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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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310 - 사순 제1주간 토요일 복음 묵상 - 최현욱 베네딕토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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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현 [kjh2525] 쪽지 캡슐

2017-03-11 ㅣ No.110654




2017
03 11 () 가해 사순 제1주간 토요일 복음 묵상


신명기 26,16-19
마태오복음 5,43-48


최현욱 베네딕토 신부님


<
내가 용서하고 사랑해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하루도 여러분들이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예수님의 십자가의 사랑을 전해주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여러분들에게 먼저 몇 가지 질문을 해 보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원수처럼 여기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있습니까? 있다면 그 사람의 얼굴을 떠올려 보십시오. 원수처럼 생각되는 사람이 없다면 미워하는 사람의 얼굴이라도 떠올려 보십시오.

이제 제가 여러분들에게 “그 떠올려지는 사람을 무조건 용서하십시오. 그리고 그 사람을 사랑하십시오.” 라고 한다면 여러분들은 제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겠습니까? 여러분이 원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나 미워하는 사람은 분명히 여러분에게 어떤 큰 피해를 가져다 주었거나 상처를 안겨준 사람일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여러분에게 “그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라고 한다면 제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겠습니까?

사실 가족이나 가까운 이웃도 항상 사랑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미워하는 사람, 원수로 여기고 있는 사람을 용서하고 사랑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그 사람을 용서하고 사랑해라, 그리고 그 사람을 위해서 기도해 주어라.”라는 제 말을 듣고 오히려 이렇게 반문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신부님은 그렇게 하고 있느냐?”라고 말입니다. 사실 저도 그렇게 못하고 있습니다. 단지 제가 그들을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해 주시라고 열심히 기도하고, 또 노력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것이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우리들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입니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해 기도하여라.” 예수님이 우리들에게 들려주시는 이 말씀을 들으면서 예수님께 “당신은 그렇게 했습니까?”라고 반문하실 분 있습니까? 아마 아무도 그렇게 하지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당신의 삶으로 원수와 같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을 직접 보여주셨고,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는 사람들, 당신을 조롱하는 사람들을 위해 하느님께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루카 23, 34)” 예수님은 당신의 삶으로 직접 보여주신 것을 오늘 우리들에게도 그렇게 행하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예수님, 저는 죽어도 그 사람만큼은 용서할 수 없습니다. 저에게 그렇게 많은 고통을 주고 상처를 가져다 준 사람을 어떻게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그 사람을 위해서 기도해 줄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할 수만은 없습니다. 우리들이 예수님을 ‘나의 주님’이라고 부르고, 우리들이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예수님이 우리들에게 요구하시는 것을 무조건 할 수 없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그렇게 살아가셨기 때문입니다. 또 예수님을 따라 도저히 용서할 수 없고, 사랑할 수도 없을 것 같은 사람을 용서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을 보면서 어떻게 나만은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은 우리들이 절대로 할 수 없는 것을 요구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우리들이 도저히 질 수 없는 짐을 지우시는 분이 아닙니다.

여러분!
내가 용서하고 사랑해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오늘 하루를 살아가면서 깊이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바로 우리들을 대신해서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예수님의 사랑에 감사드리면서 그들을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십사고 기도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 사순시기를 참으로 은총의 시기로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최현욱 베네딕토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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