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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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고해성사에서 신부님으로부터 마음의 상처를 받아 많이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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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61.79.247.*]

2018-08-27 ㅣ No.11823

안녕하세요. 어제 냉담생활을 청산하고자 3년만에 고해를 했다가 신부님께 받은 마음의 상처와 충격이 커서 아직까지 심장이 두근대고 많이 힘듭니다...

 

정신과 상담을 받을까 하다가 신앙상담을 받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신앙 상담 기관을 알아보았는데 제가 못찾는 것인지 찾기가 어렵네요.. 대모님과도 연락한지 오래라 이런 문제로 상의드리기도 뭐하고..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는 수녀님도 없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힘겨운 마음을 겨우 다잡아 이곳에 글을 남깁니다.. 다소 두서가 없어도 양해 부탁드려요..

 

우선 저는 3년 전 세례를 받았고 2년 정도는 주일 미사에 빠진 적도 많아 이제부터 고해를 통해 냉담생활을 완전히 접고자 다짐하며 고해성사를 3년만에 처음 하게되었습니다.

 

예비신자 때 고해성사 사유에 주일 미사를 빠지고 신자의 의무를 소홀히 하는 것도 해당된다고 배워서 그것이 제 고해의 가장 큰 부분이었습니다. 냉담 생활을 청산하는 것이 제 고해의 가장 큰 목적이었으니까요..

 

그런데 너무나 당황스럽게도 신부님께 호된 다그침을 받고 말았습니다.

 

미사 때 점잖으시고 따뜻하게 미소 지으시던 그 신부님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제 이야기를 들으시는 처음부터 반응이 날카로웠습니다.

 

"그래서요?" "(말을 자르며) 아니, 그건 (고해에 적절한 내용이) 아닌데.." "신앙 생활은 왜 하시는 거죠?" "신자의 의무라는 것이 뭐죠?"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누군가와 언쟁을 벌일 때의 말투였습니다.. 고해성사에서 신부님이 이런 반응을 할 수도 있을 거라고는 조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일단 그것이 저에게는 너무 큰 충격이었고, 무엇보다 저에게 따져 묻듯 하시는 부분이 가장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저는 취조하는 듯한 답변에 대답해야했습니다..

 

그래도 무슨 이유가 있어 그렇게 화가 나셨을거라 생각하며 고해 후 상황을 곱씹어 무슨 말씀을 해주고 싶으셨던걸까, 왜 언짢으셨던걸까..를 힘들지만 생각해보았습니다.

 

한 가지 짚이는 것은 '신자의 의무'라는 표현을 쓴 것 때문으로 추정하고는 있습니다. 저에게 말씀을 다 못하셨는지 미사 중에도 전체 신자를 대상으로 말씀을 하셨는데, 무언가 의무 때문에 신앙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하시는 듯합니다. 신앙은 의무가 아닌 생활 속에 스미는 신앙이어야 하고 우리를 행복하고 기쁘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취지로 겨우 이해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주일 미사 몇 번 빠진 것으로 신자의 의무를 소홀히 한 것을 고해 내용으로 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요... 아마 제 고해에서 신부님께서 느끼기에는 성찰보다 '신자의 의무'를 형식적으로 운운하는 것 같아 불쾌하셨던 것으로 제 나름대로는 추정해보았습니다..

 

하지만 꼭 그렇게 표현을 하셨어야 했을까요.. 제가 잘 모르는 것 같으면 타이르듯 가르쳐주실 수도 있지 않으셨을까요..

 

제 입장에서는 언제나 신앙은 제 삶의 희망이고 기쁨이었는데... 하지만 누리는 기쁨만큼 의무를 소홀히 한 부분이 마음에 걸려 예비신자 때 배운대로 단지 그 동안의 냉담 생활을 청산하고 반성하고자 했을 뿐인데 억울한 마음도 크고, 좁은 고해소에서 아무도 듣지도 보지도 않는 곳에서 마치 몇 대 얻어 맞은 듯 충격이 너무 큽니다.

 

예비신자 때 봉사자 분께서 사제도 인간일 뿐이어서 부족함이 많으니 신앙 생활을 하며 상처 받지 말라는 말씀을 해주신 것이 떠올라, 머리로는 주님만 믿고 따르자..하다가도 사실 이번 일로 성당에 다시 갈 용기가 나지 않을 정도로 많이 힘듭니다..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 너무 많고 관계에서 상처를 받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만, 신부님과 이런 일을 겪고 나니 잘 회복되지가 않네요.. 성당은 항상 제가 힘들 때마다 찾고 기도했던 곳이라 마지막 기댈 곳마저 사라진 느낌이어서 너무나 힘듭니다.

 

신부님을 믿는 것이 아니니 그냥 털어버리자... 상처받지 말자.. 머리로는 생각하면서도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손이 차갑고 떨립니다..

 

제가 과민 반응하는 것일까요...?

 

어떻게 신앙 생활을 이어갈지 정말 자신이 없습니다..

 

이에 대한 기도도 드리고 성경필사도 다시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와 더불어 도움이 될 만한 말씀을 해주시거나 도움이 될 만한 기관을 알려주신다면 저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절박한 심정으로 부탁드립니다..

 

두서 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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