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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4년 4월 23일 (화)부활 제4주간 화요일아버지와 나는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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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타향 땅이 고향 같고 고향이 다 타향과 같습니다. 우리는 지상에 살고 있으나 하늘의 시민입니다!)

135686 김중애 [ji5321] 스크랩 2020-01-29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타향 땅이 고향 같고 고향이 다 타향과 같습니다.

우리는 지상에 살고 있으나 하늘의 시민입니다!

아쉬움 반, 설렘 반의 마음으로,

또 다른 떠남을 위해 짐을

꾸리고 있는데, 한 수도자의 글이

제 눈에 쏙 들어왔습니다.

우리는 각자 자기 고향이 있으면서도

마치 타향살이 나그네와 같이 삽니다.

시민으로서 모든 의무를 수행하지만

나그네와 같이 모든 것은 참아 받습니다.

타향 땅이 고향 같고

고향이 다 타향과 같습니다.

우리는 지상에 살고 있으나

하늘의 시민입니다.” 수시로

보따리를 싸서 정처없이 떠나야 하는

고달픈 삶이 저희 수도자들의 삶이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얼마나

행복한 삶인지 모릅니다.

여기도 내 집이지만 거기도 내 집입니다.

발길 닿는 모든 곳이

나의 집이요 너의 집입니다.

따지고 보니 떠남은 참으로

큰 축복입니다.

만일 우리가 언제까지나

지금 이곳에 집착한다면,

언제까지나 우리가 지니고 있는

이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면,

우리 삶은 언제나 제자리일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작은 떠남의 순간은

영원한 떠남인 우리의 마지막 날을

준비하는 행위이기에 삶의 여러 순간

가운데 아주 소중한 순간입니다.

떠남의 순간이 있기에 우리는 보다

겸손해질 수 있습니다.

안주와 편리에 길들여진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다시금 과감히

길 떠나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매일의 작은 희생과 양보,

기쁘게 물러남, 십자가의 수용 등을

통한 일상적인 떠남에도

보다 익숙해져야겠습니다.

우리 수도자들에게 있어 떠남은

슬픔과 아쉬움의 순간이기보다는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 은총의

순간입니다. 보다 자주,

보다 미련 없이 떠나는 사람에게 있어

삶은 언제나 경이로움이며 새로움입니다.

본격적인 공생활을 시작하신

예수님께서도 발길 닿는 곳 마다

놀라운 기적과 업적을 드러내시자,

군중들은 집요하게 그분을 따라다니며

그분을 붙잡았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분을 왕으로

추대하고자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놀라운 일을

행하신 다음에는 즉시 물러나셨습니다.

또 다른 곳을 향해 아무런

미련도 없이 떠나가셨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을 버려두신 채

다시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가셨다.”

(마르코 복음 813)

떠나야 할 순간이 왔을 때,

아무런 미련도 집착도 없이,

훌훌 털고 초연히 떠나가는

수도자들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릅니다.

떠나야 할 순간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미적미적 대는 모습은 또 얼마나

서글픈지 모릅니다. 지난 삶의

모든 것은 하느님 자비에 맡겨드리고,

또 다시 펼쳐주실 미래를

흥미진진하게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떠나가야겠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떠남이 있어야,

새로움이 시작됩니다. 떠나지 않고

한곳에만 계속 머물고자 할 때,

일취월장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떠남을 통한 사라짐,

결국 소멸은 아름다움의 대모(代母)입니다.

서녘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사라져가는

석양을 바라보십시오.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습니다.

사라지는 뒷모습이 슬프기도 하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곱고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혈육의 정을 단호히 끊고

먼 길 떠나가시는 예수님을

바라보면서 다시 한 번 우리들의

인생도 생각해봅니다.

우리들의 인생길, 신앙생활,

어찌 보면 나그네길입니다.

늘 떠나야 합니다.

보다 향상된 삶을 향해,

보다 본질적인 삶을 향해,

보다 가치 있는 삶을 향해,

보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그 길을 향해 부단히 떠나는 것이

신앙생활입니다.

역설적이게도 고통의

근원은 소유입니다.

소유에 대한 집착이 번뇌의

출발점입니다. 인연에 대한 과도한

집착도 슬픔의 근원입니다.

철저하게도 모든 것을 버린

예수님, 그토록 정겨웠던 인연마저도

훌훌 털어버린 예수님이셨습니다.

세상 모든 것, 세상 모든 사람을

소유하기 위해 가진 모든 것을

다 버린 예수님이셨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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