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3일 (화)
(백) 부활 제4주간 화요일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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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먼저 하느님과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 파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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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문숙 [moon6388] 쪽지 캡슐

2017-02-26 ㅣ No.110360

마태 6,24-34(연중 8주 주일)

 

 

 

오늘 <복음>은 산상설교의 한 부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과연 어떠해야 하는 지를 말씀해 주십니다. 대체, 어떻게 사는 것이 신앙인의 길인 지를 알려주십니다.

 

 

 

<첫째>는 두 주인을 섬기지 않는 것입니다.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기지 않고, 오로지 하느님만을 섬기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분이 우리의 참된 주님이시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오로지 하느님께 신뢰를 두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신원이 그분께 속해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는 먼저 하느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는 것입니다. 모든 것 안에서 오로지 ‘먼저’ 하느님을 찾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바로 이것이 주님께 속한 이로서 무엇보다 앞서 살아야 할 으뜸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삶의 모범으로, 사막교부 세라피온 압바의 일화를 소개합니다.

 

 

 

몹시 추운 어느 날, 세라피온은 인근 알렉산드리아에 나갔다가 벌거벗어 떨고 있는 거지를 보았습니다. “내가 도와주지 않아 이 그리스도께서 죽게 된다면, 나는 살인자가 아닌가!” 이렇게 중얼거리며, 그는 입고 있던 옷을 벗어 그 거지에게 주었습니다.

 

이제 그가 벌거벗었습니다. 이제 그가 지닌 것이라고는 팔에 꼭 껴안고 있는 <복음서> 하나뿐이었습니다.그를 알던 사람 하나가 지나가다가,이런 몰골의 그를 보고 물었습니다.“세라피노 압바, 어떤 놈이 압바의 옷을 빼앗아갔습니까?” 세라피노는<복음서>를 가리키며 말했습니다.“바로 이것일세.”

 

그렇게 발가벗은 채 갈 길을 계속 가던 세라피노는 빚을 갚지 못하여 감옥으로 끌려가고 있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측은한 마음에 사로잡힌 그는 <복음서>를 그에게 주었습니다.‘팔아서 빚을 갚아라.’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성경필사본은 요즈음 말로 하면, 돈 되는 물건이었던 것입니다.

 

이리하여 옷도 성경도 없이, 추위에 떨며 암자로 돌아온 그에게 동료가 물었습니다. “옷은 어찌하고 맨몸인가?” 그가 대답했습니다. “나보다 그 옷을 필요로 하는 사람의 몸뚱이가 있어 주었노라” 동료가 다시 물었습니다. “그러면, 그토록 애지중지 끼고 다니던 복음서는 어찌했는가?” 세라피노가 대답했습니다.“‘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가서 너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마태 19,21)고 말한 대로 팔아치웠노라”

 

 

 

참으로 아름다운 일화입니다. 세라피노는 단지 물질과 소유로부터 벗어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입은 것 그것을 벗어주고, 가진 것 그것을 내어주었습니다. <복음서>를 내어주면서도 오히려 <복음>을 실현했습니다. 그리하여, 진정으로 주님을 섬겼습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하고 전혀 걱정하지도 않았습니다. 오로지 주님을 믿고 의탁했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나라와 의로움을 앞세웠기 때문입니다.

 

 

 

사실, 예수님께서 재물을 주인으로 표현하시는 것은 재물의 본성이 주인이어서가 아니라, 사람이 재물 앞에 굽실거리는 비루함을 말함입니다. 사람이 재물의 노예가 된 것입니다. 우상숭배에 빠진 것입니다.

 

이를 두고 오늘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업신여기는 행위라고 견주어 말씀하십니다. 그러기에, 만일 지금 우리가 재물을 섬기게 되면, 그것은 주님이신 당신을 곁에 두고도 그분을 업신여기고 있는 것이 됩니다.

 

그러기에, 먹을 것과 입을 것을 걱정하지 말라 하심은, 목숨과 몸을 주신 주님께서 음식과 옷을 주지 않으실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들에 핀 나리꽃도, 오늘 서 있다가 내일이면 아궁이에 던져질 들풀도, 곱게 해 입히시는 주님께서 어이 저희를 그들보다 더 잘 해 입히지 않으실 리가 없습니다. 우리를 소중히 여기시는 주님께서 어이 돌보지 않으실 리가 없습니다. 그러니, 주님이신 분을 신뢰하라는 말씀입니다.

 

실로, 음식은 생명을 위해 있는 것이지 생명이 음식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 듯, 옷은 몸을 위해 있는 것이지 몸이 옷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 듯,목숨은 음식보다 훨씬 더 존귀하고 몸은 옷보다 훨씬 더 소중합니다.

 

그러기에 믿는 이에게는 먹을 것, 입을 것을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는 것입니다. 걱정한다는 것은 당신을 불신한다는 것이요, 주님이신 당신을 곁에 두고도 업신여기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분께 속한 자녀로서의 신원을 벗어나버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오니, 주님!

 

당신을 업신여기지 않게 하소서!

 

재물을 섬기느라, 제 자신을 섬기느라, 주인이신 당신을 업신여기지 않게 하소서!

 

제가 아니라, 당신이 재물의 주인이요, 저의 주인이시기 때문입니다.

 

하오니, 주님!

 

있다가도 없어질 것이 아니라, 진정 있는 것,

 

이미 선사된 당신의 나라와 의로움을 찾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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