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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3월 연장근무 200시간”...공무원들은 지금 ‘코로나19 전쟁’

97073 이바램 [good79] 스크랩 2020-04-01

이승훈 기자 lsh@vop.co.kr
발행 2020-03-31 23:46:12
수정 2020-04-01 00: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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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과천시보건소 관계자가 선별진료소에 설치된 음압실에 들어가 검사대상자 검체를 채취하고 있는 모습.
30일 과천시보건소 관계자가 선별진료소에 설치된 음압실에 들어가 검사대상자 검체를 채취하고 있는 모습.ⓒ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공

“6살·8살 딸이 둘인데, 돌볼 사람이 없어서 마음이 편치가 않아요. 남편도 여기 행정직이거든요.”

30일, 과천시보건소 앞 선별진료소에서 만난 보건소 관계자의 말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진 뒤로 제시간에 퇴근해 본 적 없는 그는 업무에 대한 긴장감·스트레스도 높았지만, 아이들에게 더 신경이 쓰이는 듯했다. 부부가 모두 보건소에서 간호·행정 일을 하다 보니, 집에서 부모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걱정스러웠던 것이다.

이날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과천시지부와 함께 과천시청과 과천시보건소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일하고 있는 공무원노동자들을 만나,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어떻게 일을 하고 있는지 들었다. 당초 취재요청은 2주 전부터 했으나, 능동감시 대상이 줄고 코로나19 사태가 조금 안정화된 지금에서야 취재에 나설 수 있었다.

앞서 지난 2월 27일과 이달 6일, 전주시청 故 신창석 주무관과 성주군청 故 피재호 사무관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애쓰다가 쓰러져 숨지는 등 과로로 쓰러지는 공무원들이 잇따랐다. 다행히도 3월 중순을 넘어가면서 국내 코로나19 사태는 점차 안정세를 취해갔다. 거기엔 고통을 분담한 시민의식도 한몫했지만 밤낮으로 뛰었던 의료진과 공무원노동자들의 희생도 있었다. (관련기사:코로나 사투 중 故신창섭·피재호 공무원 떠나보낸 동료들의 눈물)

코로나19 안정세를 취해가는 현재, 공무원노동자들은 여전히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과천시·보건소 관계자들은 “신천지 집단감염 이후, 좀 괜찮아졌다”면서도 “그런데 최근 유학생들이 국내로 돌아오면서 다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과천시청 옥상에서 보이는 신천지 시설
과천시청 옥상에서 보이는 신천지 시설ⓒ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공

집단감염 치른 공무원들, 다시 전쟁 준비

먼저 과천시 청사 옥상에 위치한 노조 사무실에서 과천시지부 관계자들을 만났다.

노조 사무실 앞 쉼터에선 과천시가 훤히 내려다보였다. 멀리 높은 건물들 사이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본부가 있는 건물도 눈에 들어왔다. 과천시엔 신천지 본부뿐만 아니라 신도들이 머무는 숙소와 교육관 등이 있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도 과천시에 살고 있으며, 코로나19 검사도 과천시보건소에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가 신천지 교인을 중심으로 확산됐을 때 과천시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인구 6만이 안 되는 작은 도시지만, 노령인구가 많고 신천지 본당까지 있다 보니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지역사회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과천시에 사는 신도도 1천명이 넘었다.

아니나 다를까, 서울 서초구에서 확진을 받은 환자가 지난 2월 16일 과천시 본당에서 열린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천시와 보건소는 당일 예배에 참석한 신도들에 대해 14일간 자가격리 지침을 내리고 1대1 능동감시에 들어갔다. 시·보건소 공무원 전원이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1천명이 넘는 인원에 대해 검사를 빠르게 시행했어야 했기에,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설치했다. 검사대상자에겐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를 걸어 상태를 확인하고 검사를 유도했다. 일부 능동감시 집단에 대해선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밤낮으로 자가격리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또 확진자가 발견될 때마다 전담팀을 꾸려 방역을 실시했다. 과천시민 대상으로 마스크를 분배하기도 했다.

그 결과, 현재까지 과천시에서 확진을 받은 코로나19 감염자는 6명에 그쳤다. 30일 기준 총 1794명에 대해 검사를 진행했고, 1788명이 음성판정을 받았다. 확진판정을 받은 6명 중 4명은 완치돼 격리 해제됐고, 2명은 아직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과천시재난안전대책본부
과천시재난안전대책본부ⓒ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공

과천시에서 가장 최근 확진을 받은 확진자는 지난 25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에서 입국한 20대 여성 A 씨였다. 과천시는 27일 이 사실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이동경로를 시간대별로 공개했다.

