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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이야기
삶과 죽음 경계에서 천사를 만나다

97967 김현 [kimhh1478] 2020-09-22

 

움직이는 아이콘 예쁜라인 gif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삶과 죽음 경계에서 천사를 만나다

 

저는 대학에서 정년 퇴임 이후 저수지가 있는

산골에다 한옥을 짓고 노년의 삶을 계획하다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가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무려 20일을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체험하게 됩니다.

 

저 아득히 춥고 어두운 죽음의 세계에서

천사들의 손에 이끌려 환한 생명의 세계로 나오던

경험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를 죽음에서 깨워 일으킨 건

아내의 묵주기도였습니다. 아내는 죽음처럼 누워 있는

제 손에 묵주를 쥐여줍니다.

 

그때부터 저는 천사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고 그들의 이끌림을 받고 조심스럽게

빛의 세계로 나오기 시작합니다. 하얀 천사, 푸른 천사, 노란 천사,

보라 천사들이 번갈아 저를 돌보아 줍니다.

천사 중 가장 높은 천사가 저를 지켜줍니다.

그 천사는 프랑스에 수녀로 있는 제 딸이었습니다.

그녀는 천사들을 지휘하며 여린 내 영혼을 보호하고 있었습니다.

 

뿌연 새벽 창 너머로 음악처럼 들려오던 딸과 아들의 목소리,

그리고 손자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로 저는 깨어나기 시작합니다.

아내는 물론 수녀 딸과 큰딸, 아들이 번갈아 건네주는

묵주를 들고 저는 깨어났던 겁니다.

물론 저를 살린 건 훌륭한 의료진이지만,

제 영혼은 가족의 기도와 병실을 찾아준

지인들의 기도 덕으로 살아났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몸 건강이 갑자기 무너진 것은

하느님이 보내주신 신호를 알아채지 못하고 나쁜 습관들에 빠져

관리를 잘 못하고 살아온 탓입니다. 절실히 후회되는 일입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 합리화의 껍질을 점점 더 두껍게 뒤집어쓰고

하늘이 보내시는 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거나 무시하고 살았던 겁니다.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소리를 듣는 게 신앙의 기초이며

그것이 우리의 생명, 기쁨, 희망이란 사실을 아는 일입니다.

 

그리고 묵주를 손에 들고 하루를 시작하는 일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루를 ‘믿습니다’를 세 번 반복하는 사도신경에서

아버지를 부르는 주님의 기도, 어머니를 세 번 부르는

성모송으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제가 지금 살고 있는 동네는 1990년대에 개발된

관악산 자락의 산동네입니다.

그렇지만 유달리 나무가 많고 조경이 잘된 아파트 동네입니다.

우연이겠지만 저는 어쩌면 영혼이 제 발길을 이 동네로

이끌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저는 묵주를 들고 아파트 숲길을 걷습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 동 문을 나와서 나무들이 울울이 서 있는 산책길을 걸어갑니다.

 

그 길은 아파트 시작이며 끝인 산으로 이어집니다.

마을과 산의 경계에 이르면 산수유 향내가 알싸하고

마가목 열매가 익어가는 회양목 탱자 울타리를 지나

하나둘 돌계단이 나타나고 소나무들이 묵상을 하는 산으로 이어집니다.

 

 저는 이 경계에서 되돌아서 집으로 돌아옵니다.

이 경계가 산과 마을의 경계이며

이승과 저승의 경계인지도 모릅니다. 아멘.

  한광구 요셉(서울대교구 시흥5동본당, 시인)  

  성가 / 주하느님 크시도다 주하느님 지으신 모든세계 내마음속에 그리어 볼때 하늘의 별 울려퍼지는 뇌성 주님의 권능우주에 찼네 저수풀속 산길을 홀로가며 아름다운 새소리 들을때 산위에서 웅장한 경치볼때 냇가에서 미풍 에접할때 내영혼주를찬양하리니 주하느님크시도다. 내영혼주를찬양하리니 크시도다주하느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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