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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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만남과 나눔은 살아 있어야한다.-반영억라파엘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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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문숙 [moon6388] 쪽지 캡슐

2017-10-04 ㅣ No.115180

 

한가위 (루가12,15-21) 

           

만남과 나눔은 살아있어야 한다

 

추석을 맞이하여 기쁘고 복된 시간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추석은 음력 8월15일로 다른 말로는 한가위 라고도 부릅니다. ‘한’이라는 말은 ‘크다’라는 뜻이고 ‘가위’라는 말은 ‘가운데’라는 뜻을 가진 옛말로 즉 8월15일인 한가위는 8월의 한가운데 있는 큰 날이라는 뜻입니다. 유래는 잘 몰라도 분명 큰 날은 큰 날입니다. 민족고유의 명절이 되어 민족 대이동이 이루어지니 말입니다. 이 큰 날에 만남과 나눔의 의미를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가난하고 힘들었던 옛날, 추워서 추석, 서러워서 설이랍니다. 가을의 넉넉함, 풍요로움을 누려야 하는데 넉넉지 못하니 안타까움이 남고, 하느님과 조상들께 감사의 표현을 해야 하는데 제대로 할 수 없어서 너무 추웠답니다. 그래도 서로를 위로하고 힘을 주며 따뜻한 정을 나누는 마음만큼은 한없이 넉넉하고 풍요로운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명절에 특히 부부 싸움 등 가정불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명절증후근’ 이라는 병도 생겼습니다. 외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속을 보면 어쩔 수 없는 만남의 시간을 갖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조상의 묘를 찾아 예를 갖추는 성묘는 더더욱 어려워졌습니다. 가족이 정성껏 가꾸기 보다는 벌초를 해주는 대행업체도 생겨났습니다. 제사음식도 가족이 함께 모여 만들지 않습니다. 시장에서 사면됩니다.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다고 하지만 예를 갖추는 것까지 대행을 하게 생겼으니 조상과의 만남은 어렵게 되었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떠나보내던 이별은 생각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나 봅니다.

 

시부모와 장인장모를 차별한다고 불편해 하고, 며느리는 부엌에서 일꾼처럼 부려먹으면서 당신 딸은 친정에 속히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마음은 결국 이기적인 마음이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위가 청소나 설거지를 돕고 하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고 당신 아들이 하면 사내자식이 부엌을 드나든다고 싫어합니다. 어머니 눈치 봐야죠. 아내 눈치 봐야죠. 정말 남자들도 스트레스 받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명절은 ‘큰 날’이 아니라 ‘큰일 날 날’로 변해가고 있지 않나 생각하면 안타까움이 큽니다.

 

 

한가위 명절은 우리에게 큰 날입니다. 이 날 우리는 하느님을 만나고 조상을 만나고 부모를 만나며 형제자매를, 이웃을 만납니다. 그리고 함께 기도를 하고 마음을 나누며 우리의 미래를 키워갑니다. 중국사람은 만월을 상징하는 월병을 만들었지만 우리 조상들은 반달모양의 송편을 만들어 계속 자라나기를 희망했습니다. 풍요로움이 커가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리고 그 송편을 나눔으로써 서로의 사랑과 정을 확인하고 가난한 이들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았습니다. 하나를 나눔으로써 두 배의 기쁨을 누렸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어떤 탐욕에도 빠져들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사람이 제아무리 부요하다 하더라도 그의 재산이 생명을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루가12,15) 고 하십니다. 명절에 탐욕으로 인해 얼굴 붉히는 일 없기를 기대합니다. 어떤 부자가 많은 소출을 얻게 되어 혼자 궁리하다가 생각해 낸 것이 창고를 늘리는 일이었습니다. 혼자 궁리했기 때문에 결국은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혼자 궁리했기에 육적인 것에 머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느님과 함께 궁리했더라면 영적인 기쁨을 누렸을 것입니다. “육체를 따라 사는 사람은 육체적인 것에 마음을 쓰고 성령을 따라 사는 사람들은 영적인 것에 마음을 씁니다. 육체적인 것에 마음을 쓰면 죽음이 오고 영적인 것에 마음을 쓰면 생명과 평화가 옵니다”(로마8,5-6).

 

그러므로 욕심 부리지 말고 만남의 기쁨과 나눔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시길 바랍니다. “나누면 나눌수록 풍요로워지고 버리면 버릴수록 자유로워집니다"(성 빈첸시오). 서로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만남과 나눔은 우리 모두를 풍요롭게 하고 기쁘게 합니다. 조상과 부모형제, 이웃이 서로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 일이며 이런 은혜를 넉넉히 하느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 만남 안에 주님의 자리를 꼭 챙기시기 바랍니다. 그리하면 주님께서 차고 넘치게 주실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쁘고 즐거운 명절 되시기 바랍니다. 기쁨을 나누면 시기, 질투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약점이 된다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도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마음이 살아있기를 바랍니다. 신앙인의 마음에는 언제나 하느님께로 부터 받은 것을 하느님께 돌려드린다는 기쁨이 있습니다. 미룰 수 없는 사랑에 눈뜨기를 희망하며 더 큰 사랑으로 사랑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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