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101742
자료실
♣ 이 가을에도 / 최진연 ♣
스크랩 인쇄
김동식 [dongsikkim]
2017-11-24 ㅣ No.91132
가톨릭 성가 '고백'
주여, 아직은
귀뚜라미 풀벌레들이
우리와 함께 살고 있음을
도시의 무덤 가에서 감사드립니다.
새벽 달빛보다 싸늘한
가을의 강물 소리로
저들이 무엇을 울고 있는지를
이 가을에도
귀 있는 사람들은 듣게 하소서.
잎이 지고
열매들만 남아서
나무들이 보여주는 당신의 뜻을
눈 있는 사람들은 보게 하소서.
내가 당신의
한 그루 나무로서
잎만 무성하지 않게 하시고
내 인생의 추수기에
따 담으실 열매가 풍성하게 하소서.
내 인생에 겨울이 멀었다고
누리 먹은 나날을 노래하지 아니하고
당신의 묵시(?示)로 가득 찬 이 세상에
감격하며 살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이 가을에도 / 최진연
2 2,490 2
추천 반대(0) 신고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