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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월절 만찬(1) - 예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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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희 [yesyes] 쪽지 캡슐

2019-12-07 ㅣ No.134391


이것은 성 목요일의 고통의 시작이다. 사도들은---그들은 열명이다--부지런히 만찬실 준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유다는 식탁위에 올라가서 큰 샨데리야의 모든 조명 램프에 기름이 들어 있는지 살펴본다. 그 샨데리야는 겹 푸크샤의 꽃부리 같다. 왜냐하면 매다는데에 꽃잎과 비슷한 다섯개의 등피가 돌아가며 달려있고, 좀더 아래 쪽에는 진짜 작은 불꽃의 화관인 둘째 줄의 등들이 둘러쳐져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침내 작은 사슬에 매달린 세 개의 조명 램프가 있는데 그것은 빛을 발하는 꽃의 암술과 같다. 그리고 유다는 방바닥으로 뛰어내려 안드레아를 도와 매우 고운 식탁보를 깐 식탁위에 식기들을 솜씨 있게 늘어 놓는다.


 "굉장히 화려한 아마포로구나!" 하고 말하는 안드레아의 말이 들린다.


그러니까 가리옷의 유다는 "라자로의 것 중에서 제일 좋은 것의 하나지. 마르타가 이걸 꼭 가져오겠다고 했다네."


"그리고 이 잔들은? 이 항아리들은 어떻고?" 

하며 포도주를 항아리에다 넣은 토마가 지적하고, 그 정교한 불룩한 부분에 얼굴을 비추어보면서 감탄하여 그 항아리들을 보고, 끌로 새긴 손잡이를 권위자다운 눈으로 탐나는 듯이 들여다본다.


"얼마만한 값어치가 나가는지 누가 알겠어, 응? " 하고 가리옷의 유다가 묻는다.


"이것은 망치로 다듬은 거야. 우리 아버지가 보시면 미치실 거야, 얇은 은과 금은 열에 쉽게 오그라들어. 하지만 이렇게 가공하면 ---일순간이 모든 것을 망칠 수가 있어. 손질을 한 번 잘못하기만 해도 그만이야. 동시에 힘도 있어야 하고 경쾌하기도 해야 되는 것이지. 손잡이들을 보게나, 덩어리를 잡아당겨 만든 것이지 땜질한 것이 아니야. 

부자들이 쓰는 물건이지...줄질한 자리 모두와 애벌깎기 자리가 없어져가네. 자네가 내 말을 알아듣는지 모르겠구먼."


"뭐라고! 알아듣다마다! 조각가가 하는 것과 같은 일이지."


"바로 그거야"


모두 감상을 한다. 그리고 나서 다시 일을 시작한다. 어떤 사람은 걸상을 배치하고 어떤 사람은 천장들을 준비한다.  베드로와 시몬이 함께 들어온다.


"오! 자네들 결국은 왔구먼! 어디를 또 갔었나? 선생님과 우리가 같이 왔다가 자네들은 다시 도망을 쳤었지" 
하고 가리옷의 유다가 말한다.


"시간 되기 전에 할 임무가 또 하나 있었어" 하고 시몬이 짤막하게 대답한다.


"자네 우울한가?"


"요사이 그것도 절대로 거짓말하는 것을 본 적이 없는 입술에서 들은 것으로 미루어보면 그럴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어."


"게다가 그 악취하고 ...좋아! 베드로야 입을 다물어라" 하고 베드로가 입속으로 중얼거린다.


"자네도 그래...며칠 전부터 자넨 미친 것 같애. 자넨 꽁무니에 재칼이 쫓아오고 있는 산토끼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단 말이야!" 
하고 가리옷의 유다가 대답한다.


"그러는 자네는 교활한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구먼. 자네도 며칠 전부터 얼굴이 그리 아름답지가 못해. 자네 눈길이 이상해...자넨 곁눈질까지 하고 있어...누구를 기다리는 건가 아니면 누구를 보기를 바라는가? 자넨 자신만만한 것 같고 그렇게 보이기를 원하고 있어. 하지만 자넨 겁을 집어먹은 사람같이 보여" 하고 베드로가 대꾸한다.


"오! 겁으로 말하면...자네도 분명히 용사는 아닐세"


"우리 중에 용사는 아무도 없네, 유다. 자네는 마카베오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자네도 용맹하지 못해. 
내 이름(요한)은 '하느님께서 은총을 베푸신다' 하는 것이지만 정말이지 내 마음 속으로는 불행을 초래 할 줄 알고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총애를 잃었다는 걸 아는 사람처럼 떨고 있네. ''돌' 이라는 새 이름을 받은 요나의 시몬(베드로)도 지금은 불 옆에 있는 초 모양으로 물렁물렁해. 그 사람이 이제는 그 의지로 단단히 버티고 있질 못해. 아무리 심한 폭풍우를 만나도 떠는 것을 본 일이 없는 그 사람이 말이야! 마태오와 바르톨로메오와 필립보는 몽유병자 같고 내 형(야고보)과 안드레아는 그저 한숨이나 푹푹 쉬며, 선생님께 대한 사랑의 고통과 친척관계의 고통을 당하고 있는 두 사촌을 보게. 그 사람들은 벌써 늙은이 같아. 토마도 활기를 잃었고, 시몬은 지금부터 3년 전처럼 기진맥진한 문둥이가 다시 된것 처럼 고통으로 눈이 쑥 들어갔어. 얼굴이 부식되고 납빛이 되고 천해졌다고 할 지경이야" 하고 요한이 대답한다.


"그래, 선생님의 우울함이 우리 모두에게 전염된 것이야" 하고 가리옷의 유다가 지적한다.


"내 사촌이고 내 스승이고 주님이시며 자네의 스승이시고 주님이신 예수님은 우울하시기도 하고 우울하지 않으시기도 하네. 우리가 보는 바대로 이스라엘 전체가 그분에게 주고있는 극도의 고통 때문에 슬퍼하신다는 뜻과 그리고 그분 혼자만이 보고 계시는 감추어져 있는 다른 고통을 가리키는 뜻으로 쓴다면 '자네 말이 옳으네' 그렇지만 이 말을 그분이 미쳤다는 뜻으로 쓴다면 내가 못하게 하겠어."
 하고 알패오의 야고보가 유다에게 말한다.

 

"그래 우울의 고정관념이 정신 착란이 아니란 말인가? 나는 일반 공부도 해서 안단 말이야. 선생님은 당신을 너무 많이 주셨어. 그래서 지금은 기진맥진 하셨어"


"'달리 말해서 발광이란 말이지?" 하고 언뜻 보아서는 조용한 다른 사촌 형제 유다가 묻는다.


