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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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429 - 부활 제2주간 토요일 복음 묵상 - 권동성 폰시아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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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현 [kjh2525] 쪽지 캡슐

2017-04-29 ㅣ No.111733




2017
04 29 () 가해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부활 제2주간 토요일) 복음 묵상



사도행전 6,1-7
요한복음 6,16-21


권동성 폰시아노 신부님


오늘 복음의 말씀은 물위를 걸으신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물위를 걸으신 기적 이야기는 출애굽의 광야에서 백성들에게 만나를 내려 먹여주신 하느님처럼 군중들을 배 불리신 빵의 기적과 함께 예수님의 자기 계시로 이해됩니다.

시편 89 10절을 보면 “당신께서는 오만한 바다를 다스리시고 파도가 솟구칠 때 그것을 잠잠케 하십니다.”라고 노래하고, 욥기 9 8절에서는 “당신 혼자 하늘을 펼치시고 바다의 등을 밟으시는 분”이라고 노래합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 물위를 걸으셨다는 것은 바다를 장악하여 걸어가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한편 제자들은 예수님과 떨어져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갑니다. 날은 이미 어두워졌고 큰 바람이 불어 물결이 높이 일었다고 전합니다. 흔히 우리네 인생살이를 배에 빗대어 말합니다. 제자들이 풍랑에 시달리는 것은 우리가 겪는 인생의 역경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때는 이미 어두웠습니다. 어둠은 시련과 유혹의 시간이고, 혼란과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제자들 스스로 자기네들의 힘에 의존하여 목적지를 향해 가고자 하지만 여간 힘든 것이 아닙니다. 우리 삶에 하느님이 함께 하시지 않을 때, 우리 삶의 여정도 그러할 것입니다.

풍랑에 시달리던 제자들을 예수님이 찾아오십니다. 예수님을 통해 계시된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하시는 아버지, 곧 임마누엘 하느님이십니다. 그분은 우리 삶에 함께 하시면서 가엾게 여기시고 돌보아 주시는 분이십니다. 요한 묵시록 3 20절을 보면 “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의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먹고 그 사람도 나와 함께 먹을 것”이라고 합니다. 하느님이 우리를 찾아오시는 것은 우리의 잘못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당신과 함께 생명을 누리게 하기 위합니다.

우리에게 오시는 하느님이 가엾게 여기고 돌보아 주시는 분임을 알지 못할 때, 당신 생명과 사랑을 선물로 주시는 분임을 알아보지 못할 때, 하느님은 우리에게 두려운 분이 됩니다. 오늘 복음의 제자들은 자신들에게 오시는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였기에 두려움에 사로잡힙니다.

구약의 백성은 하느님을 섬기는 데에는 충실하였지만, 함께 하시는 하느님, 가엾게 여기고 돌보아 주시는 분임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하느님은 선한 사람에게는 상을 주시고, 악한 사람은 벌하시는 인과응보의 하느님, 심판자이신 하느님이었습니다. 이사야 예언자의 소명에서 드러나듯 하느님은 너무나 거룩하시기에 죄인인 백성들과는 함께 하실 수 없는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지켜야 할 많은 율법들을 만들어 스스로를 가두었고, 하느님이 노기를 풀어드리기 위해 제사를 드려야 했습니다. 구약의 백성은 우리에게 오시는 하느님, 우리 삶에 함께 하시기를 원하시는 하느님을, 그분은 사랑과 자비의 아버지이심을, 가엾게 여기고 돌보아 주시는 분임을 알지 못했기에 가졌던 두려움입니다.

예수님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제자들에게 “나다 두려워하지 말라”라고 하십니다. 하느님은 “나다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 삶의 어려움 가운데 위로가 되어 주시고, 힘이 되어 주시는 분이십니다. 당신 백성을 고난 가운데 버려두지 않으시고, 찾아오시어 함께 하시는 하느님입니다.

어린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지켜주고 돌보아 준다는 신뢰가 있기에 부모와 함께 있을 때 평화를 간직합니다.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느님, 가엾게 여기고 돌보아 주시는 하느님께 대한 믿음 안에서 우리는 세상의 고난을 이겨나갈 위안과 평화를 간직하게 됩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배에 모시려 하자 배는 어느새 목적지에 이르게 됩니다. 예수님과, 하느님과 함께 할 때 우리 삶에 일어나는 변화입니다. 우리 자신만의 힘으로는 헤쳐가기 어려운 세상일지라도 예수님과 함께 한다면 우리는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우리를 찾아오시는 예수님을, ‘나다 두려워 말라’고 하시는 예수님을 우리 삶의 주인으로 다시금 모셔 들여야겠습니다.


권동성 폰시아노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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