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8일 (목)
(백) 부활 제3주간 목요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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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6 주일/ 믿는 우리가 지녀야 할 눈길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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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3-25 ㅣ No.111002




가해 사순 4주일 1사무 16,1ㄴ.6-7.10-13ㄱ; 에페 5,8-14; 요한 9,1-41


"보지 못하는 이들은 보고, 보는 이들은 눈먼 자가 되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9,39)





Jesus Heals A Man Born Blind






믿는 우리가 지녀야 할 눈길

 

오늘의 말씀은 하느님을 믿는 이들이 지녀야 할 눈길에 대해 묵상하도록 초대합니다. 주님께서는 말씀을 따르지 않는 사울을 배척하시며, 사무엘에게 새로운 임금을 선택할 기준을 알려주십니다. "겉모습이나 키 큰 것만 보아서는 안 된다. 나는 사람들처럼 보지 않는다. 사람들은 눈에 들어오는 대로 보지만 주님은 마음을 본다.”(1사무 16,7)

겉모습만으로는 사람을 알 수 없고 진정한 관계를 가질 수도 없습니다. 실제로 키 크고 잘 생긴 사울 임금은, 주님 말씀을 따르지 않고 임금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여, 주님의 눈 밖에 나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합니다. 그러나 미성년자인 다윗은, 막내아들이었고 힘없는 목동이었으나, 하느님의 도구로 선택받습니다. 하느님의 눈길은 세상의 눈길과 전혀 다르지요.

우리도 속마음을 살피시는 하느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인간을 만나야겠습니다. 더 크고, 더 멋있어 보이는 것들을 추구하며 허세를 부리는 세속적인 눈길을 거두어야겠지요. 사회적 지위, 학력, 재산과 업적, 재능 등 외형적인 조건으로 인간을 저울질하는 눈길에서 벗어나야 할 것입니다.

세속적인 눈길 속에 머무는 교회도 회개해야 할 것입니다. 영성생활의 질적 향상보다는 외형적인 성장과 효율에 치중하는 교회는, 가난하신 예수그리스도와 동떨어질 수밖에 없지요. 사목적 이유나 성장 논리를 앞세우며 사업을 벌이고, 성지를 개발하며, 이벤트성 행사를 벌리고, 신자수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은 분명 하느님의 눈길이 아니며,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는 일이 될 것입니다.

교회는 하느님께서 보잘것없고 연약하지만, 올바르고 온화하며 진선미의 온전함을 지닌 다윗의 모습에서 자기 정체성을 찾아야 하고, 이를 세상에 나타내 보여야 할 것입니다. 교회는 보잘것없고, 작고, 가난한 교회로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도 작고,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신앙인으로 다시 태어나야겠지요.

오늘 복음의 소경 치유 이야기 또한 어떻게 세상을 바라봐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소경을 보시며 연민을 느끼시고 무엇이든 해주고자 하셨을 것입니다. 그분의 눈길은 ‘지켜보는’ 바리사이의 눈길과는 달리, 자비의 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우리가 지녀야 할 눈길은 예수님의 자비의 눈길, 복음의 눈길이며 연민의 눈길입니다.

남의 아픔과 사회 불의에 무관심한 눈길, 반대만을 바라보는 대상화의 눈길, 바리사이처럼 꼬투리 잡기 위해 지켜보는 눈길, 뭐든 자기 것으로 삼으려는 소유의 눈길을 버려야겠지요. 우리가 자비의 눈길로 다른 이들과 세상을 포용하는 눈길, 함께 하는 애정 깊은 친교의 눈길을 지니지 않는다면, 바리사이와 무엇이 다를까요?

따라서 우리는 세상의 눈이 아니라 하느님 자비의 눈으로 사람과 피조물, 세상과 교회를 바라보고 대해야겠습니다. 나와 우리, 이 세상 한복판에서 하느님이 보이고 하느님이 드러날 때까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이 언제든 찾아와 위로를 받는 교회가 될 때까지!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 모두 태생 소경처럼 고통 받는 이들의 문제가 그들의 죄가 아니라, ‘하느님의 일’이요 ‘교회의 일’임을 자각해야겠습니다. 자비의 눈길로 바라봄으로써, 소경이 눈을 뜨고, 귀머거리가 들으며, 절름발이가 걸을 수 있게 하는 창조와 해방을 이어가는 오늘이길 기도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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