과천시가 공개한 A 씨의 이동경로는 인천공항-공항리무진버스-택시-자택-보건소-자택이었다. A 씨는 3월 25일 오후 4시30분경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도보를 이용해 터미널까지 이동했고, 공항리무진버스를 타고 이수역까지 이동했다. 오후 8시22분쯤 마스크를 쓴 채 택시를 탔고, 8시45분쯤 집에 도착했다. 보건소엔 다음 날 12시45분쯤 들려 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27일 새벽 4시35분 양성판정을 받고, 오후 3시쯤 구급차를 통해 격리 입원했다.

선별진료소에서 만난 과천시보건소 관계자는 “현재 검사대상자는 코로나19 발병국가에 다녀온 해외입국자,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된다는 의사소견서를 갖고 있는 분, 그리고 국내 감염으로 역학적인 연관이 있는 분”이라며 “이분들에 대해선 일일이 전화를 하는 등 증상이 있든 없든 2월 이후(3월부터) 입국했으면 와서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엔 차량이 없는 해외입국자를 대상으로 경기도와 각 시·군이 공항리무진버스와 관용차량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자가용이 있는 경우 외부접촉 없이 곧바로 자택으로 이동해 자가격리가 가능하지만, 자가용이 없는 경우엔 A 씨처럼 택시 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자칫 대중교통을 통한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경기도와 각 시군이 공항리무진버스와 관용차량을 지원하는 이유다.

덕분에 해외입국자는 경기도가 18개 거점지역까지 운행하는 공항리무진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이후엔 범계역 등 거점지역에서 각 시·군이 운행하는 차량에 탑승해 보건소와 집까지 이동하면 된다. 권오택 안전총괄과장은 “증상이 없더라도 감염이 돼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접촉면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시·군에서 차량을 하루에 6회씩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0일 과천시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관계자들이 서로 보호복 가운을 교체해 주고 있는 모습.
30일 과천시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관계자들이 서로 보호복 가운을 교체해 주고 있는 모습.ⓒ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공

보호구 착용, 하루 270명 검사
일부 시민, 과도한 불안·우려로 민원
3월 연장근무만 100~200시간

공무원노조 과천지부 전승록 지부장과 최승혁 사무국장 등 노조 관계자들과 선별진료소와 상황실 등 현장을 둘러봤다. 시·보건소 노동자들은 신천지를 통한 집단감염 사태가 잡히면서 크게 부담을 덜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코로나19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었다. 일부 교회가 정부 및 지자체 권고를 무시하고 실내집회를 강행하고, 해외 국가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이를 피해 입국하는 유학생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소 앞 선별진료소엔 간호사 3명이 각종 보호구를 착용하고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온 시민들을 대상으로 검체를 채취하고 있었다.

간호사는 기본적으로 외부 공기를 차단하는 레벨D급의 전신 보호복을 입었다. 보호복 위론 검진할 때마다 버리고 다시 입어야 하는 비닐 소재 가운을 두르고 있었고, 머리와 얼굴엔 비말을 차단하기 위한 고글을 썼으며, 그 안으론 숨쉬기도 불편해 보이는 마스크를 썼다. 틈 사이로 머리카락 등이 삐져나오면 안 되기에 보호구를 착용했을 땐 얼굴도 편하게 돌릴 수 없었다.

현장 인터뷰를 위해 약 1시간가량 착용했던 장갑을 벗었더니 손엔 땀이 가득했다. 실제로 3시간 근무를 한 뒤 이를 벗으면 손이 쪼글쪼글해진다고 했다. 간호사들은 이를 착용하고 검진을 받으러 오는 시민들을 만나고 있었다.

과천시보건소 간호사 류 모 씨는 “고글 자체도 머리 혈관을 막고 있는데, 고글과 마스크로 산소 공급도 잘 안 돼, 오래 끼고 있으면 머리가 아프다”라고 말했다.

이런 장비를 착용하고, 많을 땐 하루 270명까지 검사를 했다고 한다. 신천지 집단감염 사태가 터졌을 땐 거의 매일 100명~200명가량의 인원을 아침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상대해야만 했다. 당시엔 시·보건소 직원 전원이 투입되다시피 했다. 류 씨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을 할 순 있는데, 집에 돌아가면 후유증이 컸다”라고 말했다.

완전무장한 보건소 관계자
완전무장한 보건소 관계자ⓒ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공

검사업무만 하면 되는 것도 아니었다. 불안감에 몰려든 시민들은 시·보건소 공무원들을 탓했다. 검사대상이 아니고, 증상도 없음에도 “왜 검사를 안 해 주냐”며 실랑이를 벌이는 이도 있었다고 한다. “개인정보 보호는 똑바로 하고 있는 거냐”, “간호사 중 감염자 있어서 나한테 옮는 거 아니냐” 등 똑같이 불안에 떨고 있는 공무원노동자들에게 화를 쏟아내는 이도 있었다고 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충분히 설명해 드려야 하는 건 우리 몫”이라면서도, 고통스러운지 한숨을 내쉬었다.

