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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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계, 나무로 만들어진 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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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22-05-26 ㅣ No.225173

 

 

중국 주나라 선왕은 닭싸움을 매우 좋아했습니다.

그는 당대 최고의 싸움 닭 조련사 기성자를 불러서는

자신의 닭을 최고의 싸움닭으로 만들라고 부탁했습니다.

 

열흘이 지나자 선왕은 기성자에게 닭싸움을 잘 할지를 물었습니다.

"지금은 한창 사납고 제 기운만을 믿고 있기에 기다려야 합니다."

 

다시 열흘이 지난 후 선왕이 묻자 기성자가 또 대답했습니다.

"다른 닭소리나 그림자에도 달려들 기세니 더 기다려야 합니다."

 

다시 열흘이 지나서 선왕께서 물으시기에 기성자가 대답했습니다.

"아직도 다른 닭을 보면 곧장 눈을 흘기고 기운을 뽐내며 설치되니,

죄송하지만, 기다리신 김에 며칠만 더 기다리셔야만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40일이 막 지났을 때 기성자가 선왕을 찾아가 보고했습니다.

"이제는 다른 닭이 막 소리 지르고 위협을 해도 쉽게 동요하지를 않고

그 덕이 온전하여 평정심이 있어 마치 나무로 만든 닭, 목계와 같습니다.

그러니 다른 닭이 가까이 오지 못하고 보기만 해도 달아나 버리고 맙니다."

 

목계(木鷄)는 움직임이라곤 없는 나무로 만들어진 닭이라는 뜻으로

상대의 도발에도 동요하지를 않고 평정을 유지한 상태를 말합니다.

 

사실 지도자가 되면 유독 조급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하 직원들이 가끔 자신을 욕하고 있는 건은 아닌지

동료 중에서 자신을 제치고 올라오는 사람은 없는지

끊임없이 모든 사안에 의심과 염려로 불안해합니다.

 

영국의 문호 셰익스피어의 말입니다.

매사에 언제나 신중하되 천천히 하라.

빨리 뛰는 것이야말로 넘어지는 것이다.’

 

성경에서 예수님께서 그 바쁘신 와중에도 주무신 일이 단 한군데 나와 있습니다.

장소도 한적한 곳이나 안방이 아닌 거센 돌풍이 이는 호수의 배에서였습니다.

물결이 일어 배 안으로 물이 가득 들이치는데도 그분께서는 주무셨습니다.

겁에 질린 제자들이 곤히 주무시는 예수님을 막 깨우며 강하게 따집니다.

스승님, 저희가 이렇게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하나 들지도 않으십니까?”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바람을 재우시며 호수를 가라앉히시고는 말씀하십니다.

왜 이리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마르 4,35-41 참조)

그렇습니다.

어쩌면 리더는 기성자가 조련한 목계처럼 의연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그 덕이 온전해지며, 조직이 동요 없이 잘 운영될 수 있습니다.

 

한치 앞을 분간 못하는 우리 역시 호수의 저 제자마냥 두려움을 갖지 않으십니까?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그 믿음으로 다만 그분만을 보면서 나아갑시다.

 

그러면 우리역시 저 목계처럼 의연해 질 수가 있고

예수님처럼 온갖 분심 중에도 편안히 잘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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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싸움,목계,기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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