"바로 그거야! 선생님은 정의와 지혜를 닮은 거룩하게 돌아가신 의인이신 자네 아버지를 보셨지!  너무 오래 되어서 정신적으로 노쇠해진 면문의 비참한 운명의 예수님은 항상 이 병의 경향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심하지 않던 것이 점점 더 공격적인 것이 되었어. 그분이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 사두가이파 사람들, 헤로데당 사람들을 어떻게 공격하시는지를 보았지. 그 옆은 당신의 생명을 석영 조각이 쫙 깔린 길과 같이 불가능하게 만드셨어....우리는 사람이 그것을 우리 눈에 띄지 않게 한 동안은 그분을 사랑했어. 그렇지만 그분을 우상처럼 숭배하지 않으면서 사랑한 사람들 즉 자네 아버지, 자네 형 요셉, 처음에 시몬 같은 사람도 바로 보았어...우리는 그들의 말을 듣고 눈을 떠야 했었네. 그런데 우리는 반대로 모두 병자인 그의 달콤한 매력에 끌려 들어갔던거야그래서 지금은...슬프게도!"


가리옷의 유다만큼이나 큰 유다 타대오는 바로 앞에 있으면서 조용히 그의 말을 듣고 있는 것 같았는데, 맹렬히 분통을 터뜨려 힘이있는 손등으로 밀어 유다를 한 의자 위에 주저 앉히고 분노를 억제하고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몸을 굽히고 비겁자의 얼굴에 대고 씩씩거린다. 그런데 유다는 아마 타대오가 그의 죄악을 벌써 알고 있지 않나 걱정이 되어서 그러는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이건 네가 말하는 발광이라는 것 때문이다. 이 뱀같은 놈아! 그리고 선생님이 옆방에 계시고 또 과월절 저녁이기 때문에 네 목을 조르지 않는거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봐라. 잘 생각해 봐! 그분에게 무슨 불행한 일이 생겨서 세상에 계시지 않아 내 힘을 막아 주시지 않으면 너를 구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걸 말이다. 이건 마치 벌써 네 목에 밧줄을 걸고 있는 거나 다름없고, 갈릴래아 장인이고 골리앗을 돌팔매로 이긴 분의 후손인 사람의 정직하고 기운센 손이 너를 벌줄거다. 일어나라, 무기력하고 방종한 놈! 그리고 네 행동을 조심해라"


유다는 얼굴이 창백해져서 일어나며 조그만 반항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놀랍게 생각하는 것은 아무도 타대오의 새삼스러운 태도에 반항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모두가 찬성한다는 것이 분명하다. 겨우 분위기가 다시 평온해진 참인데 예수께서 들어오신다. 그분은 그 큰 키로 지나오기가 어려운 작은 문의 문지방에 나타나셔서 작은 층계참을 밟으시고 부드럽고 서글픈 미소를 지으시고 팔을 벌리시면서 "평화가 너희와 함께 있기를 " 하고 말씀하신다. 그분의 목소리는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고통을 겪는 사람의 목소리 같이 지쳐있다. 예수께서는 내려오시며 당신 곁으로 달려온 요한의 금발 머리를 쓰다듬어 주신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시는 것과 같이 사촌 유다(타대오)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시면서 다른 사촌 형제에게 말씀하신다.


"네 어머니가 너더러 요셉과 다정스럽게 지내라고 그러신다. 조금 전에 그 사람이 여자들에게 내 소식과 네 안부를 물었단다. 그에게 인사를 못한 것이 후회가 된다."


"내일 인사하시지요"


"내일?...하지만 언제라도 그를 볼 시간이 있겠지...오! 베드로! 우리는 마침내 좀 같이 있게 되었구나! 어제부터 네가 내게 있어서는 도깨비 불과 같다. 보이다가 안보이다가 하는구나. 오늘 너를 잃었다고 거의 말할 수 있을 지경이다. 시몬 너도"


"백발이 성성한 저희들은 육체의 욕망 때문에 어디에 갔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선생님께 단언할 수 있습니다." 

하고 시몬이 정색을 하고 말한다.


"하긴...아무 나이라도 이 욕구는 가질 수가 있지...늙은이들!  젊은이들보다도 더 나쁘단 말이야..."
하고 가리옷의 유다가 공격적으로 말한다. 시몬이 그를 건너다보며 대꾸를 하려고 한다. 그러나 예수께서도 그를 바라다보시며 말씀하신다.

 

너 이가 아프냐? 오른쪽 뺨이 붓고 빨간데"


"예, 아픕니다. 그렇지만 상관할 필요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일은 이렇게 끝난다.


"해야 할 것을 다 했느냐? 너 마태오, 너 안드레아? 또 너 유다는 성전에 제물 바칠 것을 생각했느냐?"


처음 두 사람도 가리옷의 유다도 이렇게 말한다

"선생님이 오늘 하라고 하신 것은 다 했습니다. 안심하십시오. "


"저는 라자로의 맏물을 아이들에게 주라고 쿠자의 요안나에게 갖다주었습니다. 그 아이들은 '그 사과들이 더 맛잇었어요' 하고 말했습니다. 그 사과들은 시장기를 느낄때의 맛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선생님이 보내신 사과였습니다" 하고 요한이 웃으면서 꿈꾸듯이 말한다. 예수께서도 어떤 추억을 회상하시면서 미소지으신다...


"저는 니고데모와 요셉을 보았습니다." 하고 토마가 말한다.


"그 사람들을 보았어? 말을 했나?" 하고 가리옷의 유다가 과장된 관심을 가지고 묻는다.


"그래, 이상할 게 뭐 있나? 요셉은 우리 아버지의 좋은 단골이었거든"


"자넨 전에 그런 말은 안했었어...그래서 내가 이상히 생각한 거야!..."

하고 유다는 처음에 그가 주었던 인상, 즉 요셉과 니고데모가 토마와 만난 데 대한 그의 불안한 인상을 빼버리려고 해본다.


"그 사람들이 선생님을 존경하려고 여기 오지 않은 것이 이상하게 생각됩니다. 그 사람들도, 쿠자도, 마나엔도....그들중 ...아무도..."


그러나 가리옷의 유다는 거짓 웃음을 지으며 바르톨로메오의 말을 막고 이렇게 말한다.

"악어는 필요할 때는 땅에 엎드려 있는 거야"

 

"무슨 소릴 하려는 거야? 무슨 암시냐말이야? " 하고 시몬이 일찌기 없었던 공격적인 태도로 묻는다.


"조용히, 조용히! 아니 너희들 무슨 일이냐? 지금은 과월절 저녁이다! 어린 양을 먹는데 이렇게 품위있는 호사를 한 적은 일찌기 없었다. 그러므로 만찬을 평화의 정신으로 먹자. 나는 요 며칠 저녁에 내가 가르친 것으로 인해서 너희가 몹시 당황해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알겠느냐? 다 끝냈다! 이제는 너희를 당황하게 하지 않겠다. 내게 관계되는 것을 모두 말하지 못하였다. 가장 중요한 것만 말했을 뿐이다.. 나머지는...나중에 이해하게 될 것이다. 너희에게 말해 줄 것이다...그렇다. 그 말을 너희에게 해 줄 분이 오실 것이다! 요한아, 유다와 또 한 사람과 같이가서 깨끗이하는 데 쓰는 잔들을 가져오너라. 그리고 식탁 앞에 앉자" 


예수께서는 비통할 만큼 온화하시다. 요한과 안드레아, 유다 타대오와 야고보가 넓은 잔을 가져오고 거기에 물을 붓고 예수와 동료들에게 수건을 드리니 그들은 저들과 같은 일을 한다. 잔을 (사실은 금속으로 만든 대야이다) 한 옆으로 치운다.


