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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4년 4월 24일 (수)부활 제4주간 수요일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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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연중 제19주간 금요일

139928 조재형 [umbrella] 스크랩 2020-08-06

후배 신부님의 은경축을 축하하기 위해서 모처럼 교구 사제들이 함께 모였습니다. 9시간 30분을 차로 달려오신 신부님도 있었습니다. 저도 5시간 운전해서 갔습니다. 축하미사를 조촐하게 함께하였고, 신학교 교가를 불렀습니다. 비록 몸은 멀리 타국에 있지만 우리는 같은 못자리(신학교)에서 함께 지냈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거리가 멀다고 가지 않았을 텐데, 여기서는 거리가 멀어도 기꺼이 달려갔습니다. 함께 저녁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니 신학교 기숙사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신학생 때는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저마다 자신만의 사제상을 만들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군에 입대하면 주특기가 주어집니다. 운전, 헌병, 정보, 행정, 의무, 포병, 공병, 보병과 같은 주특기입니다. 같이 입대했지만 저마다의 소질과 부대의 필요에 의해서 주특기가 정해집니다. 신부님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본인의 필요에 의해서 자신만의 주특기를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음악에 관심이 있는 신부님은 음향기기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걷기에 관심이 있는 신부님은 매일 3만보를 걸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서 함께 걷는 친구들과 정보를 교환하고 있었습니다. 레고에 관심이 있는 신부님은 신기한 것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회전목마도, 에펠탑도, 쥐라기 공원도 만들었습니다. 하나하나 레고를 맞추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텐데 그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악기를 다루는 신부님도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신부님도 있습니다. 시간을 내서 학교에 다니는 신부님도 있습니다. 텃밭을 가꾸는 신부님도 있습니다. 저도 하나 있었습니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는 겁니다. 95년부터니까 어느덧 25년이 지났습니다. 이번 모임에도 새벽에 일어났고, 같이 일어난 신부님과 함께 산책을 했습니다.

 

문득 생각했습니다. 사제들에게 가장 적합한 주특기는 무엇일까 첫째는 잘 들어주는 것이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고 전하는 것이 사제의 본문이기 때문입니다. 교우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기쁨은 함께 기뻐하고, 슬픔은 함께 슬퍼하고, 아픔은 함께 아파하는 것이 사제의 본분이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겸손이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이 사람이 되신 것이 겸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겸손을 말씀하셨습니다. 섬김을 받으실 자격이 있으시지만 섬기러 왔다고 하셨습니다. 잘 듣고, 겸손한 사제는 화려하지 않아도, 특별하지 않아도 예수님의 사랑받는 제자가 될 것입니다. 잘 듣고, 겸손한 신자 역시 예수님의 사랑받는 제자가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을 하십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원하는 일만 할 수 없습니다. 때로 원하지 않았던 일을 하기도 하고, 자신의 십자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십자가를 져야 할 때도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십자가를 충실하게 지고 갈 때, 우리는 주님께서 약속하신 축복을 받을 수 있고, 그것이 우리를 영원한 생명에로 이끌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 주님께서 이렇게 이야기 하십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얻어도 목숨을 잃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십자가는 우리 구원의 열쇠입니다. 주님께서 걸어가신 십자가의 길을 우리도 충실하게 지고 가야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새로운 주특기를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십자가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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