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7일 (수)
(백) 부활 제3주간 수요일 아버지의 뜻은, 아들을 본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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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단 한 사람으로 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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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애 [ji5321] 쪽지 캡슐

2017-05-21 ㅣ No.112154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단 한 사람으로 인해" 

‘한 사람 바뀐다고

뭐 대단한 변화가 있겠는가?

단 한 사람으로 인해

천지가 개벽하겠는가?’

 했었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매일 우리는 두 눈으로

생생하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암송하고 있는

조동화 시인의 명시(名詩)가

유난히 마음에 와 닿는

요즘입니다.

 나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너도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꽃밭이

되는 것이 아니겠느냐

나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나도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은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이 아니겠느냐

 이제 공은

우리 각자에게 던져졌습니다.

진정한 변화는 우리 모두의

지속적인 동참과 적극적인

기여 여부에 달려있습니다.

 이 세상이란 거친 파도를

항해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영원불변의 보호자이신

성령께서 우리 대한민국 호에,

그리고 우리 각자 인생여정에

늘 함께 동반하셔서 진리의 길,

생명의 길로 이끌어주시도록

간절히 기도합니다.

 요즘 계속되는 성경말씀은

 성령에 대한 말씀입니다.

요한 복음사가는 스승

예수님께서 떠나가신

자리에 진리의 성령,

 협조자이신 성령,

보호자이신 성령께서

늘 함께 하실 것임을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 교회 안에서,

그리고 우리 모든 그리스도

신자들의 삶 안에서 성령의

역할은 필수불가결할 뿐만

아니라 아주 중차대합니다.

우리 모두가 꿈꾸는 충만하고

활기찬 영적생활의 원동력은

곧 성령의 현존이요 활동입니다.

 돌아보니 제 수도생활 안에서

가장 부족했던 부분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내 안에, 우리 공동체 안에

항상 현존해계시고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계시는 성령의

현존에 대한 깨어있는 의식!

그것의 결핍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기도생활도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밋밋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영적생활에 대한 의미도

재미도 사라져갔습니다.

영성생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다보니

작은 것에 크게 좌절하고

실망하곤 했습니다.

 따지고 보니 그랬습니다.

성령께서 부재하시면

우리 신앙 공동체는 그저

하나의 집단이요 여인숙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성령의 인도를

받지 않을 때

우리가 행하는

모든 사목활동 역시 그저

지루한 일일 뿐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그리고

우리 공동체에

정말 필요한 것은

진리의 영께서

우리를 인도하시도록

우리 각자의 마음을 활짝

여는 일입니다.

협조자 성령께서 섭리하시고

활동하시도록 우리가 좀

멈추는 것입니다. 성령께서

 우리 삶 안에

분명히 살아 숨 쉬고

계신다는 사실을

확신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큰 위안으로

다가오는 한 가지

실화가 있습니다.

존경하는 우리 시대 대 영성가

헨리 나우웬 신부님께서도

자주 영적 메마름,

성령 부재 체험으로

인해 힘겨워하셨습니다.

 하루는 헨리 나우웬

신부님께서 살아있는

성녀 마더 데레사 수녀님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수녀님 앞에 일대일로 앉자마자

신부님께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속사포처럼 당신 내면의

숱한 문제점들을 줄줄이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헨리 나우웬 신부님의

고민보따리를 오래도록 말없이

듣고 계시던 수녀님께서는

그가 말을 그치자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렇게 짧은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신부님, 고생이 많으시군요.

너무 걱정 마시고 딱 두 가지만

 매일 실천해보십시오.

 첫째, 매일 한 시간 동안

주님을 흠숭하십시오.

둘째, 죄라고 생각되는 일은

절대 하지 마십시오.

그러면 모든 것이

좋아질 것입니다.”

 헨리 나우웬 신부님은

마더 데레사 수녀님의

짧은 충고에 대해 나중에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수녀님의 짧은 한 마디

말씀은 순식간에 제 존재의

중심을 관통했습니다.

그분의 솔직하고 단순한

 한 말씀이 제 불만의

큰 풍선을 터트려버리셨습니다.

 제게는 더 이상 또 다른

그 무엇이 필요치 않았습니다.

저는 즉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분의 말씀은 여전히 제 마음과

정신 안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저는 그 말씀을 일생토록

실천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헨리 나우웬 신부님은

그때 완전히 깨달았습니다.

기도에 대해 강론을 하고

글을 쓰는 것보다 실제로

기도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동시에 공동체 생활에 대해

연구하고 강의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것이 몇 백배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헨리 나우웬 신부님께서는

그 뒤로 매일 한 시간 이상

 꼬박 꼬박 주님의 성체 앞에

앉아 기도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잘 나가던 대학

교수직을 내려놓고

장애우 공동체에

들어가 본격적인 공동체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 뒤로 헨리 나우웬

신부님께서는 전보다 훨씬

더 가깝게 성령의 능동적인

현존하심을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성령께서 우리 인생의

동반자이자 인도자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이

한 가지 있습니다.

헨리 나우웬 신부님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수많은 순례자들에게 그토록

따뜻하고 감명 깊은 영적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마더 데레사 수녀님이셨습니다.

 그런데 그 수녀님 역시

평생토록 강한

하느님 부재 체험,

혹독한 성령 부재 체험에

시달리셨습니다.

살아생전 얼마나 영적

어둠 속에서 힘겨우셨으면

수녀님께서는 이런 말씀까지

 남기셨습니다.

“만일 제가 성녀(聖女)가 된다면

‘어둠의 성녀’가 될 것입니다.”

 그 오랜 영적 메마름과

지독한 영적 어둠과 시련

속에서도 수녀님께서는

매일 주님을 간절히 갈구했으며

매일 그분께 매달리셨습니다.

주님께서 당신의 모습을 끝끝내

보여주시지 않자 가난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 안에서

주님을 찾았고 마침내

그분을 발견했습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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