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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4년 4월 17일 (수)부활 제3주간 수요일아버지의 뜻은, 아들을 본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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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두 고아 (마리아와 마티아)

11651 박현희 [yesyes] 스크랩 2019-02-09


나는 비가 오는 어둠침침한 날의 메론 호수를 본다....진흙탕과 구름, 적요와 안개, 지평선이 구름 속으로 사라진다 헤르몬 산맥은 낮게 깔린 구름층에 묻혀있다. 그러나 요르단강은 이 고원지대의 호수에서 빠져나가 더 큰 다른 호수, 즉 겐네사렛 호수에 물을 대준다.  점점 더 음산하게 비가 오는 저녁 어두움이 내려오는데, 예수께서는 메론호수 아랫쪽에서 요르단강을 건너지르는  길로 걸어가시며, 어떤 집으로 가는 오솔길로 들어가신다.....  

 

예수께서 밭사이 작은 길로 지나가는 것이 보인다. 씨를 갓 뿌린 뒤처럼 흙이 곱고 빛깔이 짙은 것을 보면 이 밭들은 씨를 뿌린 지가 얼마 안 되는 것 같다. 예수께서는 두 어린이를 쓰다듬어 주시려고 걸음을 멈추신다. 네 살이 넘지 않았을 사내아이와 여덟 살이나 아홉 살쯤 되었을 계집아이이다. 그들이 빛이 바래고 찢어지기까지한 초라한 두 작은 옷을 입고 작은 얼굴은 침울하고 고통스러운 것으로 보아 매우 가난한 어린이들임이 틀림없다. 예수께서는 아무 말씀도 묻지 않으신다. 그들을 쓰다듬는 동안 뚫어지게 들여다보기만 하신다. 그리고는 작은 길 끝에있는 어떤 집을 향하여 걸음을 재촉하신다.

 

시골 집이기는 하지만 손질이 잘 되어있고, 바깥의 지면에서 옥상으로 올라가는 층계가 있는 집이다. 옥상에는 정자같이 올린 포도덩굴이 있는데, 지금은 포도송이와 잎이 없어졌다. 다만 벌써 누렇게 된 마지막 잎만이 매달려 을씨년스러운 가을날의 습기찬 바람 때문에 흔들리고있다. 집의 난간 위에는 구름 덮인 회색 하늘이 예고하는 비를 기다리는 가운데 비둘기들이 구구하고 울고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의 앞장을 서서 집을 둘러싼 작은 돌담에 있는 투박한 격자문을 밀고 타작마당이라고 할 수있을 마당으로 들어가신다.  마당에는 우물이 있고, 한구석에는 화덕이있다. 나는 연기 때문에 벽이 더 어둡게 된 저 광이 화덕인 것으로 짐작한다. 지금은 거기서 나오는 연기가 바람에 밀려서 땅쪽으로 기어간다. 발소리에 어떤 여자가 광 문지방에 나타나더니 예수를 보고는 기쁘게 인사를 하고 알리려고 집 쪽으로 돌아간다.  늙수그레한 살찐 남자가 집 문에 나타나더니 예수를 향하여 급히 온다. 

 

"선생님을 뵙게 되다니 큰 영광입니다!" 

하고 말하면서 예수께 인사를 드린다.
예수께서도 인사를 하신다 

 

"평화가 영감님과 함께 하기를"  

 

그리고 덧붙이신다. 

" 밤이 되어가고 비가 오려고 합니다. 나와 내 제자들을 위해 보호처와 빵을 청합니다."

 

"선생님, 들어오십시오. 제 집은 선생님의 집입니다. 하녀가 빵을 화덕에서 꺼낼 참입니다.
제 양들에게서 나온 치즈와 제 소유지에서 나온 과일들과 함께 그 빵을 선생님께 드리는 것이 대단히 기쁩니다. 어오십시오. 들어오세요. 바람이 습하고 찹니다...."

 
그리고 예수께서 지나가시는 앞에 몸을 수구리고 열린 문을 친절하게 붙잡고 있다. 그러나 곧이어 그가 보는 어떤 사람에 대하여 갑자기 어조를 바꾸어 성을 내며 말한다.

 
"또 네가 여기 왔어? 가라. 네게 줄 건 아무것도 없다. 가란 말이다. 알아들었니? 여긴 떠돌이들이 있을 자리는 없단 말이다..."

 

그리고 입속으로 중얼거린다.

"...그리고 어쩌면 너같이 도둑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은 말이다"

 

애처로운 작은 목소리가 대답한다

 

"나으리, 불쌍히 여겨 주셔요. 제 동생에게 빵 하나만이라도 주셔요. 저희는 배가 고파요..." 

 

화덕에서 활활 타는 불이 등불 역할을 해서 명랑해진 넓은 부엌에 들어가셨던 예수께서 문지방으로 오신다. 예수의 얼굴은 변하였다. 예수께서는 엄하고 슬프게 "누가 배가 고프냐?" 하고 물으시는데 그 말을 주인에게 물으시는 것이 아니라, 말이 없는 타작마당과 잎이 떨어진 무과과 나무와 침침한 우물에 대고 통틀어 물으시는것 같다. 