확진자 이동경로를 공개할 때도 시·보건소 상황실 공무원들은 민원전화에 시달렸다. 시·보건소 나름대로 지침과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개 가능한 조사내용을 최대한 밝힌 것임에도, 일부 불안한 시민은 확진자가 사는 아파트 동까지 공개하길 원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다 오픈하면 좋지만, 공개가 불필요한 부분도 있다”며 “보통 특정 시간과 장소 등을 상세히 공개하는 경우엔 누가 접촉했는지 확인이 안 될 경우인데, 이미 접촉자가 모두 밝혀지고 더 이상 피해가 없다고 판단이 들면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진료소는 3시간씩 3교대로 운영됐다. 3시간 근무 섰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 뒤에야 본연의 업무를 시작했다.

대부분의 공무원 노동자들이 평소보다 최소 1시간 이상 일찍 출근했다. 매일매일 바뀌는 지침을 숙지해야만 했고, 진료소 문을 열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도 많았다. 퇴근시간도 늦어지긴 마찬가지였다. 보건소 공무원들은 주기적으로 동향보고를 해야 했고, 시 안전총괄과는 각 부서 및 보건소에서 보고한 내용을 취합·정리해야 했다. 안천총괄과 직원들의 경우 오전 8시30분 국무총리 주관 영상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늦어도 8시엔 출근했다. 팀장급들은 더 일찍 출근했다. 이 과정에서 민원 전화를 받거나, 방역 현장에 나가고, 역학조사를 하러 출동하는 건 덤이었다.

주말에도 출근했다. 최근 주말 당직근무에 지원했던 전승록 지부장은 “(인터넷예배 등 권고를 무시하고) 실내예배를 강행하는 교회에 나가 행정지도를 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비상근무를 할 땐 전원이 주말에도 출근했지만, 현재는 당직개념으로 주말당직을 나눠서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탓에 보건소상황실 팀장, 안전총괄과 팀장 등은 3월 연장근무가 200시간을 넘었다. 그 외에도 대다수 시·보건소 공무원의 3월 연장근무는 100시간을 넘었다고 한다.

권 과장은 “지역감염이 심각했던 대구가 아니더라도, 시스템은 다 똑같다”라며 “(지역감염이) 심하지 않은 우리 지역이라고 안심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준비하고 대비해야 할 일도 많았다. 권 과장은 “시내 10개 학교에서 열화상카메라를 요구해서 준비하고 있다. 또 불시에 발생할 일을 대비해 마스크도 2만개를 비축해 놨고, 개학을 대비해서 반별로 제공할 수 있도록 온도계 등도 준비하고 있다. 시 상황실에서 일하고 있는 동사무소 직원들은 총선 준비도 해야 하기에 4월엔 돌려보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30일 과천시보건소 앞 선별진료소에서 진료소를 찾은 시민의 열을 재는 보건소 관계자들.
30일 과천시보건소 앞 선별진료소에서 진료소를 찾은 시민의 열을 재는 보건소 관계자들.ⓒ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공

“쓰러지는 공무원 위해서도…관심필요”

이들 공무원에 대한 보상은 민간기업과 비교하면 40% 수준도 안 되는 연장근무 수당이 사실상 전부였다.

권 과장은 “시장님도 그렇고, 주말에도 매일 나오는 부시장님, 시·보건소 직원들 모두 고생하고 있는데 공무원으로서 숙명 같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 지부장도 “돈 보고 일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이 사태가 종식되길 바라는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과로로 쓰러진 공무원노동자들 관련해서도, 권 과장은 “시민들을 위해 일하다가 쓰러진 것 아닌가”라며 “시민뿐만 아니라, 이분들을 보호할 수 있는 것들을 마련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야지 마음 놓고 봉사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 등에선 ‘코로나19 사태 대응 및 4.15총선 선거사무 관련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이 열렸다. 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에 “코로나19 대응 공무원노동자의 안전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밤낮없이 비상근무로 월 초과근무가 200시간이 넘는 노동에 시달리며,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는 공무원노동자에 대한 사기 진작 및 안전대책 마련은커녕 초과근무수당 부당수령 가산징수액을 2배에서 5배로 확대하고 중징계처분을 내리겠다는 등 낡은 군기잡기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코로나19 비상대응 체제에서 치러지는 4.15총선에 대한 대책이 소홀한 상황”이라며 정부와 선건관리위원회에 자가격리자 투표 방안, 투표소 안전대책, 선거사무 종사자 및 방역인력 수급 방안, 투표소 긴급상황 시 대처방안 등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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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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