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살아 있는 존재 자체로 사랑받고 대우받는)

스크랩 인쇄

김중애 [ji5321] 쪽지 캡슐

2017-02-25 ㅣ No.110339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살아 있는 존재 자체로

사랑받고 대우받는"

새로이 집을 장만한 한 가정에

축복예식을 해주러 갔다가

세 살짜리 꼬마가 노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아직 말도 잘 못하는 애기였는데

커다란 태플릿 PC를 자유자재로

다루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한 유치원을 방문했다가

6살짜리 유치원생이

쓴 시를 하나 봤습니다.

‘인생 운운’ 하며 내용이

아주 그럴듯한 시를 한수

잘 지어 또 크게 놀랐습니다.

 어른 입장에서 세 살,

여섯 살짜리 아이들

쉽게 무시합니다.

‘아직 사람 되려면 멀었겠지.

 녀석들이

무슨 생각이나 하고 살까?’

하면서 아예 그들 존재

자체를 무시해버립니다.

 ‘아직 철도 없는 녀석들인지

말귀나 제대로 알아듣겠어?’

하면서 투명인간 취급해버립니다.

그러면서 ‘너희들은 아직 어리니

어른인 내 말을 들어야지.

내가 원하는 데로 행동해야지.’

하면서 어른들의

부속품 정도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유심히 관찰해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아직 어려도 다들 나름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들 나름대로 고민도 있고

상처도 받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들도 선호하는 것이 있고

계획도 있었으며,

자신들의 판단 기준에 따라

선택할 줄 알았습니다.

 이런 면에서 예수님께서는

참으로 선구자적인 분이셨습니다.

유아사망률이 아주 높았으며

성인 남성 위주의 사회였던

예수님 시대 당시 어린이들은

인간취급도 못 받았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조차도 당시

그런 사회 흐름에

자유롭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예수님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던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당신과

어린이들 사이를 가로막는

제자들을 꾸짖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냥 놓아두어라.

사실 하느님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마르코복음 10장 14절)

 예수님 앞에는 모든 인간

존재가 다 소중했던 것입니다.

남자든 여자든,

어른이든 어린이이든,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건강한 사람이든 임종환자이든,

그 누구든지 생명이

붙어있는 이상 당신 사랑과

구원의 대상이었습니다.

각 개별 인간 존재 자체가

그분에게는 사랑스럽고

 소중했던 것입니다.

그 분 앞에 살아있는

한 인간 존재는

다른 그 어떤 대상들보다

 가치 있고 의미가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한국 사회가

여러 측면에서 힘겨워지다보니,

또 그로 인해 받게 되는

스트레스가 하늘을 찌릅니다.

사람들은 자연스레 사회적

약자들에게 분풀이를 하게 됩니다.

 특별히 가정 안에서 가장 힘없는

어린이들이 피해를 입고

고통을 당합니다.

또 다른 약자들인 노인들과

우들이 더 큰 소외를 당합니다.

뿐만 아니라 말 못하는

반려동물들이 입는 피해도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

아무런 죄도 없는 그들이 슬슬

주인 눈치를 보고 주인의

기분상태에 민감해서 받게 되는

스트레스가 아주 크답니다.

너무나 쉽게 학대나

유기에 노출된답니다.

 얼마 전에 구조시킨 유기견

‘원철이’를 한 따뜻한 가정에

입양시키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 집 거실에 도착하자마자

그 새 저와 정이 들었던지

제 옆에 꼭 붙어 앉아있는데,

그 모습이 좌불안석이었습니다.

녀석의 눈동자는 잔뜩 겁을 먹은

슬픈 눈동자였습니다.

녀석 머릿속은 아마도

이런 생각으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았습니다.

‘여기는 대체 어딘가?

내 미래는 또 어떻게 되는 것인가?

내 인생의 종착지는 과연 어디인가?’

 극단적 물질만능주의와 천박한

자본주의의 결과가 참담한

오늘 우리의 현실입니다. 극

단적 부익부빈익빈 현상과

 배금주의로 인해 우리 사회의

약자들이 당하는 피해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뭔가 대단해서가 아니라,

뭔가 큰 기여를 해서가 아니라,

생명 그 자체로 존중받는 사회로

회복되기를 희망합니다.

 살아 있는 존재 자체로 사랑받고

대우받는 그런 인간다운 세상의

 건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겠는지 더 많은

고민을 해봐야겠습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371 1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