 

"주님, 제가요. 제 동생과 제가요.
빵 하나만 주셔요. 그러면 저희는 가겠습니다." 

 

예수께서 이제는 밖으로 나오셨다. 점점 더 짙어가는 황혼빛과 다가오는 비 때문에 어두워진 대기 속에 나와 계시다

 
"이리 오너라" 하고 말씀하신다. 

 

"주님, 무서워요." 

 

"오라니까 그러는구나. 나를 무서워하지 말아라." 

집 모퉁이 뒤에서 계집아이가 나온다. 그의 초라한 작은 옷에 그의 어린 동생이 매달렸다. 몹시 무서워하면서 온다. 겁많은 눈길로 예수를 쳐다보고 겁에 질린 눈으로 집주인을 쳐다본다. 집주인은 그 아이를 무섭게 노려보며 말한다.

 
"선생님, 얘들은 떠돌이입니다. 그리고 도둑들입니다. 조금 아까 애들이 압착기 옆을 파다가 들켰습니다. 틀림없이 도둑질을 하려고 들어오려고 했던 것입니다. 얘들이 어디서 왔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 고장 애들이 아닙니다" 

 

예수께서는 그의 말을 들으시는 것 같다. 창백한 작은 얼굴에 땋아내린 머리가 흐트러진 계집아이를 뚫어지게 들여다보신다. 땋아내린 두 갈래 머리가 귀까지 내려와있는데 머리끝은 헝겊 두 조각으로 잡아맸다. 그러나 가엾은 계집아이의 용기를 북돋아 주시려고 미소를 보이신다.

 
"네가 도둑질을 하려던 것이 사실이냐? 바른대로 말해라." 

 

"아닙니다. 배가 고파서 빵 한조각을 달라고 청했는데, 주지 않았습니다. 기름을 바른 빵 껍질이 저기 압착기 곁에 땅에 떨어져있는 것을 보고 그것을 집으러 갔습니다. 주님, 배가 고파요. 어제는 빵 한 개만을 받았어요. 그걸 마티아를 주려고 두었었어요. ...사람들은 왜 우리를 엄마와 함께 무덤에 묻지 않았어요?" 

 

계집아이는 슬퍼서 울고 동생도 누나와 같이 운다. 

"울지 말아라." 

 

예수께서는 계집아이를 쓰다듬으며 위로하시고 당신께로 끌어당기면서 말씀하신다. 

 

"대답해라, 어디서 왔니?" 

 

"에스드렐론 평야에서 왔어요" 

 

"그리고 여기까지 왔단 말이냐?" 

 

"그렇습니다. 주님. 

 

"네 엄마가 죽은 지가 오래 됐니? 그리고 아버지는 있니?" 

 

"아빠는 추수할 때에 일사병으로 타 죽었어요...." 

그러면서 더 운다. 

 

"너는 친척도 없니?" 

 

"우리는 아주 멀리서 왔어요! 우린 가난했어요... 

그리고 아빠는  고용살이를 해야 했는데, 이젠 죽었어요. 엄마도 아빠와 같이 죽었구요." 

 

"주인이 누구였는데?" 

 

"바리사이파 사람 이스마엘이요" 

 

"바리사이파 사람 이스마엘!... (예수께서 이 이름을 되풀이 하시는 방식을 나타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네가 스스로 나왔니, 그렇지 않으면 그사람이 내 쫓았니?"

 

"내쫓았어요. 그 사람은 '길바닥으로 나가라, 굶주린 개 같은 것들' 이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야곱, 당신은 왜 이 어린 것들에게 빵을 주지 않았소?  빵과 양젖 조금과 이들의 피로를 풀어줄 건초 한 줌을?..." 

 

"하지만...선생님...제게는 그저 저 먹을 빵이 있을 뿐입니다...양젖도 별로 없구요...또 이애들을 집에 들인다는 것은....이애들은 떠돌이 짐승과 같습니다. 좋은 얼굴로 대해주면 떠나지를 않습니다..." 

 

"그래 당신에게는 이 두 불행한 아이들에게 줄 자리와 빵이 없단 말이오? 야곱, 당신이 정말 그런 말을 할 수있소? 풍성한 추수와 포도주, 많은 기름, 수많은 과일 때문에 올해에 당신의 토지는 그 소출로 인해서 유명하게 되었소. 당신 아직도 기억하시오? 작년에는 우박이 당신 재산을 망쳐 놓아서 당신은 목숨의 불안을 느끼고 있었소... 그때 내가 와서 빵을 청했었소...당신은 어느 날 내가 말하는 것을 듣고 나를 충실히 따르고 있었소....그리고 당신의 고뇌 중에서도 당신의 마음과 집의 문을 열어 내게 빵과 기거할 곳을 주었소. 그리고 이튿날 아침 나가면서 내가 뭐라고 말했소. '야곱, 당신은 진리를 깨달았습니다. 항상 자비를 베푸시오 그러면 자비를 얻을 것입니다.  당신이 사람의 아들에게 준 빵의 대가로 이 밭들이 당신에게 풍부한 밀을 줄 것이고 마치 이 밭에 바다의 모래알들이 있듯이 가득 찰 것이고 올리브나무들은 올리브로 뒤덮일 것이며 당신의 사과나무들은 사과의 무게로 가지가 휠 것입니다.' 하고 말했소. 당신은 이 모든 것을 받았고, 그래서 올해는 당신이 이 지방에서 제일 부유한 사람이 되었소. 그런데 당신이 두 어린 아이에게 빵을 거절하는구려!...." 

