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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양승국 스테파노, SDB(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129152 김중애 [ji5321] 스크랩 2019-04-19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사람 앞에

무력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 가톨릭 신자들에게

침묵’ ‘깊은 강등의 명저(名著)

널리 알려져 있는 엔도 슈사크의

예수의 생애에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에 대해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도 깊이있는 묘사와

성찰이 잘 소개되고 있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예수님의 체포와 수난,

십자가 죽음의 순간에 제자들이

가장 두려워한 것은 스승님의

진노와 보복이었습니다.

스승님의 고통과 수난 앞에

위로하고 동참하기는커녕,

비겁하게도 걸음아 나 살려라!’하고

도망쳐버린 자신들을 향한 그분의

분노가 하늘을 찔렀을 것이고,

하느님 아버지께 엄벌을 내리도록

청하시지 않을까,

두려워 벌벌 떨었을 것입니다.

특히 골고타 언덕 십자가 위에

높이 매달리신 스승님께서

최후의 순간, 과연 어떤 말씀을 하실지,

제자들은 큰 후회와 두려움 속에

전전긍긍해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유다 사회 안에서 임종자가

남기는 마지막 유언은 무척이나

중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은 멀찌감치서, 아니면

베타니아의 라자로 집에서 다들

숨죽인 상태로 스승님 마지막

말씀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입니다.

다들 마음속으로 엄청 걱정도 하고

두려움에 떨고 있었겠지요.

제가 예수님 입장이었다면,

아마 그랬을 것입니다.

아버지! 십자가 밑에서

저를 바라보고 있는 저 인간

군상들 좀 보십시오.

어떻게 저럴 수 있습니까

제가 한 일이라고는 저들을

치유하고 구원하고자 백방으로

노력한 것 밖에 없는데,

어찌 저를 이렇게

다룰 수가 있습니까

지금도 저를 놀려대고 있습니다.

지금도 저를 비웃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자라는 사람들

한번 보십시오.

제가 그토록 제자 교육에

심혈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이거 좀 보십시오.

요한만 빼고 다들 도망갔습니다.

어떻게 이렇수 있습니까

아버지, 저는 비록 떠나가지만,

저 녀석들, 손 좀 봐주십시오.

정신 교육 좀 제대로 좀 해주십시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참으로

뜻밖의 말씀을 십가가 상에서

유언으로 남기십니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 분이 네 어머니시다.”

(요한복음 1926~27)

목마르다.”

(요한 복음 1928)

다 이루어졌다.”

(요한 복음 1929)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주십시오.

그들은 자기들이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나이까

(마태오 복음 2746)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루카 복음 2343)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루카 복음 2346)

다른 사람들을 통해

스승님의 유언을 전해들은

제자들은 그제야

그분이 어떤 분이신지

그분의 사랑은 얼마나 큰 것인지

자신들의 잘못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남김없이

깨닫게 되면서,

대성통곡을 터트리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상에서

분노와 악의에 찬 말을

단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제자들에게 서운한 감정도

표현하지 않으셨고,

군중들이나 제자들에게

벌을 내려달라는 청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벌은 커녕 용서와 구원을

청하셨습니다.

살짝 안개 속에 가리워져 있었던

예수님의 실체는 십자가상

유언을 통해 남김없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났습니다.

그분은 십자가상의 극심한

고통과 혼미한 의식 가운데서도

자신을 버리고 배신한 이들을

사랑하려고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단말마의 고통 가운데서도

하느님 아버지를 굳게 신뢰했고,

그분의 뜻을 이루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며,

침묵과 용서와 구원의

사도직을 실천하셨습니다.

인류 역사상 그 어떤 임종도

이런 임종이 없었습니다.

인류 역사상 수많은 인간들이

남긴 유언들 가운데 이런

유언을 남기고 죽은 사람은

예수님 외에 다시 또 없었습니다.

그분의 유언을 자신의 귀로

직접 들은 백인대장과 몇 명의

목격 증인들은 형언할 수 없는

큰 충격에 사로잡혀 자기도 모르게

이런 고백을 하게 됩니다.

참으로 이 사람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

(마태오 복음 2754)

그리스도교의 신비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능력과 무력함 속에 깊이

숨겨져 있습니다.

참된 주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그분의 무력함을 마음 깊이

수용하고, 거기에 자신의

인생을 거는데서 시작됩니다.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사람 앞에 무력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셨던지, 우리 앞에

가장 무력한 모습으로 나타나셨고,

살아가셨으며,

그렇게 돌아가셨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SDB)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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