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6일 (화)
(백) 부활 제3주간 화요일 하늘에서 너희에게 참된 빵을 내려 주시는 분은 모세가 아니라 내 아버지시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부활 팔일 축제 내 금요일 - 강희재 요셉 신부님 말씀

스크랩 인쇄

강헌모 [kanghmo7] 쪽지 캡슐

2017-04-21 ㅣ No.111599

부활 팔일 축제 내 금요일

그날 밤에는 아무것도 잡지 못하였다.(요한 21,3)”

사제생활을 하면서 늘 좋고 기쁜 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신자들과 마찬가지로 수없이 많은 거절과 서운함을 체험합니다. 최선을 다한 후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면서도 내심 자신의 몫을 기대하기도 하고, 혼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냉정한 눈빛과 말만을 마주하기도 합니다. 어느 날에는 혹독한 고독에 시달리기도 하고, 어떤 일로 근심과 걱정에 밤을 새기도 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에 개인주의와 더불어 경제적 사회적 열악함을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고 깊어지면서 30년 전과는 다르게 신부님들이 본당에서 사목하기가 몇 배는 더 힘들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엠마오의 제자들처럼 침통한 생활을 이어지기도 하고, 오늘 복음의 제자들처럼 밤새도록 수고했지만 아무런 보람이나 결과를 얻지 못해 허탈과 공허를 깊이 체험하기도 합니다. 그런 이유로 화도 나고 짜증도 나고 억울해하기도 하고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만큼 지치기도 합니다.

그런 마음과 상황을 안고서 기도합니다. 그러면 주님은 조용히 다가와 물으십니다. “얘들아, 뭘 좀 잡았느냐?” 그러면 퉁명스러우면서도 슬픔으로 대답합니다. “못 잡았습니다.” 그러면 주님께서는 다시 말씀하십니다.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 you will find something”

그리고 이제 가장 중요한 순간이 시작됩니다. 나의 선택과 용기가 요청되는 것입니다. ‘말씀대로 다시 노를 저어 그물을 던질 것인가, 아니면 포기할 것인가? 다시 말해서 아무것도 잡지 못한 사람으로 이대로 계속 살 것인가? 끝까지 나를 고집할 것인가? 주님을 믿고 따르며 그분이 나를 위해 마련하신 것을 비로소 발견하며 살 것인가?’

요한 216절의 연결 고리는 그래서입니다.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제자들이 그물을 던졌더니 고기가 너무 많이 걸렸다사이의 연결 고리! 그 연결 고리에는 우리의 믿음과 선택이 달려 있을 것이고, 그 뒤에는 그 결과도 있을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3,903 2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