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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아파 본 사람의 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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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아파 본 사람의 마음 어느 날 아침! 그 전 날 밤 잠을 제대로 못 잤는지, 아니면 나도 모르게 자는 동안 심하게 몸부림을 쳤는지…. 분명히 잘 땐 머리를 동쪽에 둔 것 같은데, 일어나보니 머리가 서쪽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어날 때 허리는 왜 그리 뻐근 뻐근한지. 그래서 일어나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고 아침기도를 바친 후 성당 마당을 천천히 돌아보았지만, 아무래도 허리가 아팠기에 오후에 한의원에 가 볼 결심을 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찾아 갔습니다. 재래시장 안에 있는 한의원이었고, 들어가자마자 마스크를 쓴 어르신들이 5명쯤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나는 허리가 아파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어느 할머니가 나를 빤히 쳐다보며 말씀하시기를, 나 또한 20분 정도 기다린 후에 진료실에 들어가 근육통 치료를 받았습니다. 한의원 원장님께선 ‘내일도 꼭 와야 한다’고 당부하셨고, 나 또한 그렇게 하겠다고 말한 후 사제관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몇몇 대기자 분들 중에 어제 뵌 할머니도 계셨습니다. 할머니께선 소파에 앉아 계셨는데, 나를 보더니 말했습니다. 이렇게 딱 두 번을 뵌 할머니께서 물을 갖다 주시겠다니! 내가 그렇게 아파 보였나!’ 나는 손사래를 치며 할머니께 말했습니다. 그러다 그 할머니께선 또 다른 할머니께서 한의원에 들어오자, 나에게 했던 비슷한 질문을 하셨습니다. 신기한 건 할머니들끼리는 그날 처음 만난 것 같은데, 말하지 않아도 서로가 통하는지, 순식간에 할머니 두 분은 자매가 된 듯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나는 우연히 그 할머니 목 뒤에 남아 있는 대수술 자국을 보게 됐습니다.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매일 물리치료를 받는다는 할머니 말씀을 생각해 볼 때, 어쩌면 그 할머니께선 대형 사고를 당해서 큰 수술을 받은 듯 했습니다. 단 두 번 본 것뿐인데 무척 걱정해 주시는 마음, 한의원을 찾아온 사람들 모두에게 먼저 말을 걸고 눈인사를 하시며 어디 아픈지를 물어보는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혼자 생각해 봅니다. 아픈 사람들 모두에게 관심이 많은 것이 아닐까!’ 아픈 사람의 마음은 잘 아는 것 같았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