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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홍) 2024년 4월 25일 (목)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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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연중 제29주일(전교주일)

133290 조재형 [umbrella] 스크랩 2019-10-19

어릴 때의 기억입니다. 동생과 함께 작은어머니의 집을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작은어머니는 장롱 위에서 사브레 과자를 꺼내서 하나씩 주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니 1975년도에 출시되었다고 합니다. 맛있는 과자는 한꺼번에 먹기보다는 하나씩 맛을 음미하면서 먹을 필요가 있습니다. 가격도 비싸지만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그랬습니다. 어릴 때는 보물도 많았습니다. 깡통에 가득 담긴 구슬, 종이 상자에 담긴 딱지, 정성스레 모았던 우표도 보물이었습니다. 그걸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았고, 그걸 보기만 해도 배가 불렀습니다. 좋은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꺼번에 하룻밤에 다 읽는 것도 좋겠지만, 어떤 글은 다 읽어가는 게 아쉽기도 합니다. 그래서 마음에 담으며 천천히 한 장 한 장 읽어가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며칠 전에 읽은 글입니다. “강을 막고 산을 깎아 돌진하는 것만이 인생은 아니다. 여기저기 묻혀 있는 소중한 것을 정성껏 파내어 쌓는 것 또한 인생이다.”

 

포노 싸피엔스를 읽으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는 생활에 도움을 주는 도구(어플, )들이 많습니다. 새롭게 배우는 것이 귀찮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적응하기가 어려워서 배우지 않았습니다. 도구를 찾아서 스마트 폰에 저장하니 생활이 편해졌습니다. 처음에 저장한 도구는 우버였습니다. 택시를 잡기도 어렵고, 말로 설명하기도 어려운데 우버는 언제, 어디서나 내가 원하면 왔습니다. 신용카드로 결제되기에 말썽의 소지도 없습니다. 몇 번의 손놀림이 가져다준 선물입니다. 다음에 저장한 도구는 ‘MTA(기차 탑승권 구매)'입니다. 한국의 코레일 어플과 비슷하였습니다. 굳이 역으로 가지 않아도 손놀림 몇 번으로 원하는 기차를 예약할 수 있었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오늘은 전교주일입니다. 복음의 기쁨을 이웃에게 전하는 겁니다. 복음의 기쁨은 신문과 방송으로 전할 수 있습니다. 복음의 기쁨은 인터넷 검색으로 전할 수 있습니다. 신문, 방송, 인터넷은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정보를 전하고 있습니다. 지금 저의 글도 인터넷이라는 고속도로에 올라가면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빠른 속도와 많은 정보가 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런 방법을 이용해서 복음을 전하는 건 중요하고 필요합니다. 인터넷 검색으로 복음의 기쁨이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검색으로 정보를 알 수는 있지만, 검색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변화시키기는 건 쉽지 않습니다.

 

복음의 기쁨을 전하는 또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오늘 제1 독서에서 들었던 것처럼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드는 삶입니다.’ 복음의 기쁨을 삶으로 드러내는 겁니다. 이 방법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효과가 금세 드러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예수님께서 사용하신 방법이고, 사도들이 배운 방법이고, 선교사들이 전한 방법입니다. 주어진 십자가를 충실하게 지고 가는 삶입니다. 친구가 오리를 가자고 하면 십리를 가주고, 속옷을 달라면 겉옷까지 주는 삶입니다.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는 삶입니다.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는 삶입니다. 용서받기보다는 용서하는 삶입니다. 화려한 꽃이 되기보다는 어두운 땅속에서 양분을 찾는 뿌리의 삶입니다.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거름을 주지만 열매를 맺는 분은 하느님이라는 믿음을 갖는 삶입니다.

 

진실한 삶으로 복음을 전하였던 자매님 생각이 납니다. 시부모님을 정성껏 모셨습니다. 시부모님도 며느리 자랑을 늘 하였습니다. 아이들을 잘 키웠습니다. 마음도 반듯하고, 생각이 깊고, 공부도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 어느 날입니다. 남편이 결혼기념일에 꼭 갈대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근사한 식당을 예약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간 곳은 성당이었습니다. 남편은 결혼기념일 선물로 예비자 교리 신청서를 아내에게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당신이 시부모님을 정성껏 모셨고, 우리 아이들을 잘 키워주어서 고마웠습니다. 그런 당신이 가장 기뻐할 선물은 내가 당신을 따라 성당에 가는 거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예비자 교리 반에 등록했습니다.” 아내는 남편의 선물이 고마웠고,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남편이 세례를 받기까지 18년이 걸렸습니다. 엄마의 발표를 뒤에서 응원하던 아이들의 모습이 지금도 기억납니다.

 

손녀를 키우면서 복음을 전하던 어르신도 생각납니다. 어르신은 동네에 누가 이사 오면 기쁜 마음으로 찾아가셨습니다. 간단한 선물도 준비하였습니다. 새댁이 이사 왔으면 살림에 관한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그런 어느 날입니다. 물난리가 났고, 어르신은 손녀를 업고 가재도구 청소를 도왔습니다. 우연히 방송국에서 할머니의 모습이 전해졌습니다. 부산에서 살던 며느리가 남편에게 창피하다고 말했습니다. 남편은 어머니에게 전화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머니 봉사하는 건 좋지만 손녀를 업고 하지는 마세요.” 어머니는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런 모습이 싫으면 아이를 데리고 가라. 이 아이가 어려서 남을 돕는 모습을 보고 배운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느냐.” 아들과 며느리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이기적이었던 자신들의 마음을 반성했다고 합니다. 할머니의 등에 업혔던 손녀가 지금은 누군가를 위해서 짐을 들어줄 것 같습니다.

 

우리는 미사 때 이런 말을 많이 듣습니다.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그러면 우리는 이렇게 응답을 합니다.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 주님께서는 어떤 사람들과 함께 계셨는지 생각합니다. ‘가난한 사람, 장애인, 죄인, 이방인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그 사람들은 주님께 대접할 것도 별로 없었습니다. 주님께서는 그 사람들에게 보답을 받으신 것도 없었습니다. 사제들도 바로 주님께서 함께했던 사람들과 함께해야 합니다. 우리 신자들도 바로 주님께서 함께했던 사람들과 살아가야 합니다. 이것이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든 민족의 복음화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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