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이야기
- 유전자 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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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947 이숙희 [srlidia] 스크랩 202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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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던 생물 하나
만들어 보리라고
하느님 마냥
나도 없던 거 하나
만들어서
내 맘대로 세상을
만들어 보겠다고
기껏 염기 서열
가위질 해서
눈에도 안 보이는
작은 무엇
하나 만들어 세상을 뒤집으면
온 세상이
내 손 안에서 노느니라
이리 큰 소리 쳐 봐도
하느님은
당신의 일을 하신다
묵묵히
네가 염기 서열을
안 바꿔도
그 작은 아이는 저 혼자
저 사는 세상에 적응하나니
내가 너를 가여이 여겨
건져 올리지 않으면
너는 네가 만든
그 작은 아이 때문에
죽임을 당할 것이다
너를 내가 살려 주랴?
내가 만들었으나
나를 향해
칼부림 하는
이 작은 미생물보다도
더 작은
내 아이야...
너로 인해
수억이 희생될지라도
나는 너를 버리지 않으리니
사실
죽든 살든
내 사랑하는
내 자녀들은
내 큰 가슴 안에서
늘 나를 떠나 본 일이
없기 때문이란다
너도 이 큰 가슴에
들어 오련?
늘 내게
피 맺힌 아픔을 주던
십자가 위에서도
미워할 수 없었던
내 아이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