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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812 이숙희 [srlidia] 스크랩 2020-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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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이 말씀이 무슨 말씀인가 했더니
예수님께서 쓰시는 방법이고
성모님께서 예수님의 첫 제자로서
배워서 재탕하시는 방법이고
옛날 우리 엄마가
늘상 쓰셔서
우리 밑으로 삼남매를
어이 없게 만드셨던 방법이다.
위로 셋
장남과 장녀와
지나치게 천재라서
오히려 더 가슴 아팠던 둘째
이 위로 셋에 휘둘리느라
엄마는 한번도
우리 밑으로 셋을
안양 '뿌루장'에 데려 간다는
약속을 지키신 적이 없다
수원 고모댁에
포도 먹으러 간다는 약속도
지키신 적이 없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고?
예수님은
오늘 밤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너 하나 건져 내고
빚 갚아 주면 되잖니?
예전에 우리 엄마 보다도 더
애처러운 목소리로
말씀하신다.
히오에 가면
풍광 좋은 부자 동네란다
너 거기 가서
건강 회복할 수 있겠지?
내가 너를 이리
족집게로
적시에 집어 내서
살려 주잖니?
내 아들들이 참 이쁘지?
너 보기엔 어떻니?
걔들 보기 민망하지만
너만 고개 돌리면
이리 쉽게
일 끝나는 걸...
나는 예전 울 엄마의 그
미소 아닌 미소짓는
표정이 떠 올라
이 말도 안 되는
예수님의 일방적인 안배에
두 손을 들어 버렸다
오늘.
예수님은 어쩜 이리
경우 없기가
울 엄마를 닮았지?
내가 울 엄마 말 잘 들어서
예수님이 날
이뻐 하셨나 보다.
" 엄마, 저기
아버지 오시면 사는 거 있다..."
이리 돌려 말할 줄 아는
작은 세살 아기가
울 엄마는
참 믿음직스러웠나보다
난 왜 아기 때부터
울 엄마 맘을
그리 잘 읽었을까?
어쨋든
천주께 감사!
해피 엔딩은 늘 좋은거니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