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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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4 금/ 친숙함과 익숙함이라는 이름의 걸림돌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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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8-03 ㅣ No.113633




연중 17주 금, 마태 13,54-58(17.8.4)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마태 13,57)




The Rejection of Jesus at Nazareth



 



 

친숙함과 익숙함이라는 이름의 걸림돌

 

예수님께서는 가족들이 사는 고향에 가시어 “그들의 회당에서” 사람들을 가르치십니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그들의 회당”이라는 표현을 통해 유다인들이 그리스도교를 적대시하며 거부하고 있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번을 끝으로 더 이상 회당에 들어가지 않으십니다.

예수님의 적대자들은 자신들이 듣고 보고, 알고 겪어온 나자렛 예수와는 너무나 다른 예수님의 언행을 접하며 놀랍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가족관계와 성장과정을 익히 잘 알고 있었습니다. 또한 그들은 예수님이 목수 일을 하는 평범한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고 여겼지요. 그런데 그의 가르침에는 하느님의 지혜가 담겨 있고, 그의 치유행위에는 하느님의 능력이 깔려 있었습니다. 더 이상 자신들에게 친숙하고 익숙한 예수가 아니었기에 놀란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거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놀람이 분노로 이어져 결국 그것은 불신으로 드러납니다. 그들은 예수님에게서 드러나는 하느님의 지혜와 능력의 기원에 대해 의심을 품은 것입니다(13,54-56 참조). “그들은 그분을 못마땅하게 여깁니다.”(13,57) 사람들은 예수님의 보잘것없는 신분에 대한 자신들의 익숙함과 굳어진 시각 때문에 걸려 넘어진 것입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보고 놀랐지만, 불쾌하게 여겨 분노하고 반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의 근본 원인은 친숙함과 익숙함에 있습니다. 사람들은 경험과 지식, 감각적 체험에 익숙해지면 안정감을 느끼게 되지요. 안정감을 느끼면 변화보다는 그 상태에 계속 머물러 안주하려 합니다.

이런 익숙함과 안주가 생각에도 영향을 미쳐 선입견, 편견, 고정관념, 신념고착 등으로 나타납니다. 결국 이런 것들은 새롭게 보고 생각하는 데 걸림돌이 됩니다. 익숙하고 친숙하게 길들여진 것들을 추구하는 한 창조의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기 마련입니다. 삶의 중심이 하느님과 말씀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과 생각이기에 그럴 수밖에 없지요.

친숙함과 익숙함의 걸림돌은 결국 불신을 낳게 됩니다. 스스로 만들어놓은 선입견과 분노의 장벽에 걸려 넘어져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며, 보고 싶은 것만 보기 십상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당신을 믿지 않는 고향에서는 더 이상 기적을 많이 일으키지 않으십니다(13,58).

우리는 어떻습니까? 매순간 창조의 새로움을 자신에게 허용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물리적 시간의 흐름에 자신을 내맡기며 친숙함과 익숙함의 방주에서 안주하고 있습니까? 다른 이들과 세상을 과거의 틀과 선입견, 굳어진 사고의 틀로 바라보고 판단하지 않도록 해야겠지요.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은 물리적 시간이 아니라 은총의 시간이지요. 따라서 매순간 과거의 틀을 버리고 하느님의 눈으로 새롭게 보는 창조의 시간이 되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익숙함과 친숙함, 다 알고 있다는 생각이 하느님을 알아 뵙고 그 뜻을 실행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야겠습니다.

오늘도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이며, 생각을 바꾸어 선입견과 편견, 과거의 감정과 익숙함의 잠에서 깨어나 평범한 일상사나 보잘것없어 보이는 사람들을 통해서도 하느님을 만날 수 있길 희망합니다.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한 니네바의 이방인들, 하느님의 말씀을 경청하고 되새기며 실행했던 성모 마리아, 놀라운 겸손을 보인 백인대장과 전 재산을 바친 가난한 과부를 떠올립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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