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홍)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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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가 성화되도록 온전한 기도를 / 예수 성심 대축일(사제 성화의 날) / 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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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17-06-23 ㅣ No.112806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송아지가 어미젖을 갓 떼고 나면 목에 고삐를 매어 끌고 다닌다. 그러다가 얼마쯤 자라면 코를 뚫어서 코뚜레를 걸게 된다. 힘이 세진 송아지를 다루기 쉽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다가 돌 반쯤 지나면 소는 멍에를 메는 훈련을 한다. 처음에는 가벼운 짐을 나르다가 멍에에 익숙해지면 본격적으로 크고 무거운 짐을 나르고 논밭을 간다. 이렇게 일소가 되어 죽을 때까지 워낭을 달고 멍에를 메고 일을 한다. 지금은 거의 사라진 농촌의 풍경이지만 지난날 우리 농촌의 소들은 순하고 충직하게 자신의 멍에를 메고 일생을 하루같이 일하며 살았다. 그리고 죽음을 앞두고서야 코뚜레와 워낭을 떼어 낸다. 이로써 일터와 사람사이에서 떼려야 뗄 수도 없었던 삶에서 해방이 되는 거다.

 

우리 사회에도 이렇게 소처럼 묵묵히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 그들은 소가 코뚜레를 걸고 워낭을 달고 살듯, 자신의 삶의 멍에를 묵묵히 메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이들이다. 이들은 사는 동안은 피할 수 없는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묵묵히 나아간다. 어느 누군가는 요즘은 눈치 빠르고 남을 속이며 약삭빠른 이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이라고 주장도 한다. 그러나 사실은 자기 삶의 멍에를 메고 소처럼 정직하고 우직하게 살아가는 이들이 진실한 삶을 사는 것이리라. 자신의 인연과 사건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겸손하고 온유하게 살아가는 그들이 참으로 하늘나라를 일구어 가는 이들일 게다.

 

오늘 예수 성심 대축일에는 우리 마음의 길에 대해서도 각별히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이성만이 아니라 마음을 통해서도 진리를 알며 진리이신 하느님을 알게 하는 것이 마음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이 늘 하느님을 향하지 않는 것임을 알고 우리 마음이 얼마나 자주 어둡고 무디어 영원한 진리를 깨닫는 데 무력한지를 잘 안다. 마음이 사랑의 질서 안으로 들어올 때 비로소 하느님을 알아본다. 우리 마음의 길이 사랑을 향할 때만이 하느님을 안다는 거다. 하느님 사랑으로 예수 성심을 마음에 품으며 우리 마음도 그 사랑의 질서가 당기는 힘에 깊이 이끌리도록 성체 앞에서 간절히 기도하자. 예수님의 마음은 편안한 멍에이며 제 마음에 미혹과 이기심이 아니라 진리라는 가벼운 짐을 지어 주시리라는 점을 믿기에 그분 앞에 머무는 거다.

 

이렇게 예수 성심 대축일은 예수님을 공경하며 본받는 날이다. 이 축일은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이 지난 금요일로 이는 예수 성심이 성체성사와 관련되기에. 예수 성심에 대한 공경은 중세 때부터 시작하여, 비오 9세 교황 때 전례력에 도입되어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대축일로 지낸다. 그리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 권고로 이 날에 사제 성화의 날로 지낸다. 예수 성심을 닮는 일은 기도와 은총 없이는 불가능하다. 사제는 물론 우리 모두가 성화되도록 그분 깊은 성심을 기리자. 우리는 예수님 사랑을 받는 이다. 이는 우리가 사랑받을 만한 자격이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비록 나약하고 보잘것없지만, 끝없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분께 우리 자신을 온전히 내맡기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http://blog.daum.net/big-l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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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성심 대축일,사제 성화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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