다.”(루카 4,29)







 

 



폐쇄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울타리를 허물고

 

오늘 복음의 나자렛 사건은 예수님과 초대교회의 운명을 미리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 나자렛 회당에서 희년을 선포하자 모두 그분을 좋게 말하며, 그분의 은총의 말씀에 놀랍니다(4,22). 그들은 예수님의 출신 배경과 성장과정에 비춰볼 때, 그분의 말씀을 믿을 수 없어 의외라 생각하여 놀란 것입니다. 한마디로 예수님의 권위를 믿지 않은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두 가지 기적을 들어 그들을 믿음의 길로 초대하십니다. 곧 삼년 육개월이나 큰 기근이 들었을 때에, 주님께서는 이스라엘의 과부들이 아니라 시돈 지방 사렙타의 과부에게만 엘리야를 파견하셨습니다. 또 엘리사 예언자 시대에 이스라엘에 나환자가 많았으나 이방인인 시리아 사람 나환자 나아만이 깨끗해졌다는 것입니다. 이교인들만 구원받았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그들은, 화가 잔뜩 나서 들고일어나, 예수님을 벼랑끝으로 끌고가 떨어뜨리려고 합니다. 선택받은 민족으로서 이교인들은 엄두도 못낼 구원을 자신들은 당연히 받는다고 믿던 그들에게 예수님의 말씀은 충격적이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폐쇄적이고 왜곡된 신념에서 비롯된 종교적 우월감에 빠져 있었습니다.

예수께서는 나자렛에서 아무런 기적도 행하시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어떠한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4,24)라고 대답하심으로써 그들의 교만한 허영심을 받아들이지 않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선택된 백성이라는 사실이 구원의 보증이 되지 않으며, 중요한 것은 당신께 대한 믿음과 모두를 받아들이는 보편적 사랑임을 가르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죽이려는 그들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떠나가십니다(4,30). 곧 분노와 죽음의 손길도 그분을 어쩌지 못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제 다시는 나자렛에 돌아오시지 않으실 것입니다. 이처럼 인간의 폭력과 분노는 구원에서 스스로를 멀어지게 할 뿐이지요. 나자렛 사람들은 예수님을 배척함으로써 스스로를 심판한 것입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세례를 받았으니 당연히 구원받으리라 생각하며 안이하게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는 주어지는 것이지요. 그러나 그런 감당하기 힘든 선물을 주신 목적은 그것을 다 함께 나누라는 것이겠지요. 또 주님의 자비와 선과 정의가 온 누리에 넘치도록 투신하라는 촉구일 것입니다.

또 참 신앙은 내가 믿는 종교 밖에 있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배척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과 비교하며 우월감을 갖는 것도 아닙니다. 참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의 사랑으로 믿지 않는 사람과 이웃종교인들까지도 품을 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나의 기존 관념, 선입견, 편견에 따라 다른 이들을 판단하지 않는지 돌아볼 일입니다.

나아가 기준과 사고의 틀, 폐쇄적인 신앙관과 신념에 갇혀 다른 이들을 대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야겠습니다. 또한 나자렛 사람들처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보다는 자신의 욕구충족에 많은 시간과 돈을 쓰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겠지요. 복된 회개의 사순시기에, 폐쇄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울타리를 허물고, 주님의 뜻을 실행하고 모두를 받아들이는, 생각과 마음과 신앙의 여백을 넓혀갔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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