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 2.24 금/ 성사적 만남의 신비를 사는 혼인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스크랩 인쇄

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2-23 ㅣ No.110305




연중 7주 금, 마르 10,1-12(17.2.24)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마르 10,9)





Marriage and divorce






성사적 만남의 신비를 사는 혼인

 

예수님 시대에 율사들은 아내가 풍기문란, 남편이 먹을 음식을 태우는 것, 남편 눈에 거슬리는 모습과 같은 “수치스러운 일”(신명 24,1)이 있으면, 남편이 간단한 소박장 하나로 소박하는 것을 허용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런 비인격적인 이혼을 비판하시면서, 결혼의 신성함과 존엄성을 재확인시켜 주십니다(10,6-9).

하느님께서는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둘이 한 몸이 되게 하시어”(창세 2,24) 서로 변함없이 자신을 온전히 내어 주는 사랑을 심어 주셨습니다. 둘이 한 몸을 이루는 신비는, 하느님께서 육화 안에서 인간과 결합하시는 것에 비길 수 있습니다(오리게네스). 따라서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10,9)고 하십니다.

“그리스도인이 혼인이란 두 그리스도인이 하나의 희망, 하나의 열망, 하나의 규율, 하나의 섬김으로 일치하는 것을 말합니다. 둘은 함께 기도하고, 서로 가르치고 권고하며, 서로 위로합니다. 둘은 하느님의 잔치에서 완전히 동등하고, 환난과 박해 속에서도 완전히 동등하며, 위로를 받을 때에도 그렇습니다. 서로 아무것도 숨기지 않고, 상대방에게 소홀하지도 않으며, 서로에게 짐이 되지 않습니다.”(테르툴리아누스)

남편과 아내가 이런 성스럽고 사랑 가득한 관계를 이루며 산다면 참으로 행복하겠지요. 그러나 화성과 금성에서 온 너무도 다른 남녀가, 성사적 만남을 이어가는 것은 쉽지 않지요. 그러다보니 행복감과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며 사는 부부가 훨씬 많다고 합니다. 성사(聖事)인 혼인을 비성사화 하게 되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어떻게 해야 행복한 혼인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혼인은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선물이요, 거룩한 신비라는 사실을 망각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서로를 하느님의 눈으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며, 고통스러울 때 하느님 안에서 이해하려 하지 않고, 자신의 관점과 기준과 힘으로 접근하는 한, 사랑의 일치는 이루기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하느님의 눈과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보지 않으니, 결국 상대방을 소유하려 하고 지배하려 듭니다. 하느님께서 선물로 주신 절대적 주체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물건처럼 객체화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러니 깊은 인격적 관계가 이루어지지 않고 자신을 앞세우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관계는 성사적 관계가 아니라 상거래가 되고 말 것이 뻔합니다. 내가 죽어 없어질 때까지 계산하지 않고, 모든 것을 주어야 하는데, 그럴 마음은 없고 늘 상대방이 나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그렇게 자기중심적으로 서로를 대하는 한, 사랑의 일치를 이루는 하느님 안에서의 성사적 관계가 되지 못할 것입니다.

혼인의 성사적 신비를 살기 위해 중요한 것은, 서로가 하느님의 사랑의 신비 안으로 들어가고, 거기서 시작하고 서로를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것이겠지요. 좀 더 구체적으로는, 집회서의 말씀처럼 부드럽고 우아한 말로 대하고, 사익을 구하지 않고 역경에서도 변함이 없는 성실성을 지녀야 합니다.

오늘도 각자 하느님을 품고 서로를 하느님처럼 귀하게 여기고 존중하며 사랑함으로써, 혼인성사의 신비를 살도록 힘썼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1,375 2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