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GOOD NEWS 게시판

검색
메뉴

검색

검색 닫기

검색

오늘의미사 (백) 2024년 4월 20일 (토)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가톨릭마당

sub_menu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빈첸시오 신부의 여행묵상 12 - 어떤 인연은 가슴으로 기억하고 (인도)

135695 양상윤 [payatas] 스크랩 2020-01-30

 

어떤 인연은 가슴으로 기억하고


 

 

인도 북부 산악 지역에 위치한 마날리 사는 꾸무드 처음 만나건

 

그곳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바라나시 극장에서였다.

 

게스트 하우스의 체크아웃은 열두시 였는데

 

나의 다음 행선지인 아그라로 가는 기차시간은 늦은 저녁이었다.

 

남는 시간에 내가 극장에 간 것은

 

낮에는 너무 더워서 특별히 할 수 있는 일이 없기도 했지만

 

인도 여행 중 한번쯤은 극장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영화를 보는 경험을 해야 한다고 해서

 

언제고 가려고 했는데 마침 딱 좋은 시간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표를 끊으려 하니 입장료가 적혀있지 않다,

 

어쩌면 어딘가에 있었는데 내가 발견하지 못한 건지도 모르겠다.

 

없이 창구에 있는 조그만 구멍에 대고 얼마냐고 물어보니

 

뭐라고 대답은 하는데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다

 

마침 표를 끊으려 하는 현지인이 있길래 물어봤는데 그가 바로 꾸무드였다.

 

그게 인연이 되서

 

영화가 시작되기 전, 중간 휴식시간 (웬만한 인도 영화는 중간에 휴식 시간이 있다)

 

그리고 영화 보는 중간 중간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

 

자기는 인도식 드럼 타블라 연주자이며

 

원래 집은 마날리인데 몇 개 월 이곳에 머무르고 있고 몇 일 안에 돌아갈 예정이란다.

 

얼마 전에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가 외국으로 떠나는 바람에 기약 없는 이별을 했는데

 

언제 다시 만날지는 모르지만 서로가 사랑하고 신뢰하고 있기 때문에

 

다시 만나 결혼식을 올리자고 약속 했고 자기는 약속을 믿는단다,

 

연속극에 나오면 통속적이고 유치할 같은 상황이

 

경험한 사람한테서 직접 들으니 나름 심각하게 들린다.

 

자기는 힌두교인 이지만 불교에도 관심이 많다면서

 

목에 걸고 있는 불상이 새겨진 메달을 보여 줬다.

 

유럽 짚시 음악의 뿌리는 인도이며 라자흐스탄지역을 거쳐 그곳으로 넘어 갔단다

 

그래서 인도 음악, 특히 라자흐트탄 음악과 많이 비슷하지만

 

자기는 짚시 음악이 정열적이어서 좋다고 했다.

 

내가 음악에 대해 아는게 별로 없어서 맞는 얘긴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힌두신자이면서 불상이 새겨진 메달을 목에 걸고 있는 것이나

 

처음 만난 외국인에게

 

자기 나라 것 보다 다른 나라 것이 좋다고 얘기하는 게 열려있는 사람인 것 같았다.

 

영화가 끝나고 헤어지면서 마날리는 아름다운 곳이니 오라며 이메일 주소를 적어줬지만

 

그 당시 나는 마날리에 계획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그의 이메일 주소가 필요 없었다

 

하지만 주는걸 거절하기도 그렇고 해서 순전히 예의상 주소를 받아 


내가 여행하면서 잠자는 시간만 빼고 항상 지니고 다니던 "크로스백" 어딘가에 


그 메모지를 아무 생각 없이 집어 넣었고 그게 전부였다,

 

만약 내가 제쁘르에서 더위를 먹고 밤새 아프지 않았다면 

 

절대 마날리에 가지 않았겠지만 더위에 완전히 두 손을 들고 시원한 곳을 찾다가

 

델리 근처에 있는 피서지 가장 유명하다는 마날리에 갔고

 

내 크로스백에 아직 남아 있던 이메일 주소가 적혀 있는 메모지를 기억해 내 그에게 연락을 했다.

 

 

여행을 하다 보면 만났던 사람을 다른 장소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번 인도 여행에서도 캘커타에서 만났던 일본 사람을 바라나시에서 만났고,

 

바라나시에서 같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냈던 이스라엘 커플을 아그라에서 만났다.

 

델리에서 만난 한국 신혼부부를 마날리에서 만났고,

 

마날리에서 만나 몇 일 함께 지내다가 델리에 와서 헤어진 한국 사람을

 

몇 일 후에 태국의 카오산 PC방에서 만났었다,

 

모두 우연히 만난 것이다.

 

인연이라는게 뭔지

 


 

 

 

  만년설이 보이는 "마날리" 풍경


 

 

 

 인도 전통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꾸무드" 


 

 

인연의 시작은 대부분 우연한 만남이지만 그것이 이어 나가기 위해서는 나름 노력이 필요하다.

 

모두가 좋아하는 어린 왕자 글을 빌자면 서로 길들여야 하는 것이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남녀 관계를 떠나 취향이나 생각하는 바가 비슷하다던지 하는,

 

흔히들 말하는 뭔가 통하는 사람

 

또는 경제적인 여유의 유무를 떠나서 멋있게 혹은 아름답게 사는 사람 만나는 수가 있고

 

이런 사람을 만나게 되면 관계를 이어가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인연을 만들고 싶다는 거다.

 

하지만 경우에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부담스러워진다,

 

지금의 인연을 맺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소홀한 것 같아 미안함을 느끼는데

 

또 다른 인연을 이어나간다는 것이 왠지 죄스럽기도 하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어 가야 하는 인간 관계가 얼마나 많은가

 

정작 소중한 인간 관계보다 때문에 만나는 인간 관계를 우선시 해야 할 때도 많다,

 

그러는 내가 싫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이쯤 되면 가히 인간관계의 공해 속에 산다 해도 과언이 아니고

 

어쩌면 그래서 진실한 인연이 빛나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학교 다닐 같은 반을 했던 친구들만 쳐도 수백 명은 것이다,

 

그뿐이랴 후배, 선생님, 친구의 친구,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

 

그리고 사회생활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까지 합하면 족히 천명은 될거다.

 

하지만 그 중에서 정말로 가슴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생각하면 가슴이 따뜻해 지는 사람,

 

눈가가 촉촉히 젖어오는 그런 사람,

 

언제라도 좋으니 다시 한번 만나고 싶은 사람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떤 인연은 머리로 기억하고 어떤 인연은 가슴으로 기억한다.

 

내가 가슴으로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되는지

 

나를 가슴으로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과연 몇이나 될런지

 

 

- 10, 20, 30일에 업데이트 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0 898 0

추천  0 반대  0 신고  

TAG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로그인후 등록 가능합니다.

0 / 500

이미지첨부 등록

더보기
리스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