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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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414 - 주님 수난 성금요일 복음 묵상 - 서공석 요한 세례자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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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현 [kjh2525] 쪽지 캡슐

2017-04-14 ㅣ No.111441




2017
04 14 () 가해 주님 수난 성금요일 복음 묵상



이사야서 52,13-53,12
히브리서 4,14-16; 5,7-9

요한복음 18,1-19,42


서공석 요한 세례자 신부님


오늘 우리가 들은 수난사는 요한복음서가 전하는 것입니다. 이 복음서는 하느님의 말씀이 강생하여 사람이 되셨고, 그 말씀은 하느님의 일을 이루고 하느님에게로 돌아가셨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사야 예언서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습니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비가 땅을 흠뻑 적시어 싹이 돋아 자라게 하듯이 내 입에서 나가는 말도 그 받은 사명을 이루어 나의 뜻을 성취하고 나에게로 돌아온다.” (55,10-11) 요한복음서의 저자는 이 말씀이 예수님 안에 이루어졌다고 믿었습니다. 따라서 요한복음서는 아버지이신 하느님의 일을 세상에서 다 이루고, 다시 아버지에게로 돌아가시는 당당하고 의연한 예수님을 보여 주려 합니다. 특히 수난사에서 이 복음서는 예수님을 장엄하고 의연하신 분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십자가를 앞두고 예수님은 모든 장면을 주도하여 아버지에게로 가십니다.

오늘의 수난사에, 예수님은 체포되면서 의연하십니다. 등불과 횃불과 무기로 무장한 군인들과 성전 경비병들이 그분을 잡으러 왔을 때, 예수님은 그들에게 물으십니다. ‘누구를 찾느냐?’ 나자렛 사람 예수를 찾는다는 말에 예수님은나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에그들은 뒷걸음치다가 땅에 넘어졌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재차 물으십니다. ‘누구를 찾느냐?’ 나자렛 사람 예수를 찾는다는 대답에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나를 찾는다면 이 사람들은 가게 내버려 두어라.’ 예수님은 체포되는 순간에도 주님이십니다. 예수님은양들을 위해 목숨을 내놓는 착한 목자”(요한 10,11)이십니다. 당신의 생존이 위협 당하는 순간에도 그분은 의연하실 뿐 아니라 제자들의 안전을 염려하십니다.

대사제인 한나스 앞에서도 예수님은 당당하십니다. 예수님은 그의 심문에 답하시지 않습니다. ‘나는 세상 사람들에게 드러내 놓고 이야기하였다. 나는 언제나 모든 유다인이 모이는 회당과 성전에서 가르쳤다. 은밀하게 이야기 한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런데 왜 나에게 묻느냐? 내가 무슨 말을 하였는지 들은 사람들에게 물어 보아라.’ 대사제 앞에서도 예수님은 이렇게 의연하고 당당하십니다.

로마 총독 빌라도 앞에서도 예수님은 그를 당당히 가르치십니다.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다면, 내 신하들이 싸워 내가 유다인들에게 넘어가지 않게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 예수님은 한 나라의 왕이십니다. 그러나 부하들이 싸우고 빼앗고 죽여서 이룩하는 그런 나라의 왕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이 세상 나라들과는 전혀 다른 질서 안에 있는 하느님 나라의 왕이십니다. 그 나라는진리에 속한 사람들의 나라입니다. 그러자 빌라도가 반문합니다. ‘진리가 무엇이오?’ 천하를 호령하는 빌라도이지만, 그는 그 진리를 모릅니다. 오늘의 수난사는 말합니다. 예수님은 이 세상에 새로운 나라를 시작하셨고, 그 나라의 왕이십니다. 그 나라에는 진리가 있는데, 그 진리는 이 세상을 통치하는 사람들이 모르는 진리입니다. 예수님은 그진리를 증언하려고 세상에오신 분입니다.

요한복음서는 그 8장에서 간음하다 잡혀서 처형당하게 된 여인을 예수님이 살리신 이야기를 보도한 일이 있습니다. 유다인들은 율법의 이름으로 그 여인을 돌로 치러 하였고, 예수님은 그를 그들의 손에서 구해내신 다음, 그를 용서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내 말에 머물러 있으면...진리를 알게 되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8,31-32) 예수님이 아버지라 부르는 하느님은 용서하고 살리시는 분이며, 그 용서하고 살리는 일이 우리가 예수님으로부터 배워야 하는 진리입니다. 그 진리가 우리를 참으로 자유로운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는 말씀입니다. 오늘의 수난사는 예수님이 그 진리를 증언하려고 세상에 오신 분이라고 말합니다. 예수님이 왕으로 계신 나라는 용서하고 살리는 질서가 지배하는 나라입니다.

오늘의 수난사는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시기 전에 당신 어머니와 당신이 사랑하시는 제자를 어머니와 아들의 인연으로 맺어주셨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그 제자가 마리아를 자기 집에 모셨다고도 말합니다. 요한복음서가 기록될 당시에 그 어머니 마리아는 세상을 떠나신 지 오래되었고, 신앙인들의 마음속에 이미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복음서는 마리아에 대한 신앙인들의 각별한 존경은 돌아가신 예수님이 원하신 바였다고 말하고자 합니다.

예수님은목마르다고 말씀하시고, ‘이제 다 이루어졌다는 말씀을 마지막으로 숨을 거두셨습니다. ‘목마르다는 말씀은 예수님이 사마리아 여인과 대화하신 장면을 연상하게 합니다. 어느 우물가에서 예수님이 사마리아 여인에게 마실 물을 달라고 하신 일이 있었습니다(요한 4,7). 그 여인과의 대화에서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입니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샘이 되고 거기서 물이 솟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입니다.” 여기서영원한 생명을 주는 샘이란 성령을 가리킵니다. 오늘의 수난사는 예수님의 죽음 후에 성령이 오신 사실을목마르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으로 예고하고 있습니다.

‘다 이루어졌다는 말씀은 아버지께로부터 받은 사명을 완수하고, 아버지께로 가시는 예수님이 당신의 개선을 알리는 장엄한 선언입니다. 요한복음서는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하신 최후만찬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예수께서는그 동안 세상에서 사랑해 온 당신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13,1)고 언급하였습니다. 그 끝까지 가는 사랑이 십자가의 죽음으로 다 이루어졌다는 말씀입니다.

요한복음서의 저자는 자기 서간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분이 우리를 위해 당신 목숨을 내놓으셨다는 그 사실로 우리는 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우리도 형제들을 위해 목숨을 내놓아야 합니다.”(1요한 3,16) 사랑은 자기 스스로를 내어주는 데에 있다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그대들이 서로 사랑을 나누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그대들이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13,35) 라고 말씀하신 일이 있습니다. 사랑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섬기고 살리고 용서하는 사랑을 실천합니다. 그것이 예수님이 증언하신 진리입니다. 신앙은 하느님을 빙자하여 출세하고 하느님을 배경으로 행세하는 길이 아닙니다. 하느님에게 빌고 바쳐서 자기 한 사람 잘 되자는 것도 아닙니다. 섬기고 살리고 용서하는 사랑에서 멀리 있는 그만큼, 우리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에서 멀리 있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예수님으로부터 스스로를 내어주는 사랑을 배워 그리스도인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서공석 요한 세례자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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