"그러면 이제는 너희들의 자리로 가거라. 나는 여기 있고, 여기(오른쪽) 에 요한, 다른 쪽에는 내 충실한 야고보 다음에는 공기같은 사람, 아무도 주의 하지 않지만, 항상 거기 있으면서 기운을 돋구어 주는 안드레아, 그 옆에는 내 사촌 야고보, 온순한 동생, 내가 지금 열거한 제자들에게 상좌를 준다고 불평은 안하겠지? 너는 의인의 조카이지. 그분의 정신이 오늘 저녁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내 위에서 감돌며 고동친다. 내 어려서 약할 때의 아버지, 어머니와 아들이 그 그늘에서 원기를 회복한 참나무, 평화를 누리세요! 평화를 누리세요! ...베드로 다음에는 시몬..., 잠깐 이리 오너라. 충성스러운 네 얼굴을  가리겠기 때문에 잘 보지 못할 것이다. 고맙다, 시몬다. 모든 것을 위해서" 

그러면서 그를 껴안으신다. 예수께서 놓아 주시자 시몬은 제 자리로 가면서 얼굴을 손으로가려 비탄을 표시한다.

 

"시몬 맞은 편에는 내 바르톨로메오, 그러면 두 정직과 두 지혜가 서로 반영된다. 그들은 잘 어울린다. 그리고 바로 옆에는 내 동생 유다. 이렇게 하면 네가 보이고...무슨 축제가 있어 우리가 모두 한 식탁에 모이던...나자렛에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또 가나에서도...생각나느냐? 우리가 같이 있었지. 잔치...혼인 잔치...첫번 기적...물이 포도주로 변한것...오늘도 잔치이고...오늘도 기적이 있을 것이다...포도주의 성질이 바뀌어서..."


예수께서는 머리를 숙이시고 당신의 비밀의 세계에 외따로 떨어져 계신 것처럼 생각에 잠기신다. 다른 사람들은 그분을 쳐다보고 말이 없다. 예수께서는 머리를 드시고  가리옷의 유다를 뚫어지게 보시면서 말씀하신다.


"너는 내 맞은 편에 앉아라."


"선생님은 저를 이토록 사랑하십니까? 시몬보다도 더. 언제나 저를 선생님 맞은 편에 앉히시기를 원하시나요?"


"그토록.., 네가 바로 말했다."


"왜 그러십니까, 선생님?"


"네가 이 시간을 위하여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은 일을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유다는 스승과 동료들에게 달라진 시선을 보낸다. 스승께 대하여는 연민의 태도로, 

다른 사람들에게는 의기양양한 태도의 시선을 보낸다.


"그리고 네 옆에는 한 쪽에 마태오, 다른 한 쪽에는 토마가 앉도록"


"선생님 원하시는 대로, 선생님 원하시는 대로요, 저는 제 바로 앞에 내 구세주를 모시는 것으로 넉넉합니다" 하고 마태오가 말한다.


"마지막은 필립보이다. 자, 알겠느냐? 내 옆 명예스러운 자리에 앉지 못하는 사람은 내 앞에 앉는 영광을 누린다."


예수께서는 당신 자리에서 일어서시어 당신 앞에 놓여 있는 큰 잔에(모두가 높은 잔들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다른 사람들과 같은 잔 이외에 훨씬 더 큰 잔을 가지고 계시다. 아마 예식용 잔일 것이다) 포도주를 부으신다. 포도주를 부으시고, 잔을 들어 바치시고, 다시 내려 놓으신다. 그런 다음 모두가 함께 시편을 읊는 어조로 묻는다. " 왜 이 예식을 행합니까?" 하고 순전히 형식적인 의식을 위한 질문이라는 것을 알수 있다. 예수께서는 가장으로서 거기에 대답하신다

 

"이 날은 에집트에서 우리가 해방된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포도의 열매를  창조하신 야훼는 찬미받으시기 바랍니다."  


예수께서는 바치셨던 그 포도주를 한 모금 드시고 잔을 다른 사람들에게 넘겨 주신다. 그리고 나서 빵을 바치시고, 조각들을 만드시어 나누어 주시고, 그 다음에는 네개의 소스 그릇에 담은  불그스름한 소스에 담근 야채도 나누어 주신다. 식사의 이 부분이 끝나자 그들은 성시들을 합창한다. 구운 어린 양이 담긴 큰 쟁반을 찬장에서 식탁으로 옮겨다가 예수님 앞에 놓는다. 말하자면 합창단의 제 1부의 ...역할을 하는 베드로가 " 왜 이 어린양을 이 모양으로 내옵니까?"


"이스라엘이 희생된 어린 양으로 인하여 구원을 받았을 때를 기념해서이다. 문설주와 상인방에 피가 빛나는 곳에서는 맏아들이 죽지 않았다. 그런 다음 에집트 사람들은 왕궁에서부터 누추한 집에 이르기까지 맏아들의 죽음을 슬퍼하여 우는데, 히브리 사람들은 모세의 지휘를 받으며 해방과 언약의 땅을 향하여 걷기 시작하였다. 옆구리에는 벌써 허리띠를 두르고, 발에는 샌들을 신고, 손에는 순례 지팡이를 들고, 아브라함의 백성은 기쁨의 찬가를 부르면서 서둘러 걷기 시작하였다."


모두가 일어서서 노래하기 시작한다.

"이스라엘이 에집트에서 나오고, 야곱의 집이 야만 백성 가운데에서 나올 때 그의 피난처가 되었다."


이제는 예수께서 어린 양을 자르시고, 새 잔에 포도주를 따르시고, 조금 드신 다음 넘겨 주신다. 그런 다음 그들은 또 노래한다.

 

"아이들아, 주를 찬양하여라. 영원하신 분의 이름이 이제와 항상 무궁지세에 찬미받으실지어다. 해돋이에서 해넘이까지 그분은 찬미받으셔야 한다."


예수께서는 몫들을 나누어 주시며, 그에게 모두 소중한 아들들 가운데있는 가장과 똑같이 각자가 넉넉히 차례가 가도록 주의 하신다. 

다음과 같은 말을 하실때 예수님은 장엄하시고 약간 침울하시다.

 

"내가 이 과월절 음식을 너희와 함께 먹기를 얼마나 별러 왔는지 모른다. 이것이 내가 영원히'구세주'였던 그 때부터 원한 소원 중의 소원이었다. 나는 이 시간이 저 다른 시간을 앞서 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래서 나를 주는 기쁨이 내 수난에 이 위안을 미리 갖다 놓았다. ...내가 이 과월절 음식을 너희와 같이 나누기를 열렬히 원한 것은 하느님의 나라가 올 때까지는 포도로 빚은 것을 결코 더는 맛보지 않겠기 때문이다. 그 때에는 내가 다시 간선자들과 더불어 산 사람과 같이, 산 사람들의 혼인잔치를 위하여 어린 양의 잔치에 앉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나처럼 겸손하고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만이 올 수 있다."


