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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악과 레베카의 결혼[1]/아브라함[1]/창세기 성조사[33]

136409 박윤식 [big-llight] 2020-02-29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33. 이사악과 레베카의 결혼[1]

 

창세기 전체 50장 가운데에서 이사악과 레베카의 결혼 이야기는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할 정도로 아주 세세한 것까지 매우 구체적으로 전하면서 그 흐름이 참 아름답다. 그리고 고대 근동의 결혼 풍습을 정말 생생하게 전해 주고 있다. 아브라함은 이제 백사십 살로 나이가 무척 많았다. 사라를 멀리 떠나보낸 지 벌써 삼 년이나 되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일마다 아브라함에게 여러 복을 내려 주셨다. 그렇지만 그분께서 약속하신 실질적인 후손을 얻기 위해서는 사십이 된 이사악의 결혼을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되었다.

 

사실 지금 아브라함이 머무르고 있는 그곳 주위에는 그의 친족이라고는 아무도 없다. 아버지 테라는 이미 오 년 전에 하란에서 돌아가셨단다. 하가르에서 얻은 이스마엘은 이집트 며느리를 얻어 어디엔가 살고 있으면서도 내왕조차 없다. 조카 롯은 하느님의 진노로 소돔과 고모라 지역에 내린 유황과 불을 퍼부은 후로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아예 소식마저 끊겼다. 그나마 동생 나호르는 우르를 떠나 지금 아마도 하란 근처에 머무르고 있다는 소식을 얼마 전에도 들었다. 이렇게 그는 진짜 늘그막에 정말 혼자나 다름없는 처지인지도 모르는 생활을 하는 거나 다름없었다.

 

그리하여 아브라함은 자기의 모든 재산을 맡아보는, 집안의 가장 늙은 종을 불러 다짐받듯이 차분하게 일렀다. 주인님 재산을 전체 관리한다는 그 늙은 종은, 자신의 이름도 여기에서는 소개되지 않는다. 그리고 나이가 아브라함보다 많은지 적은지도 잘 모른다. 다만 주인에게 충직한 심복 종일 따름이리라. “네 손을 내 샅에 넣어라. 나는 네가 하늘의 하느님이시며 땅의 하느님이신 주님을 두고 맹세하게 하겠다. 내가 사는 이곳 가나안족의 딸들 가운데에서 내 아들의 아내가 될 여자를 데려오지 않고, 내 고향, 내 친족에게 가서 내 아들 이사악의 아내가 될 여자를 꼭 데려오겠다고 하여라.”

 

언젠가 아브라함은 이사악을 얻기 전에 하느님께 따진 적이 있었다. “주 하느님, 제게 무엇을 주시렵니까 저는 자식 없이 살아가는 몸, 제 집안의 상속자는 다마스쿠스 사람 엘리에제르가 될 것입니다. 당신께서 자식을 주지 않으셔서, 제집의 종이 저를 상속하게 되었습니다”(15,2-3). 이에 하느님께서는 그가 너를 상속하지 못할 것이다. 네 몸에서 나온 아이만이 너를 상속할 것이다”(15,4)라고 일언지하에 거절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 아브라함과 독대하는 이 종이, 당시에 하느님께 아뢴 하란으로 가는 주요 길목에 위치한 다마스쿠스 사람 엘리에제르인지도 모른다.

 

암튼 그 종의 이름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다만 문제는 그 종의 역할이었다. 아들 이사악의 아내 될 여자를 인근 가나안의 여자가 아닌, 자신의 고향에 가 그곳에 사는 친족 중에서 수소문해 꼭 데려오는 것이었다. 이것이 아브라함이 죽기 전에 이루어야 할 마지막 하나 남은 소원인 줄도 모른다. 아브라함이 이렇게 가나안 사람들과의 결혼을 기피하는 또 다른 이유는 종족의 순수한 혈통을 보존하고 우상 숭배의 죄를 막기 위함인 줄도.

 

홀로 유목 생활을 하다시피 하는 아브라함이 이곳에서 자식 농사를 위해 아들 장가보내기가 그리 힘들 경우, 그가 자식을 직접 데리고 고향으로 되돌아가거나 아예 인근의 가나안 여성이라도 데려다 며느리로 삼아야 할 처지였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그는 너무 나이가 들었다. 그래서 그는 이 주요 임무를 데리고 있는 믿음직한 종에게 부탁해, 그의 맹세를 받아서라도 다짐을 받아 꼭 이루고 싶었다. 그 종이 아브라함에게 물었다. “그 여자가 저를 따라 이 땅으로 오려고 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아드님을 나리께서 떠나오신 그 땅으로 데려가면 어떻습니까주인의 요청이 하도 심각하고 걱정이 태산 같은 터라, 종은 넌지시 주인님 아들 이사악을 동행해 함께 다녀오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저쪽에서 선뜻 나서지 않을 것을 고려하여, 그때는 장본인을 보여 주어서라도 해 꼭 며느리 될 여자를 데려오도록 하자면서 이사악을 데려가는 것도 한 방법이라나.

 

그러자 아브라함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너는 내 아들을 그곳으로 데려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늘의 하느님이신 주님, 곧 나를 아버지의 집과 내 본고장에서 데려오시고, ‘내가 네 후손에게 이 땅을 주겠다.’고 나에게 말씀하시며 맹세하신 그분께서 당신 천사를 네 앞에 보내시어, 네가 그곳에서 내 아들의 아내가 될 여자를 데려올 수 있게 해 주실 것이다. 그 여자가 너를 따라오려고 하지 않으면, 너는 나에게 한 맹세에서 풀리게 된다. 그러니 내 아들만은 그곳으로 데려가서는 안 된다.”

 

이렇게 아브라함은 종에게 어떤 일이 있더라도 아들 이사악을 절대로 그곳에 데려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극구 밝힌다. 그는 하느님께서 자신을 고향을 떠나게 하셨고, 또 자기와 후손에게도 더 많은 후손과 땅을 주겠다고 여러 차례 분명히 약속하셨기에 하느님의 천사가 며느리 될 여자를 데려오게 해 주실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처럼 그는 종에게 토빗기에서처럼 여행을 할 때 흔히 일행과 동행하는 수호천사가 도와주고 있기에 너도 이를 꼭 믿어달라면서 간곡히 부탁했다. 그리고 만약 그 여자가 여기 오질 않겠다면, 그건 네 탓이 아닌 내 탓임을 확인시키면서 안심시키기까지 하였다. 이렇게 아브라함은 하느님을 믿고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고 있었다.

 

그래서 그 종은 자기 주인 아브라함의 샅에 제 손을 넣고, 이 일에 대하여 그에게 맹세하였다. 이런 샅에 손을 넣는 동작은 남자의 생식력을 끌어들임으로써, 맹세를 더욱 엄숙하게 하는 모양새를 갖추는 성격을 띠기도 한다(47,29 참조). 늙은 종은 자신의 손을 주인의 허벅다리에 넣음으로써 아브라함의 생식기를 만지게 되고, 따라서 이는 대단히 중요한 맹세가 되는 것이다. 고대 근동에서는 이렇게 한 손에 어떤 신성한 물건을 쥐고 맹세하였는데, 오늘날 법정에서 증인으로 증거를 입증하기 전에 성경에 손을 올리는 것과도 유사한 것일 수 있다종은 주인인 아브라함에게 받은 사명을 수행하고자 친족이 사는 곳으로 출발한다.[계속]

 

[참조] : 이어서 '34. 이사악과 레베카의 결혼[2]'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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