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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 현대판 코르반으로 체면치레만 하는 우리도 / 연중 제5주간 화요일

127520 박윤식 [big-llight] 2019-02-12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우리도 이제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미 노인네가 된 육칠십 대가 부모님 모시기도 한다. 허나 많은 이가 이런저런 여러 핑계와 구실로 나이 드신 부모님 모시는 걸 피하려한다. 그러면서도 자기 자식에게는 꼼짝 못하고 매여 산다. 몸이 아픈 어느 황혼의 자매님이 늙으신 시어머니를 모시는 게 너무 힘이 든단다. 우리 삶의 한 단면이다. 부모님 공경은 세월이 흘러도 변할 수 없는 자식의 도리일 게다. 황혼의 나이에도 많은 어려움을 이기며 어르신을 공경하는 분들의 모습은, 석양보다도 더 아름답다.

 

그런데 너희는 누가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제가 드릴 공양은 코르반, 곧 하느님께 바치는 예물입니다.’하고 말하면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부모님에게 더 이상의 아무것도 해 드리지 못하게 한다. 너희는 이렇게 너희가 전하는 거짓 전통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폐기하는 거나 다름없다. 너희는 이런 짓들을 너무 많이 한다.”(마르 7,1-13 참조)’

 

십계명의 처음 세 계명은 하느님 사랑이고 나머지 일곱은 사람 사랑의 계명이다. 그렇다면 십계명의 전부는 사랑하라.’라는 것이리라. 이웃 사랑의 첫 계명은 부모 공경일 게다. 부모를 공경하는 게 이웃 사랑의 첫걸음이다. 부모님 공경의 교회 가르침은 자기 아버지나 어머니를 욕하는 자는 사형을 받아야 한다.’라며 정말로 엄격하다.


코르반은 히브리말로 예물이라는 뜻이다. 즉 물건을 두고 말한다면 그것은 일반인은 사용 못하고 반드시 성전에만 바쳐야 한단다. 이 코르반 서약은 부모를 모시지 않으려는 목적도 다분히 있었다나. 그래서 소위 바리사이와 율법 학자들은 이렇게 서약한 물품은 가끔 성전에 바치지 않았단다. 종교를 내세워 인륜을 저버린 짓이다. 예수님은 율법을 구실로 부모공경의 계명을 교묘히 회피하려는 이들을 엄히 지적하셨다.


오늘날도 교회가 화려한 성전을 지어 놓고 주님을 위한 봉헌이라면 실제로는 가난한 이들에게는 위화감만을 주리라. 이렇게 가진 자만의 교회로 만든다면 이를 두고 현대판 코르반이라 할 수도. 우리도 기도할 때 주님, 사랑합니다. 제 것은 다 주님의 것입니다!’라면서 가난한 이에게 인색하면 이 또한 그분에게 가면을 쓰는 격이 될게다.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시나이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시나이까이 기도에서 나약한 인간의 죄 안에 숨겨진 하느님의 위대한 사랑이 느낀다. 교만과 위선에 갇힌 인간으로는 절대 드릴 수 없는 기도이다. 멀리서 찾지 않아도 내 주변에는 겉과 속이 너무 다른 이들을 종종 만난다. 믿었던 이에게 사기당하고 가까운 이의 숨겨진 추악함과 가식을 보면서 우리는 자괴감을 맛본다. 그런데도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용서하시고 한결같은 사랑과 자비를 보여 주시는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가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되어 우리 안에 당신을 닮은 모습을 심어 주셨기에. 그래서 인간이 만들어 낸 모든 전통이 그분 모습을 닮으려 할 때 진정한 가치를 지닐게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율법의 정신이 하느님의 자유와 평화로 향하게 하지 않고 우리의 형식 안에 가두려는 위선적 태도를 엄히 비난하신다.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나를 헛되이 섬긴다.”라며 전통이라는 이름에 갇혀 형식주의나 교회의 사업에만 몰두하는 것을 비판하신다. 이는 오늘 우리에게도 정작 상처받은 이들의 치유에 무관심해진 것이 아닌지를, 깊게 되돌아보게만 한다.


이렇게 예수님은 바리사이와 율법학자의 이 코르반 서약의 악용을 심히 꾸짖었다. 자신의 것을 나누지 않고 오히려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했기에. 곧 코르반 제도를 종교적 가면을 쓰고 정작 자신의 체면만 몽땅 챙기려했기에. 우리도 말로만 거창하게 치장하면서 사랑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바리사이가 코르반을 외치고 있는 것과 하등 다를 바 없다. 오늘을 사는 우리의 신앙생활 태도는 어떠한지 겉치레인 형식만 신앙인이지, 삶의 내용은 속세의 계산에만 얽매인 것은 아닌지 곰곰이 되새겨 봄 직하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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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반,부모 효도,예물 봉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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