"선생님, 방금 명예로운 자리를 가지지 못한 사람은 선생님 맞은편에 앉는 영광을 누린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 저희들중에 누가 첫째인지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 하고 바르톨로메오가 묻는다.


"모두가 첫째이고 또 아무도 첫째가 아니다. 한번은...우리가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원한에 대한 심한 불쾌감을 가지고...피곤해서 돌아오고 있었다. 그러나 너희들은 누가 제일 위대한가 하는 것을 토론하지 않을 만큼 지쳐있지는 않았었다....한 어린이가 내 곁으로 뛰어왔다. ...내 어린 친구 중의 하나가...그리고 그의 순결이 그 많은 일에 대한 내 혐오감을 가라앉혔다. 너희들의 고집불통의 인간성은 그것이 마지막번이 아니었다. 하늘에서 온 지혜로운 대답을 하던 어린 베냐민아 , 지금 어디에 있느냐? 왜냐하면 네가 천사였기 때문에 성령께서 네게 말씀을 하셨던 것이다. 그때 나는 너희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누가 첫째 되기를 원하면 말째가 되고 모든 사람의 하인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혜로운 어린이를 예로 들었다. 지금은 너희에게 이렇게 말하겠다.'이 세상의 왕들은 세상을 지배한다. 그리고 압제당하는 백성들은 왕들을 미워하면서 그들에게 환호하고 왕들을 (은인들>,<조국의 아버지들>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증오가 거짓 존경 밑에서 부글거리고 있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된다. 제일 높은 사람이 제일 낮은 사람 같아야 하고, 지배하는 사람이 섬기는 사람 같아야 한다. 사실 누가 더 높으냐? 식탁에 앉은 사람이냐 심부름하는 사람이냐? 식탁에 앉은 사람이다. 

그러나 내가 너희들의 심부름을 하고, 조금 있으면 너희 심부름을 더 할 것이다. 

너희는 시련중에 나와 같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내 나라에 너희들을 위하여 자리 하나씩을 마련해 둔다. 이와 마찬가지로 거기서 나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왕이 되어, 너희가 영원한 내 식탁에서 먹고 마시게 할 것이고, 옥좌에 앉아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를 심판하게 할 것이다. 너희는 나와같이 시련을 겪어왔다...아버지의 눈에 너희를 위대하게 보이게 하는 것은 이것 밖에 없다."

 

"그러면 나중에 올 사람들은? 나라에 그 사람들의 자리는 없겠습니까? 저희들만이 있을 것입니까?"


"오!  내 집에는 왕자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생활의 시련중에서 그리스도에게 충실한 사람은 모두가 내 나라에서 왕자가 될 것이다. 생활의 고통 중에 끝까지 항구한 사람들은 내가 시련을 당할 때나 나와같이 있은 너희와 같겠기 때문이다. 

나는 나를 믿는 사람들과 일체가 된다. 내가 너희와 모든 사람을 위하여 택하는 고통은 특별히 선택된 사람들에게는 표징같이 될 것이다. 오 나의 사랑하는 벗들아, 고통중에 충실한 사람은 너희와 같이 복된 사람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저희들은 끝까지 꾸준했습니다."


"베드로야, 그렇게 생각하느냐? 그러나 나는 시련의 때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말하겠다. 시몬아, 요나의 아들 시몬아, 사탄이 키로 밀을 까부르듯이 너희를 제멋대로 다루겠다고 청하였다. 그러나 나는 네 믿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너를 위해 기도하였다. 그러니 네가 뉘우친 다음에는 네 형제들에게 힘이 되어라."


"제가 죄인이라는 것은 저도 압니다. 그러나 죽을 때까지 선생님께 충실하겠습니다. 저는 그 죄는 없습니다. 그리고 절대로 그 죄를 짓지 않겠습니다."


"내 베드로야, 교만하지 말아라. 이 시간은 무한한 일을 변경시켜, 지금까지 이러하던 것이 이제부터는 달라질 것이다. 얼마나 달라질지 모른다!,,,그것들은 새로운 필요를 가져오고 강요한다. 너희도 알고 있지, 내가 늘 이 말을 하였다. 산 도둑이 우글거리는 외딴 길을 갈 때에도 그런 말을 하였다. '두려워마라, 주의 천사들이 너희와 같이 있기 때문에 너희가 아무 해도 입지 않을 것이다. 아무것도 걱정하지 말아라

내가 이렇게 말한 것이 생각나느냐?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어야 할까 하고 걱정하지 말아라. 아버지께서는 너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아신다

이런말도 했다. '사람은 참새보다 훨씬 낫고, 오늘은 피었다가 내일은 건초가 되는 꽃보다 낫다. 그런데도 아버지께서는 꽃과 작은 새도 돌보신다그러니 아버지께서 너희를 돌보실까 어떨까 의심할 수 있느냐?' 

또 이런 말도 했다. '청하는 사람에게는 주고, 너희를 모욕하는 사람에게는 뺨을 내대라'  '절대로 지팡이도 가지지 말라' 고도 말했었다. 그것은 너희에게 사랑과 신뢰를 가르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지금은 이미 그런때가 아니다. 이제는 이렇게 말하겠다. '이제까지 너희에게 부족한 것이 있었느냐? 모욕을 당한 적이 있느냐?' 하고"


"선생님, 아무것도 부족한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선생님만이 모욕을 당하셨습니다."


"그러니까 너희는 내 말이 옳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천사들이 모두 주께 불려서 돌아갔다. 지금은 마귀들의 시간이다. ...주의 천사들은 금빛 나는 날개로 눈을 가리고 몸을 감싸며 그들의 날개가 슬픔의 빛깔이 되지 않는 것을 괴로와 한다.  지금은 슬픔의 시간, 쓰라린 슬픔, 하느님을 모독하는 데에서 오는 슬픔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오늘 저녁에는 이 세상에 천사들이 없다. 그들은 하느님을 죽이는 세상 사람들의 모독하는 말과 무죄한 이의 울음소리를 그들의 노래로 들리지 않게 하려고 하느님의 옥좌 곁에 가 있다. 그래서 우리들만이 홀로 있다...너희와 나 이렇게 홀로, 그리고 마귀들이 이 시간의 주인이다. 그래서 이제는 우리가 서로 의심하고 서로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같이 보이고 그런 조치를 취할 참이다. 이제는 권리를 가진 사람은 배낭까지 지니고, 검이 없는 사람은 겉옷을 팔아서라도 검을 사야한다. 내게 대해서 '그는 악인들 중의 하나로 몰렸다' 고 성서에 씌어 있는데 그 말씀이 나에게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내게 관한 것은 무엇이나 목적이 있는 것이다."

 

그의 화려한 겉옷을 ---과연 오늘 저녁에는 모두가 제일 좋은  옷을 입었고 , 따라서 금.은. 구리를 박은 그러나 매우 짧은 단도를 화려한 허리띠에 차고 있는데 그것은 단도라기 보다는 오히려 주머니칼 같은 것이다---넣어두었던 큰 궤 쪽으로 가려고 일어난 시몬은 검 두 자루를, 약간 구부러진 긴 진짜 검 두 자루를 들고 예수께로 가져와서 말한다.

