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 4.27 목/ 속화된 사회에서의 사랑의 모험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스크랩 인쇄

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4-26 ㅣ No.111690




부활 2주 목, 요한 3,31-36(17.4.27)


“하늘에서 오시는 분은 모든 것 위에 계신다.”(요한 3,31)





The one from Heaven






속화된 사회에서의 사랑의 모험

 

오늘 복음은 “위에서 오시는 분은 모든 것 위에 계신다. 땅에서 난 사람은 땅에 속하고 땅에 속한 것을 말하는데, 하늘에서 오시는 분은 모든 것 위에 계신다.”(3,31)고 말합니다. 하늘과 땅은 엄청난 거리가 있으며, 하느님에게서 오신 예수그리스도야말로 '모든 것 위에' 계심이 선포되고 있습니다. 한계를 지닌 인간과 세상은, 하느님께 속한 상대적인 것일 뿐이라는 것이지요.

하느님께서는, 아드님 예수님을 사랑하시고 모든 것을 그분 손에 내주시며(3,35) 파견하셨습니다. 하느님으로부터 파견 받으신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한량없는 성령을 받아 하느님의 말씀을 하십니다(3,34). 따라서 “아드님을 믿는 이는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그러나 아드님께 순종하지 않는 자는 생명을 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진노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게 될 것입니다.”(3,36)

오늘 복음에서 먼저 성찰할 것은, 절대자와 피조물, 절대적 가치와 상대적 가치의 차이를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인간은 첨단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자신의 손으로 거의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질적 풍요 속에 하느님에 대한 무관심이 확산되고, 신앙생활이 필수가 아닌 선택사항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복음적 가치보다 세상의 다양한 문화와 사상들을 더 매력적으로 받아들이는 시대입니다.

이렇듯 하느님과 복음의 가치가 절대시되지 않고, 자신의 필요에 따라 선택 가능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말하자면 절대적 가치의 상대화가 일상화되어가는 것이지요. 이런 현상을 가리켜 세속화라 합니다. 오늘 복음은 이런 세속화에 빠지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인간과 세상을 있게 한, 존재 자체이신 하느님의 절대성을 무시하면 영원한 생명을 얻지 못하고, 하느님의 진노를 사 비참한 인생이 될 뿐임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참 행복을 바란다면, 신기루처럼 나타났다 사라져버리는 세상의 상대적 가치에 목숨을 거는 착각에 빠지지 말아야 합니다. 내 생명의 기원이요 의미이며, 세상살이의 진정한 혼인 하느님의 사랑과 정의를 외면할 때, 우리는 살아있으나 처참하고 어두운 터널 속에 갇히고 말겠지요. 따라서 하느님을 믿지 않은 채, 자신이 주인이라고 여기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상대적 가치를 절대화하는 세속화 사회에서, 주님께 믿음을 두고 살아가려면 결단과 용기가 필요합니다. 영원한 생명과 행복을 바란다면, 상대적 가치를 버리고, 절대 존재요 가치인 하느님을 선택하는 결단을 내려야만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과 그분과의 만남을 삶의 첫자리에 두고, 인간과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시어, 십자가에 목숨을 바치신 예수님을 온 마음과 힘을 다해 따라야겠습니다.

한계와 나약성을 지닌 인간은 누구나, 매순간 믿음과 불신, 생명과 죽음, 하느님과 세상, 복음의 절대 가치와 세상의 가치 사이에서 선택과 결단을 해야만 하는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육의 본성에 길들여져 있고, 눈에 보이는 것들에 더 쉽게 반응하는 인간이,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선택하고 믿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요.

그럼에도 오늘 우리는 불확실과 불안정, 부조리와 불의의 한복판 저 깊은 심연에서, 끝까지 우리와 함께하시며 사랑해주시는 주님께 우리 자신을 내맡겨야겠습니다. 왜냐하면 비록 헤아릴 수 없고 만질 수 없지만, 우리를 내신 생명의 하느님께 되돌아갈 때에만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며, 진정 사랑의 사람이 되어 행복 안에 머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활은 이렇듯 상대적 가치를 뚫고 하느님을 선포하는 사랑의 모험입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4,575 2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