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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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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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kimhh1478] 쪽지 캡슐

2021-01-18 ㅣ No.98833

 

 

 

믿음이란?  
  

문: 본당 교우 중 한 분이 어디선가

 

교육을 받고 오셔서는 다른 분들에게 믿음을 가지라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도 좀 지나치다는 느낌이 듭니다.

다른 교우들도 왠지 개신교처럼 행동한다고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믿음을 가지라고

하는데 왜 다른 사람들이 공감하기보다

거부감을 갖는 것일까요?

 

 

 

답: 하느님께 믿음을 갈구하면서

 

마치 구호처럼 “믿습니다”를 외치는 분들-

외견상으로는 믿음이 강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에게는 여러 가지

심리적 문제들이 믿음이란 말 뒤에 숨어 있기에

다른 분들이 거부감을 갖는 것입니다.

 

우선 이분들은 믿음의 내용이 말과는 달리

 불안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만약 어떤 집 아이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아버지를 믿는다고 소리소리 지른다면

동네 사람들이 그 아이를 정상으로 볼까요?

그리고 그 아버지를 정상으로 볼까요?

 

아버지와 자식의 관계가 좋으면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 믿는 마음으로

조용히 함께할 것입니다. 따라서 “믿습니다”를

외치는 것은 그만큼 하느님이나 자신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는 방증이기에

믿음이 깊은 분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또한 사람은 태생적 한계로 인하여

완전한 믿음을 갖는 것이 불완전한 존재입니다.

심리적 기저에 불안감이 늘 깔려 있는데다

심리적으로 하자가 많은 것이 인간인지라

하느님 혹은 다른 사람, 심지어 자기 자신조차

믿지 못하고 사는 것이 현실이기에

깊은 믿음을 갖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믿음에 대하여 지나치게 강조하는 사람들,

믿음에 대하여 집착하는 사람들의 문제는 무엇인가?

그들은 믿음을 자기 소유물로 여기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들이 믿음에 대하여 말하는 것을 듣다 보면

마치 상인들이 물건에 대해 설명할 때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그들이 믿음을

자기 소유물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믿음에 대한 이야기가 편하게 들리지 않고

마치 약장수가 약을 파는듯한 느낌을 받는 것입니다.

또한 이들이 갖는 믿음은 보편성이 없고

인적 성향을 따르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예컨대 하느님을 믿으면 돈을 많이 번다든지

혹은 건강을 찾는다든지 하는 등의 믿음론은

개인적 결핍 욕구가 믿음으로 포장된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누군가가 좋은 일이 생기면 “그것 봐.

믿음을 가지니까 하느님께서 도와주신 거야!”

하면서 마치 우리에게 일어난 일들이

100% 믿음과 연관된 것으로 논리를 전개합니다.

이것은 인간이 자신이 보고자 하는 것만 보고,

기대한 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욕구에서 나온 말이지 참 신앙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믿음에 대한 비판을 받으면

마치 자신이 모욕을 당한 듯이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것입니다.

믿음에 반하는 반증이 나타나도 수긍하기는커녕

오히려 그 증거에 대해 비판을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믿음에 대하여 집착하고

여러 가지 정황을 믿음이란 단순함으로 개

념화하려고 시도하는 이유는 불안한 마음을

정리하고 싶은 욕구 때문입니다.

 

사람은 자신이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을 때

심리적으로 빨리 상황을 정리하려는 욕구가 올라옵니다.

그래서 더 깊은 생각을 하지 않고

‘하느님의 뜻이야’ 하고 마음을 정리해버립니다.

물론 그렇게 믿음으로 심리적 갈등을 정리하면

일시적으로 편안함이 찾아오기는 하지만

마음 깊은 곳, 무의식 안에서는 그렇게 쉽게 정리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심리적으로 오는 후유증이 적지 않습니다.

의식에서는 정리가 되었지만 무의식이 정리되지 않고

덮이거나 억압된 상태가 되었기에

신경증적인 후유증이 닥쳐서 몸이 아프거나

심리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혼돈을 경험하게 됩니다.

혹은 평소 같으면 하지 않을 일들을

엉뚱하게 하거나 하는 등의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겪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들에 대하여 깊이 숙고하지 않고

마치 자신이 믿음이 약해서 생긴 일이라고

여기거나 혹은 마귀와 같은 악의 세력이 주는

시련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심리적으로

취약해지고 자칫 분열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큽니다.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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