 

" 베드로와 저는 오늘 저녁 무장을 했습니다. 저희는 이 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은 단도밖에 없습니다."


예수께서는 검을 들고 살펴보시다가 한 자루를 뽑아서 날을 손톱에 시험해 보신다. 

그것은 이상한 광경이고, 또 그 잔인한 무기가 예수님 손에 들려 있는 것을 보니 한층 더 이상한 느낌이 든다. 예수께서 말없이 살펴보시는데, 가리옷의 유다는 " 이 검들을 누가 주었나?" 하고 묻는다. 그리고 유다가 바늘 방석에 앉아 있는 것 같다...


"누가 주었느냐고? 우리 아버지가 귀족이고 권력이 있었다는 걸 자네에게 상기시키겠네."


" 하지만 베드로는..."


"그래서? 언제부터 내가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선물에 대해서 자네한테 보고를 해야 하나?"


예수께서는 검을 다시 칼집에 꽂으신 후 머리를 드시고 열렬한 사람에게 돌려주신다.


"됐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네가 그것들을 가져오기를 잘했다. 그러나 세째 잔을 마시기 전에 잠깐 기다려라. 제일 높은 사람은 제일 낮은 사람 같이 되라고, 그리고 내가 이 식탁에서 심부름을 하는 사람이고 너희들의 심부름을 더 하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너희에게 양식을 주어 육체를 위한 심부름을 했다. 이제는 정신을 위한 양식을 주고자 한다. 이것은 옛날 의식서의 음식이 아니고 새 의식서에 속하는 것이다. 나는 '선생' 이 되기 전에 세례를 받으려고 했다. 말씀을 전파하는 데에도 그 세례로 충분하였다. 


이제는 피가 흐를 것이다. 너희는 그 때에는 세례자에 의해 깨끗하게 되었고 오늘도 성전에서 깨끗하게 되었지만 너희에게까지도 새 세례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으로도 아직 넉넉하지 못하다. 내가 너희들을 깨끗하게 해줄 터이니 오너라. 식사를 중단해라. 과월절의 음식과 같이 거룩한 음식이라 할지라도 배를 채우기 위하여 먹는 음식보다 더 고귀하고 더 필요한 것이 있다."


예수께서는 일어나시고 당신 자리에서 더 쉽게 나가시기 위하여 요한을 일어나게 하시고, 큰 궤 쪽으로 가시어 주홍빛 옷을 벗어 개켜서 벌써 개켜 놓으신 겉옷 위에 놓으시고는 허리에 커다란 수건을 차신 다음 아직 비어있는 깨끗한 다른 대야 쪽으로 가신다. 대야에 물을 부으셔서 방 한가운데 식탁 근처로 가지고 오시어 등받이 없는 걸상에 놓으신다. 사도들은 놀라서 그분을 바라본다.


"너희들은 내가 무엇을 하는지 묻지 않느냐?"


"저희들은 선생님이 무엇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저희들은 이미 깨끗해졌거든요"하고 베드로가 대답한다.


"되풀이하여 말하지만 그것은 상관이 없다. 내가 깨끗하게 하는 것은 이미 깨끗한 사람이 더 깨끗하게 되는 데 소용될 것이다."


예수께서는 무릎을 꿇으시고 가리옷 사람 유다의 샌들 끈을 끌르시고 발을 하나씩 씻으신다. 침대 모양으로 생긴 의자가 발이 바깥 쪽으로 향하여 있도록 돌려 놓여 있기 때문에 그렇게 발을 씻기가 쉽다. 유다는 어리둥절해서 아무 말도 못한다. 다만 예수께서 왼발에 신발을 신기시고 일어나시기 전에 이미 신발을 신긴 오른발에 입맞추려는 몸짓을 하시자 유다가 제 발을 홱 잡아빼다가 신성한 입을 샌들 바닥으로 찬다. 본의 아니게 그렇게 한 것이고, 심한 타격은 아니다. 그러나 내 마음은 몹시 아프다. 예수께서는 미소를 지으시고 "아프셨습니까? 그렇게 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용서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는 사도에게 "아니다, 벗아. 너는 악의를 가지고 그렇게 하지 않았고 나는 아프지도 않다" 하고 말씀하신다. 

 

유다는 예수님을 본다. 남의 눈을 피하려고 하는 탁한 시선이다. 예수께서는 토마에게로 가셨다가 필립보에게로 가시고...식탁의 좁은 쪽을 따라서 사촌 형제 야고보에게 가신다. 그의 발을 씻으시고 일어나시면서 그의 이마에 입맞추신다. 안드레아에게로 가시니, 안드레아는 부끄러워서 얼굴을 붉히며 울지 않으려 애를 쓴다. 예수께서는 그의 발을 씻으시고 어린아이처럼 쓰다듬어 주신다. 그런 다음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의 차례인데, 그는 끊임없이 중얼 거린다.


"오!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숭고하신 선생님, 선생님이 굽실거리시다니! "

 

요한은 벌써 샌들 끈을 끌렀다. 그리고 그의 발을 닦으려고 예수께서 몸을 구부리시자 머리를 숙여 예수님의 머리에 입맞춘다. 그러나 베드로는!...이 의식에 응하도록  그를 설득히키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 선생님이 제 발을 씻으신다구요? 그런 생각은 하지도 마십시오! 

제가 살아 있는 동안 그렇게 하시게 허락해드리지 않겠습니다. 

저는 벌레같은 사람이고 선생님은 하느님이십니다. 각기 제 자리가 있습니다."


" 내가 무엇을 하는지 네가 지금은 이해 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 다음에는 이해할 것이다. 내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어라."


"선생님이 원하시는 대로 무엇이든지 하십시오. 제 목을 베기를 원하시면 그렇게 하십시오. 그렇지만 제발을 씻으시는 것만은 못하십니다"


"오! 나의 시몬아! 만일 내가 네 발을 씻어 주지 않으면 내 나라가 네게 차례가 가지 않으리라는 것을 너는 모르느냐? 시몬아, 시몬아! 네 영혼과 네가 가야 할 그 먼 길을 위해서는 네게 이 물이 필요하다. 나하고 같이 가고 싶지 않느냐?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않으면 너는 내 나라에 가지 못한다."


"오! 찬미하올 주님! 하지만 그러면 제 온 몸을 씻어주십시오! 발도 손도 머리도!"


"너희들같이 목욕을 한 사람들은 몸 전체가 깨끗하니까 발만 씻으면 된다. 발은...사람은 발로 더러운 곳에 간다. 그런데 이것은 그래도 별것이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말했지만 음식과 함께 들어가고 나오고 하는 것이 더럽히는 것이 아니고 길에서 발에 걸리는 것이 사람을 더럽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람의 마음 속에서 은밀히 꾸며지고 무르익어서 거기에서 나오는 것이 사람의 행동과 지체를 더럽히는 것이다. 그리고 더럽혀진 영혼을 가진 사람의 발은 주색과 부정한 관계로 죄악에로 간다...그러므로 발은 사람의 지체 중에서 눈과 입과 더불어...깨끗해야 할 많은 부분을 가지고 있는 첫째였었는데!  그 다음에는 유혹자에 의하여 말할 수 없이 타락하였다! 사람아, 너에게는 악의가 없고 죄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온통 악의와 죄 투성이고 네 부분 중에서 죄를 짓지 않는 것이 없다!"


