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GOOD NEWS 게시판

검색
메뉴

검색

검색 닫기

검색

오늘의미사 (백) 2024년 4월 19일 (금)부활 제3주간 금요일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가톨릭마당

sub_menu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

133989 조재형 [umbrella] 스크랩 2019-11-20

어릴 때의 기억입니다. 우리에게 천자문의 서체를 전해준 한석봉의 이야기입니다. 몇 년 동안 열심히 서체를 배운 한석봉은 드디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이 돌아온 걸 기뻐하면서 이렇게 제안합니다. ‘나는 평생 떡을 만들어 팔아왔단다. 내가 서예를 배웠다니 우리 서로의 실력을 겨루어보자. 네가 나의 떡 써는 실력보다 글을 더 잘 쓰면 나는 너를 진정한 서예가로 인정하겠다.’ 한석봉은 어머니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벼루와 붓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색다른 제안을 추가하였습니다. ‘나는 불이 없는 데서도 떡을 썰어왔다. 그러니 불을 끄고 해보자.’ 한석봉은 어머니의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어둠 속에서도 어머니가 썰었던 떡은 모두 한결같이 똑같은 크기였습니다. 한석봉의 글은 엉망이었습니다. 돌아온 아들이 반가웠지만, 어머니는 다시 공부하고 오라고 합니다. 어머니로부터 새로운 깨달음을 얻은 한석봉은 더 노력하고, 공부하여 빼어난 서체를 우리에게 남겨 줄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일본강점기에 태어나셨고, 한국전쟁을 겪으셨습니다.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하셨습니다. 그러나 신앙의 깊이는 신학을 배운 저보다 더 깊으셨습니다. 이기적인 저에게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눈에 보이는 이웃을 사랑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는가!’ 어머니는 영신수련을 하시지는 않았지만, 영신수련의 핵심을 이미 알고 계셨습니다. 기도는 신학을 배운 저보다 훨씬 많이 하셨습니다. 지금도 가족을 위해서, 외국에 있는 저를 위해서 9일 기도를 하시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손에는 늘 묵주가 있었습니다. 전교도 신학을 배운 저보다 더 많이 하셨습니다. 어머니의 대녀는 수십 명이 넘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대녀들은 어머니와 꾸준히 영적인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저도 가끔 강의하지만, 어머니의 열정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성모님께서 예수님을 선택하신 것이 아니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천사 가브리엘을 통해서 성모님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성자 예수님을 성모님께로 보내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선택하신 것입니다. 성모님께서는 자신을 선택하신 예수님을 사랑으로 돌보셨습니다. 지금 내 곁에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신발, , , 전자제품, 운동기구, 친구, 가족, 이웃들입니다. 이 모든 것들을 제가 선택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저를 선택해 준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선택한 것이라고 하면 애착이 있을 수 있고, 욕심이 생길 수 있고, 상실에 대해 아쉬움이 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나를 선택해 준 것으로 생각하면 감사할 수 있습니다. 제 곁을 떠난다고 해도 속이 상하거나, 아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것은 내 것이라는 틀을 하느님의 것이라는 틀로 바꾸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입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선택하셨다고 믿는다면 우리를 가로막는 많은 벽이 사라질 것입니다. 외롭지만 우주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지구는 하느님의 선물이며, 하느님 나라는 바로 이곳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4 2,313 8

추천  14 반대  0

TAG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로그인후 등록 가능합니다.

0 / 500

이미지첨부 등록

더보기
리스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