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홍)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나 바위 성지순례

스크랩 인쇄

강헌모 [kanghmo7] 쪽지 캡슐

2018-10-23 ㅣ No.93787

나 바위 성지순례

                                                                                                                                                           강헌모

 

  오래간만에 충청도 지역을 넘어 타 지역으로 성지 순례를 간다. 이번에 갈 곳은 전북 익산에 있는 나 바위 성지이다. 내가 다니는 성당에 꾸리아 산하 단원들이 그곳으로 성지순례를 간다. 성당에서 신부님의 강복을 받고 관광차 두 대로 출발했다. 모두들 즐거운 모습들이다. 그간 성당에서 열심히 레지오 활동하다가 야외로 나들이 가는 격이니 어찌 즐겁지 않을 수 있겠는가? 차안에서 가면서 시작기도와 묵주기도와 성모찬송을 바치고 레지오 마리애 까떼나를 바쳤다. 기도부터 하고나니 생기가 더 도는 것 같다. 단체기도를 끝낸 나는 묵주기도를 바치며 갔다. 그러니 마음이 편안했다. 일상에서 습관화된 묵주기도이다.

  나 바위 성지는 한국의 첫 사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이 중국에서 사제가 되어 조국에 입국하여 첫발을 디딘 축복의 땅으로 첫 마음의 성지로 불린다. 김대건 신부님은 1845817일 상해 김 가항 성당에서 사제서품을 받으시고, 1845831일 김대건 신부님은 중국 상해에서 페레올 주교, 다블뤼 안 신부, 11명의 한국인 신자들과 함께 목선 라파엘호를 타고 42일 동안 항해 후 1012일 황산포 나 바위 화산 부근에 닻을 내렸다. 나 바위 성당은 대한제국 시대의 성당이다. 1897년 초대 주임이었던 베르모렐(장약술 요셉)신부의 사목 열정으로 1906년 건물을 시공하여 1907년 완공하였다. 성당설계는 명동성당을 설계한 포아넬 신부가 도왔고, 공사는 중국인들이 맡았다. 1917년 목조벽을 벽돌조로 바꾸었다. 한국문화의 특성에 맞게 한옥 목조건물에 기와를 얹은 나 바위 성당 건물은 특히 회랑이 있어서 한국적인 미를 맛볼 수 있다. 성당 내부의 오른쪽 작은 제대 주변에 있는 세례대와 성상들은 중국 남경 라자로 수도원에서 제작한 것으로 성당 건축 때 들여와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성지에서 미사 강론시간에 나에게 찾아온 큰 십자가를 치워 달라기 전에 영적으로 깨달을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기도하라. 고 신부님께서 말씀하셨다. 신앙생활하면서 갑자기 찾아오는 어려움이 많다. 그러면 하느님을 원망하며 왜 저에게 이렇게 큰 십자가를 주셨느냐고 하소연한다. 병이 십자가라면 그걸 받아들일 수 있는 지혜가 되고 가난이 십자가라면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이 올 것이다. 나 바위 성지를 깨닫고 돌아가라.

  영성체 시간에 자칫하면 성체를 모시지 못할 뻔 했다. 앞에 사람들이 성체를 모시러 나가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하다 나중에 가까스로 나가서 성체를 영했다.

  오늘 성지 순례미사에 젊은이들이 많이 와서 반가웠고, 우리 성당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많아서 반가웠다. 사람들은 서로 사랑합니다.’ 하면서 인사를 나누니 더 친근감이 생겨 좋았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는 말씀을 실천하는 것 같아 기뻤다. 신부님 말씀대로 점심이 맛있을 거라는 생각이 맞았다. 점심을 맛나게 먹었다. 밥과 반찬을 남김없이 먹으니 편했다. 수녀님이 떠 주신 미역국도 맛있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단원들의 단체 사진을 찍었다. 안동교구에서 온 사람이 사진을 찍어 주었는데, 그는 충청도에서는 김치를 무어라고 부르냐. 고 하며 안동에서는 짠지라고 한단다. 그래서 짠지하며 사진을 찍게 되어 즐거웠다.

사진촬영을 마치고 십자가의 길 기도를 했다. 나 바위 성당 뒷산을 화산이라고 하는데, 그 등산로를 오르니 성지 뒤에 그런 작은 산이 있다는 거에 대해 만족하게 생각했다. 김대건 신부 소나무를 거쳐 망금정(화산 정상에 지어진 정자)으로 해서 평화의 모후 성모 동산으로 해서 내려왔다. 성모상 앞에서 초 봉헌을 하고 사진도 찍었다. 또 예수님을 품에 안은 성모상 앞에서도 초를 봉헌했다. 경당에 앉아 10분정도 조용히 있으니 마음이 치유되는 듯 했다. 경당 안에서도 성모님께서 예수님을 안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걸 보며 자식에 대한 엄마의 지극한 사랑을 깨닫게 되었다. 아기는 엄마 배속에 있다가 이 세상에 무사히 태어난 것에 대해 감사할일이다.

  나 바위 성지 치유의 경당은 1956년에 건축된 건물로 당시에 진료소와 강당으로 사용 되었다. 수녀님들에 의해 운영되었던 진료소는 단순히 약을 나누어 주는 시약소의 단계를 넘어 소규모 의원 역할을 하였다. 이 진료소는 이 지역의 가난한 주민들에게 의료혜택을 주는 공간이었다.

  기념품 파는 곳에서 한지 손수건을 샀고, 젓갈 파는 곳에서 조개젓갈과 무말랭이를 샀다. 나 바위 성지 순례기념으로 젓갈을 사고 싶었다. 나 바위 성지에 가니 그곳에 가 본 기억이 없는 것 같아 처음 가보는 곳이라는 생각이다. 그곳은 아름다운 성지이며, 성당이다. 더군다나 대형 평화의 모후 성모상까지 있어서 다시 찾고 싶은 곳이라는 생각을 한다. 경당도 다시 찾고 싶다. 나무로 되어 있어서 마음을 좋게 했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은 성체조배 실을 들르지 못했다는 거였다.

청주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전북 익산 나 바위 성지 순례가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

 

                                                                                      2017. 6. 5.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800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