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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 자선을 베풀면서 당당히 살아가야 / 연중 제28주간 화요일

133194 박윤식 [big-llight] 2019-10-15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모든 이치 다 마찬가지지만, 벼는 익을수록 유독 고개를 푹 숙인단다. 익지 않은 건 숙이고 싶어도 차지 않았기에 숙일 수 없다. 꽉 찬다면 낟알은 자동 숙여질 게다. 알맹이 없는 거라 내적으로는 마냥 허전하기만 해, 아무것에도 걸릴 적 없는 거추장스런 법 따위랑 제쳐두고 이리저리 뒤적인다. 누구로부터 받은 자선에 감사하는 마음이라면 늘 너그러울 수밖에 없으련만.


어떤 바리사이가 자기 집에서 식사하자고 예수님을 초대하였다. 그분께서 자리에 앉으셨다. 그런데 그는 예수님께서 식사 전에 손을 씻지 않으시는 것에 놀랐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정녕 너희 바리사이들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너희의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 이 어리석은 자들아, 겉을 만드신 분께서 속도 만들지 않으셨느냐 속에 담겨진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리하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루카 11,37-41 참조)’

 

그날의 식사는 어찌 되었을까 시쳇말로 예수님께서 초를 쳐도 단단히 치셨다. 밥 먹을 때, ‘손 씻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더 고쳐 잡아야 할 건 각자의 속에 담긴 마음 씀씀이 일게다. 사실 바리사이들은 겉으로 드러날 율법은 누가 뭐래도 엄격하였지만, 그 목적은 소홀히 하였다. 예수님은 그 점을 늘 안타까워하셨다. 목적이 비뚤어졌기에 그 과정들이 흠투성이다. 이러니 곳곳에서 경색된 게 드러나 예수님으로부터 부터 혼쭐을 당할 수밖에. 그래서 손뿐 아니라 잔과 접시를 아무리 닦아도, 마음이 깨끗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셨다.

 

법 본질에 하느님과 인간이 쑥 빠지고 법 자체만을 위한 거라면, 그 법은 오히려 불의가 되고 폭력이 될 가능성이 쾌나 높다.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자신의 온 마음을 담아 사랑을 실천하라는 예수님의 이 말씀이 모든 율법을 넘어서는 그리스도인의 최소한의 지침이다. 법률은 인간의 외면적인 것들을 정하겠지만, 그 본질은 우리 마음 안에 늘 담겨져 있기에.

 

이렇게 예수님을 식사에 초대해 놓고, 그분이 유다인의 관습대로 식사 전에 손을 씻지 않는 모습을 불편하게 쳐다본 바리사이를 향해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너희의 그 못된 속은 온갖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라고 엄히 질책하신다. 예수님의 이 말씀이 마치 주일에 미사 참례로 신자의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거나, 교회에서는 헌신적이지만 가정과 직장에서 비열하기 짝이 없는 표리부동한 삶을 사는, 우리 자신들에게 향하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은가

 

평생을 성당에 다녔어도 주일 미사 참례나 판공성사의 의무를 채우는 정도로 신앙생활을 해 온 이에게는 그야말로 섬뜩한 말이 아닐 수 없을게다. 이렇게 신앙은 고백하는 것보다 실천으로 자신을 보여 주는 것이리라. 바리사이들은 겉과 속이 다른 이중 삶에 늘 자유롭지 못했다. 깨끗한 겉과는 달리 속은 온통 탐욕이었기에 자비 따위는 아랑곳없이 늘 속은 좀비와 같았다.

 

사실 규정을 만들어 지키는 것보다 하느님과의 인격적이고 친밀한 관계 그리고 이웃에 대한 애정과 배려가 하느님 보시기에 더 중요하며, 또 그러한 노력이 하느님 보시기에 정결한 인간, 의로운 인간이 된다. 하느님 사랑은 이웃 사랑으로 드러나고 실천되어야 한다. 우리 역시 이렇게 자유롭지 못한 삶이라면, 이 또한 이중적 삶을 사는 바리사이인지 모르겠다. 비록 가진 것이 없더라도 그분께 속한 우리는, 때로는 자선을 베풀며 신앙인답게 당당히 살아가야 하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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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사이,자선,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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