예수께서는 베드로의 발을 씻으시고 입맞추신다. 그러니까 베드로는 울면서 그 투박한 두 손으로 예수의 손을 잡고 자기 눈에까지 갖다 댔다가 입을 맞춘다. 시몬도 샌들을 벗고 발을 씻으시게 한다. 그러나 그 다음 예수께서 바르톨로메오에게로 건너가려고 하시자 시몬은 무릎을 꿇고 예수님의 발에 입맞추며 말한다.

 

"제몸의 나병을 깨끗하게 해 주신 것처럼 제 죄의 나병을 깨끗하게 하셔서 심판때에 당황하지 않게 해 주십시오. 내 구세주!"


"
시몬아, 두려워 말아라. 너는 하늘 나라 도성에 눈같이 흰 몸으로 가게 될 것이다."


"주님, 저는요? 이 늙은 바르톨로메오에게는 무엇이라고 말씀하십니까? 선생님은 제가 무화과나무 그늘에 있는 것을 보시고 제 마음 속을 읽으셨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무엇이 보입니까? 선생님이 가 있으라고 하시는 곳에 다다를 힘과 시간이 없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 가엾은 늙은이를 안심시켜 주십시오."

바르톨로메오는 매우 흥분하여 있다.


"너도 걱정 말아라. 그때 나는 이렇게 말하였다. '여기 속임수를 품지 않은 참된 이스라엘 사람이 있다' 지금은 이렇게 말하겠다. '여기 그리스도에 어울리는 진짜 그리스도인이 있다' 고 네가 어디 있는 것이 보이느냐고? 진홍색 옷을 입고 영원한 옥좌에 앉아 있는 것이 보인다. 내가 항상 너와 같이 있겠다."


이제 유다 타대오의 차례가 되었다. 그는 제 발 앞에 예수께서 오신 것을 보자 자제하지 못하고 식탁에 올려 놓은 팔에 머리를 숙이고 운다.


"
다정스러운 형제야, 울지 말아라. 지금 너는 누가 힘줄을 하나 잘라 내는 것을 참아 받아야 하는 사람같고, 네게는 그것을 견디어내지 못할 것같이 생각된다. 그러나 이것은 짧은 고통일 것이다. 그리고...오! 너는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행복할 것이다. 네 이름은 유다이다. 너는 우리의 위대한 유다, 거인과 같다. 너는 보호하는 사람이다. 네 행동은 사자와 우르렁 거리는 사자 새끼의 보호하는 사람이다. 너는 불경건한 자들을 찾아낼 것이며, 그들은 네 앞에서 뒷걸음질할 것이고, 부정한 자들은 무서워 떨 것이다. 나는안다. 용맹하여라. 영원한 결합이 하늘에서 우리의 친족관계를 더 긴밀하게 하고 완전하게 할 것이다"


그러면서 다른 사촌 형제처럼 그에게도 입맞춤을 하신다.


"선생님, 저는 죄인입니다. 제게는 안됩니다...."


"마태오야, 네가 전에는 죄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도이다. 너는 내 '목소리들'의 하나이다. 나는 네게 강복한다. 이 발들이 항상 하느님께로 나아가기 위하여 길을 얼마나 많이 걸었더냐!...영혼이 이 발들을 격려하니 이 발들은 내 길이 아니던 일체의 길을 버렸다. 앞으로 나아가거라. 길이 어디에 가서 끝나는지 아느냐? 내 아버지도 되시고 네 아버지도 되시는 아버지의 품에 가서 끝난다."


예수께서는 다 끝내셨다. 수건을 치워버리시고,깨끗한 물로 손을 씻으시고, 옷을 다시 입으신 후 당신 자리로 돌아가셔서 앉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신다.

 

"이제 너희는 깨끗해졌다. 그러나 모두 깨끗해지지는 않았다. 깨끗해지려는 뜻을 가졌던 사람들만 깨끗해졌다"


예수께서 가리옷의 유다를 뚫어지게 바라보시는데, 유다는 못들은 체하며 곁에 있는 마태오에게 그의 아버지가 어떻게 그를 예루살렘에 보내기로 결정하였는지를 설명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이 대화는 비록 대담하지만 마음이 거북할 것이 틀림없는 유다는 침착하게 하는 목적 외에는 쓸데없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세 번째로 공동의 잔에 포도주를 부으신다. 그것을 드시고 마시게 하신다. 그런 다음 노래를 시작하시고 다른 사람들이 합창을 한다. 


"주께서 내 기도의 목소리를 들으시고, 내게 귀를 기울이시기 때문에 나는 사랑한다. 나는 일평생 하느님께 기도드리겠다.. 나는 죽음의 고통에 둘러싸여 있었다"

잠깐 쉬셨다가 다시 노래를 시작하신다.


"나는 믿음을 가졌었다. 그러므로 말을 하였다. 그러나 나는 심한 모욕을 당하였다. 그래서 나는 불안속에서 말하였다. '사람은 누구나 거짓말장이' 라고" 


예수께서는  유다를 뚫어지게 건너다 보신다. 오늘 저녁에는 피곤한  예수님의 목소리가 

"거룩한 이들의 죽음은 하느님 앞에 값진 것이다" 라는 말과 "당신은 내 사슬을 끊으셨습니다.  나는 주의 이름을 부르며 찬미의 제물을 당신께 드리겠습니다" 라고 하는 말을 외치실때는 다시 힘있게 된다. 

시 한번 잠깐 노래를 끊으셨다가 다시 시작하신다. 

 

"만민들아, 모두 주를 찬미하여라. 모든 백성들아, 주를 찬양하여라. 우리 위에 그분의 자비가 확고하여졌고 주의 진리가 영원히 지속되기 때문이다..... 주는 선하시고 그분의 자비는 영원히 지속되니 주를 찬양하여라.."


가리옷의 유다가 어떻게나 음정이 틀리게 노래하는지 두 번이나 토마가 그 힘있는 바리톤 음성으로 음정을 다시 잡아주려고 뚫어지게 그를 바라다볼 지경이다. 다른 사도들도 그를 바라다본다. 왜냐하면 보통은 그의 목소리가 음정이 바르고, 다른 것도 그렇지만 그것을 뽐냈기 때문이라는 것을 나는 알았다. 그러나 오늘 저녁은! 그가 음정이 틀리게 노래할 정도로 어떤 귀절들이 그를 불안하게 하고, 또 어떤 귀절들 중의 강조하시는 예수의 시선도 마찬가지로 그를 당황하게 한다. 그 귀절들 중의 하나는 이렇다. "사람을 믿는것보다 하느님을 믿는 것이 낫다." 또 하나는 " 떠밀려서 비틀거리고 넘어지려고 하였으나 주께서 나를 붙들어 주셨다"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 나는 죽지 않고 살아서 주께서 하실 일을 이야기 하리라" 

 

그리고 끝으로 내가 말하는 이 두 귀절은 배반자의 목에서 목소리가 나오지 못하게 한다.