 

"하지만 선생님은 선생님이셨습니다..." 

 

"바로 나는 선생님이었기 때문에 돌을 가지고도 빵을 만들 수가 있었소. 이 어린 것들은 그렇게 못하오. 이제 나는 당신에게 말하오. 당신은 새로운 기적을 보게 될 것이고, 그 때문에 고뇌를 겪게 될 거요. 큰 고뇌를...그러나 그때에는 가슴을 치면서 '나는 이렇게 당해 마땅하다' 고 말하시오." 

 

예수께서 어린이들에게 "울지 말고, 저 나무에 가서 과일을 따오너라" 하고 말씀하신다. 

 

"그렇지만 저 나무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주님" 

하고 계집아이가 반대를 한다. 

 

"가봐라." 

 

계집아이는 가더니, 옷을 올려서 아름다운 빨간 사과를 가득 담아 가지고 돌아온다. 

 

"먹어라, 그리고 나를 따라오너라." 


그리고 사도들에게 말씀하신다.

"이 두 어린 아이를 쿠자의 요안나에게 데려다 주자. 요안나는 받은 은혜를 기억할 줄 알고, 또 자기에게 자비를 베풀어 준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자비를 베푼다. 가자." 

 

그 사람은 깜짝 놀라고 자존심이 상하여 용서를 받으려고 해본다. 

 

"선생님, 밤이 되어 갑니다. 그리고 길을 가시는 동안 비가 올지도 모릅니다. 제집으로 들어오십시오. 

하녀가 빵을 화덕에서 꺼낼 참입니다. 저애들 줄 것도 선생님께 드리겠습니다." 

 

"소용없소. 당신은 그 빵을 사랑으로 주지않고, 순전히 약속된 벌이 무서워서 줄 거요." 

 

"그러면 이것은 (그러면서 처음에 아무것도 없던 나무에서 따다가 굶주린 두 아이가 아귀아귀 먹고있는 사과들을 가리킨다) 

 

" 이것은 그 기적이 아니란 말씀입니까?" 

 

"아니오"

예수께서는 매우 엄하시다.

 

"아이고! 주님, 주님, 저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저는 깨달았습니다.! 주님은 제 추수를 통해서 저를 벌하려고 하시는군요! 주님,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나보고 '주님' 이라고 말하는 사람 모두가 나를 차지하지는 못할 것이오. 사랑과 존경을 보이는 것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행위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오. 당신이 가진 만큼 동정을 받을 것이오." 

"저는 주님을 사랑합니다."

 
"그것은 사실이 아니오.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오. 이것이 내 가르침이기 때문이오. 당신은 당신 자신밖에 사랑하지 않소. 당신이 내가 가르친대로 사랑하면 주님이 다시 올 거요. 지금은 나는 가오. 내 머무름은 선을 행하고 슬퍼하는 사람들을 위로하는데 있고, 내가 고아들의 눈물을 씻어 줄 때에 있소. 암탉이 방어 능력 없는 병아리들을 날개를 펴서 보호하듯이 나도 마찬가지로 고통을 당하고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들 위에 내 능력을 발휘하오. 얘들아 가자. 너희들은 곧 집과 빵을 얻을 거다. 야곱, 잘 있으시오."

 
그리고 걸음을 걷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으시고, 피로한 계집애를 안게 하신다. 안드레아가 계집애를 안고 그의 겉옷으로 감싼다. 예수께서는 꼬마를 안으신다. 그리고 일행은 울지 않게 된 불쌍한 짐을 안고 이제는 어두워진 작은 길로 해서 떠나간다.  베드로가 말한다.

 
"선생님! 얘들에게는 선생님이 갑자기 오신 것이 큰 행운입니다. 그러나 야곱에게는!...선생님, 어떻게 하실 겁니까?" 

 

"정의를. 그의 곡식광이 가득 차 있어서 오래 갈 터이니까 굶주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파종한 것이 낟알을 내지 않을 것이고, 올리브 나무와 사과나무에는 잎 밖에 없을 터이니까 흉년이 들 것이다. 이 죄없는 어린 아이들은 빵과 집을 내게서 얻은 것이 아니라, 내 아버지에게서 얻은 것이다. 내 아버지는 고아들의 아버지이기도 하시기 때문이다. 수풀 속에 있는 새들에게 둥지와 먹을 것을 주시는 그분이 말이다. 이 아이들은, 또 이 아이들과 더불어 모든 불행한 사람들은 그들의 작은 손에 하느님께서 먹을 것을 놓아 주셨고, 온정이 넘치는 배려로 자기들을  인심좋은 집으로 데려다 주셨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환시가 끝나고 내게는 그로 인하여 크나큰 평화가 남아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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