"집 짓는 사람들이 버린 돌이 모퉁이 머릿돌이 되었다"하는 귀절과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찬미받으소서.!" 하는 귀절이다.

 

성 시를 노래하는 것을 끝마친 다음 예수께서 어린 양을 자르시는 동안 마태오가 가리옷의 유다에게 

"자네 몸이 불편하가?" 하고 묻는다.

 

"아니. 가만 놔둬. 내 걱정하지 말고."


마태오는 어깨를 들썩한다. 말을 들은 요한이 이렇게 말한다


"선생님도 몸이 좋지 않으셔 예수님 무슨 일이십니까? 선생님의 목소리는 병든 사람이나 많이 운 서람의 목소리 같이 약하네요" 

그러면서 머리를 예수님의 가슴에 기댄채 예수님을 꼭 껴안는다.


"선생님은 말씀을 많이 하신 것 뿐이야, 내가 걸음을 많이 걷고 감기가 들린 것처럼 말이야" 
하고 유다가 신경질 적으로 말한다. 그러니까 예수께서는 그 말에는 대답하지 않으시고 요한에게 말씀하신다.

 

"이제 너는 나를 안다..그리고 무엇 때문에 내가 피곤한지도 알고 있다..."


어린 양고기는 거의 다 먹었다. 각 잔에서 포도주를 한 모금씩만 마시고 반대로 열이 있는 사람처럼 물을 많이 마시며 아주 조금밖에 드시지 않으신 예수께서는 다시 말씀을 시작하신다.


"내가 방금 한 일을 너희들이 이해하기를 바란다. 나는 제일 높은 사람이 제일 낮은 사람과 같다고 말했고, 또 육체의 음식이 아닌 음식을 너희에게 주겠다고 말하였다. 내가 너희 정신을 위하여 준 음식은 겸손의 음식이다. 너희는 나를 스승과 주라고 부른다. 그것은 사실이고 그렇게 부르는 것이 옳다. 그런데 스승이며 주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어 주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너희도 그대로 하라고 본을 보여 준 것이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종이 주인보다 더 나을 수 없고 파견된 사람이 파견한 사람보다 더 나을 수 없다. 

이 일들을 알아듣도록 힘써라. 이것들을 알아듣고 그대로 실천하면 복을 받을것이다. 이것은 너희 모두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나는 너희를 안다. 내가 누구를 뽑았는지를 안다. 나는 모두에 대해서 똑같이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말하는 것은 진리이다. 한편 나에 대하여 쓰인 것은 이루어져야 한다. '나와 함께 빵을 먹은 자가 나를 배반하였다

내가 미리 이 일을 일러 주는 것을 한층 더 믿게 될 것이다.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분, 즉  하늘에 계신 거룩하신 아버지를 받아들이는 것이고, 내가 보낼 사람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아버지와 같이 있고 너희가 나와 같이 있기 때문이다...자, 이제는 의식을 끝마치자"

 

예수께서는 다시 공동 잔에 포도주를 부으신 다음 당신도 드시고 또 사도들에게 마시게 하시기 전에 일어나시니 모두가 같이 일어난다. 그리고 아까 불렀던 성시 하나를 다시 부르신다. '나는 믿음을 가졌었고, 그래서 말을 하였다. ..." 그리고 또 하나를 부르시는데 그것은 끝이 없다. 아름답기는 하지만..끝이없다 ! 그 시작과 길이로 보아 나는 그 노래가 시편 제 118편에 있는 것 같다. 그들은 이렇게 노래 부른다. 한 단장을 모두가 부른 다음 돌아가며 각자가 한 귀절을 말하고, 다른 사람들이 함께 한 단장을 노래하고 이렇게 끝까지 계속간다. 끝에 가서는 그들이 목이 마른 것 같으니 지당하다. 예수께서 앉으신다. 눕지 않으신다. 우리처럼 앉은 채로 계시면서 말씀하신다.


"이제 옛날 의식이 끝났으니 새 의식을 거행하겠다. 나는 너희들에게 사랑의 기적을 약속했다. 지금은 그 기적을 행할 시간이다. 이 때문에 내가 이 과월절을 원하였다. 이제부터는 이것이 영속적인 사랑의 의식으로 먹게 될 제물일 것이다. 사랑하는 내 벗들아, 나는 세상에서 산 내 일생동안 너희를 사랑하였다. 

내 아들들아, 나는 너희를 영원히 계속하려고 사랑하였다. 그리고 끝까지 너희를 사랑하기를 원한다. 이보다 더 위대한 것은 없다는 것을 기억하여라. 나는 간다. 그러나 우리는 내가 지금 행하는 기적 덕택으로 영원히 결합하여 있을 것이다."


예수께서는 아직 온전한 빵 하나를 드시고 그것을 포도주가 가득한 잔위에 놓으신다. 예수께서는 빵과 포도주를 바치시고 나서 빵을 쪼개어 열세 몫을 만드시고 각 사도에게 주시며 말씀하신다.

 

"받아 먹어라. 이것은 나의 몸이다. 떠나는 나를 기억하여 이것을 행하여라."


예수께서는 잔을 주시며 말씀하신다.

"받아 마셔라. 이것은 나의 피다. 너희 죄의 사함을 위하여, 또한 너희에게 생명을 주기 위하여 흘릴 내 피속에서 내 피로써 이루어질 새로운 계약의 피이다. 나를 기억하여 이것을 행하여라."


예수께서는 매우 침울하시다. 일체의 미소, 빛과 빛깔의 흔적이 일체 그분에게서 가시었다. 그분은 벌써 임종하는 이의 얼굴이다. 사도들은 가슴 아파하며 예수를 쳐다본다. 예수께서는 "가만히들 있어라, 곧 돌아오마" 하고 말씀하시면서 일어나신다. 

예수께서는 열 세째 빵조각과 잔을 드시고 만찬실에서 나가신다.


"어머니를 찾아가시는 거야" 하고 요한이 속삭인다.


그러자 유다 타대오가 "가엾은 여인!" 하고 탄식한다.


베드로가 가만히 묻는다."어머니가 알고 계실까?"


"어머니는 다 아셔. 언제나 다 아셨어."


그들은 모두가 죽은 사람 앞에서 처럼 아주 작은 소리로 말한다.
"그렇지만 자네들을 정말 믿는가?..." 하고 아직 믿기를 원치 않는 토마가 묻는다.


"그래 자넨 의심하나? 선생님의 시간이 되었어" 하고 제베대오의 야고보가 대답한다.


"오! 나는..." 하고 베드로가 말하려고 한다. 그러나 엿듣고 있던 요한이 "쉬! 선생님이야" 하고 말한다.


예수께서 돌아오신다. 손에는 빈 잔을 들고 계시다. 잔 밑에는 겨우 포도주의 흔적이 남아 있는데, 샨데리야의 불빛을 받아 정말 피 같다. 앞에 잔이 놓여 있는 가리옷의 유다는 그 잔을 홀린듯이 들여다보다가 눈길을 딴 데로 돌린다. 예수께서는 그를 살펴보시는데 몸을 떠신다. 예수의 가슴에 기대고 있기 때문에 요한이 그것을 느낀다. 


"아니! 선생님 떠시네요" 하고 요한이 부르짖는다.


"아니다. 나는 열로 인해서 떠는 것이 아니다...나는 너희에게 모든 것을 말하였고 모든 것을 주었다. 그 이상 더 줄 수가 없었다. 나 자신을 너희에게 주었다."


예수께서는 부드러운 손짓을 하신다. 손이 처음에는 합장이 되어 있다가 지금은 떨어져서 벌어지며 그동안 예수께서는 " 이 이상 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해다오. 이렇게 되었다" 하고 말씀하시려는 것처럼 고개를 숙이신다.


"너희에게 모든 것을 말했고 모든 것을 주었다. 그리고 되풀이 말한다. 새로운 의식이 행하여졌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것을 행하여라. 내가 너희 발을 씻은 것은 너희 스승처럼 너희도 겸손하고 순결하기를 배우라고 그렇게 하였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제자들은 스승과 같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기억하고 또 기억하여라. 너희가 높이 올라갔을 때에도 이것을 기억하여라.제자가 스승보다 나을 수는 없다. 내가 너희 발을 씻어준 것과 같이 너희도 서로 그렇게 하여라. 즉 서로 돕고 서로 존경하고 서로 모범이 되면서 형제같이 서로 사랑하여라. 그리고 깨끗하여라. 하늘에서 내려온 생명의 빵을 먹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 되고, 내 이름 때문에 너희를 미워할  원수인 세상에서 이 빵으로 내 제자로 있을 힘을 너희 안에 가지기 위하여 그렇게 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너희들 중 한 사람은 깨끗하지 못하다.  너희 중의 하나가 나를 배반할 것이다. 그것으로 내 정신이 매우 어지럽다...나를 넘겨 줄 사람의 손이 나와 함께 이 식탁 위에 있는데, 내 사랑도 내 몸도 내 피도 내 말도 되돌아오게 하지 못하고 뉘우치게도 하지 못한다. 나는 그를 위하여도 죽으러 가면서 그를 용서할 것이다."

 

제자들은 무서워서 떨며 서로 쳐다본다. 그들은 서로 의심하면서 유심히 살핀다. 베드로는 그의 의심이 모두 되살아나는 가운데 가리옷의 유다를 뚫어지게 바라본다. 

유다 타대오도 갑자기 일어나 마태오 너머로 가리옷의 유다를 본다. 그러나 가리옷의 유다는 자신만만하다! 그도 마태오를 의심하는 듯이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예수를 똑바로 쳐다보고 웃으면서 묻는다.

 

 "혹 제가 그 사람입니까?" 

 

그는 자기의 정직에 가장 자신만만한 것같이 보이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 이야기가 끊어지지 않게 하려고 그러는 것처럼 보인다.


"네가 그 말을 하는구나. 그 말을 하는 것은 내가 아니고 너다. 나는 네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 왜 너 자신을 네가 스스로 책하느냐? 네 안에 있는 훈계자, 네 인간 양심, 하느님 아버지께서 네가 인간답게 행동하라고 주신 양심에게 물어보고, 그 양심이 너를 비난하는지를 알아차려라. 모든 사람보다 네가 먼저 그것을 알 것이다. 그러나 양심이 너를 안심시키면, 농담으로라도 그 말을 하고 그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저주가 되는 그런 말을 , 그런 생각을 하느냐?"


예수께서는 침착하게 말씀하신다. 예수께서는 어떤 학자가 그의 교실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는 것과 같이 제출된 논문을 증명하듯이 말씀하신다. 마음의 동요가 대단하다. 그러나 예수의 침착으로 그것이 가라 앉는다. 그러나 유다를 가장 의심하는 베드로가 ---아마 타대오도 의심을 하는 모양이지만 가리옷의 유다의 뻔뻔 스러운 태도로 마음이 풀어진 만큼 그것이 덜 나타난다. ---요한의 소매를 잡아당긴다. 

배반에 대하여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예수께 꼭 붙어 있던 요한이 고개를 돌리자, 베드로는 " 그게 누군지 여쭈어보게" 하고 속삭인다. 요한은 다시 이런 자세로 돌아가서 예수께 입맞춤하기 위하여 그러는 것처럼 머리만을 들고 예수의 귀에 대고 속삭인다.

 

 "선생님, 그게 누굽니까?"
그러니까 예수께서도 매우 조용히 그의 머리에 입맞춤하시면서 말씀하신다.

 

"내가 국물에 담근 빵조각을 주는 사람이다."


그러시면서 아직 온전하게 남아 있는 빵을---성체를 세우시는 데 쓰신 그 빵 나머지 말고---집으시어 커다란 한 입거리를 떼어서 큰 접시에 있는 어린 양고기 소스에 담가서 식탁 위로 팔을 뻗으시며 말씀하신다.


" 유다야, 받아라. 네가 이것을 좋아하지."


"선생님, 고맙습니다. 예, 이것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 한 입거리가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고 먹는다. 그 동안 요한은 몹시 놀라서 가리옷의 유다가 고소한 빵을 아귀아귀 먹는동안 그의 소름끼치는 웃음을 보지 않으려고 눈을 감게 될 지경이다.


"됐다! 이제 내가 너를 즐겁게 했으니 가거라"

하고 예수께서 유다에게 말씀하신다.


"여기서는 (이 말은 많을 것을 나타낸다) 모든 것이 끝났으니 시몬의 유다야, 다른데 가서 해야 할 일을 빨리 하여라."


"선생님께 즉시 복종하겠습니다. 그런 다음 게쎄마니로 선생님을 찾아가겠습니다. 

늘 그러신 것처럼 그리로 가시지요?"


" 늘 그러는 것처럼...그리로 간다..그래."


"저 사람의 할 일이 무엇입니까?"하고 베드로가 묻는다. "저 사람 혼자 갑니까?"


"나는 어린애가 아닐세" 하고 유다는 겉옷을 입으며 농담조로 말한다.


"가게 내버려 두어라. 저 사람과 나는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안다" 하고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예, 선생님" 


베드로는 입을 다문다. 어쩌면 동료를 의심하여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손으로 이마를 짚고 곰곰히 생각한다. 예수께서는 요한을 가슴에 꼭 껴안으시고 그에게로 얼굴을 돌리시어 머리에다 대고 속삭이신다


" 지금 당장은 베드로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아라. 쓸데없는 소란이나 벌어질 것이다."


'선생님, 안녕히 계십시오. 친구들, 잘있게" 하고 유다가 인사한다.


"잘 가거라" 하고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그리고 베드로는 " 이사람 잘 가게" 하고 말한다.


요한은  머리를 거의 예수의 가슴에 파묻고 속삭인다.

"사탄!" 

 

예수만이 그 말을 들으시고 한숨지으신다.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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